영화 <스타 트렉>의 포스터

영화 <스타 트렉>의 포스터 ⓒ Paramount Pictures

과학의 힘으로 완전하게 풀 수 없는 거대한 미지의 세계, 우주. 그 곳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드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작은 별에 사는 우리는 수많은 것을 꿈꾸고 상상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시작된 상상 속 SF 영화들은 매력적인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때로는 친근하게 느껴지는 다정다감한 외계인(E.T)도 있으며 살인을 서슴지 않는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외계인(에일리언)도 있다. 먼 미래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미지의 세계에서 선과 악의 전쟁(스타워즈)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긴 시리즈를 통해 사랑받았던 우주 전쟁, 우주 탐험. 그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시리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타워즈> 시리즈보다 더 현실적이면서도 그 만큼 상상력 또한 돋보이는 작품, J.J 에이브람스의 신작인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이다.

 

새롭게 시작되는 거대한 우주 전쟁

 

어느 미래, 우주를 항해하던 '엔터프라이즈 호'는 기괴한 함선을 만나게 되고 공격을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함장은 사망하고 그를 대신하여 '커크'가 임시 함장을 맡아 '엔터프라이즈 호'를 이끌게 된다. 그러나 처절한 공격 앞에 '커크'는 자신의 아내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고 죽게 된다.

 

'커크'의 죽음과 동시에 그의 아들인 '제임스 커크(크리스 파인)'가 태어난다. 아버지를 잃은 그는 어린 시절부터 방황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아버지가 탑승했던 '엔터프라이즈 호'에 몸을 싣게 된다.

 

그 곳에서 '제임스 커크'는 다양한 대원들을 만나게 되고 그 중에서도 부함장인 '스팍'과 갈등에 놓이게 된다. 냉철한 '스팍'과의 갈등도 잠시, 아버지의 목숨을 잃게 만들었던 기괴한 함선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거대한 우주 전쟁이 시작된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우주 전쟁의 시작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주요 줄거리는 선과 악의 대결이지만 이 속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드는 꽤나 복잡한 시간적 공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영화는 무서우면서도 가벼운 느낌을 동시에 선사한다. 반항아 기질이 다분한 '제임스 커크'가 지구의 영웅이 되는 과정은 결말이 예측 가능할 정도로 지극히 평범하다. 또한 영화 곳곳에는 다양한 크고 작은 유머들이 녹아있다. 자칫 매우 심각하게 느껴질 수 있는 SF에서 이런 부분들은 관람을 하는데 있어서 심적 부담을 덜어준다. 그래서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은 가볍고 산뜻한 SF다.

 

 영화 <스타 트렉>의 한 장면

영화 <스타 트렉>의 한 장면 ⓒ Paramount Pictures

 

그런데 영화는 줄거리가 전개될수록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드는 다소 복잡한 시간 구성을 이끌어낸다. 우주이기 때문에 가능한 '워프'와 '스페이스 점프' 등의 기술은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순간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시간적 장치를 풀어놓는다.

 

문제는 영화가 이 부분에 대한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어중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산뜻하게 시작한 것은 좋았고 무거운 동기를 부여한 줄거리상 절정 부분도 좋았다. 그런데 다시 결말로 치닫으면서 이 무게 중심이 어중간하게 놓인 듯한 느낌이다.

 

영화가 부여한 거대한 우주 전쟁의 무거운 동기는 겉으로는 매우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서 영화가 다소 가볍게 느껴졌던 초반과는 달리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무게감을 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 동기 부분을 대충 훑어주고 가는 듯한 느낌이 들고 꽤나 스피디하게 결말을 맺으려고 하는 흔적이 보임에 따라 어중간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어중간한 무게 중심, 그러나 산뜻한 SF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은 화려한 볼거리와 유머를 곁들여 볼만한 SF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너무 빈약하지도 않은 시각 효과는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영화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떠나 유머가 주는 효과 또한 영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만족스럽다.

 

<스타 트렉>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거대한 우주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시리즈는 충분히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스타 트렉> 시리즈가 시작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리즈를 몰라도 1회성으로 보기에 적당한 줄거리와 볼거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행운을 돌려줘>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제임스 커크' 역의 '크리스 파인'의 역할도 인상적이다. 반항아 기질이 다분하면서도 리더로써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스타 트렉> 시리즈의 주인공으로는 합격점이다.

 

게다가 <트로이>에서 '헥터'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에릭 바나'가 악역으로 나오는 것 또한 놀라운 발견이다. 그 동안에 볼 수 없었던 또다른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인 '존 조'를 만나는 것도 즐거운 발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은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산뜻한 SF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의 어중간한 무게 중심을 제외한다면 영화를 보고 얼마든지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극장 문을 나설 수 있을 것이다.

2009.05.08 19:07 ⓒ 2009 OhmyNews
스타 트렉 더 비기닝 에이브람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