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영국 BBC 공식 홈페이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영국 BBC 공식 홈페이지 ⓒ BBC

 

잉글랜드 첼시를 이끌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패배를 인정했다.

 

첼시는 한국시간으로 23일 열린 2008~2009 프리미어리그 에버턴과의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사실상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은 "반드시 승리를 했어야 하는 경기였다"며 "산술적으로는(mathematically) 아직 우승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솔직해져야 한다"면서 우승이 멀어졌음을 인정했다.

 

히딩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에버턴이 많은 숫자의 수비수들을 배치했고 그것이 우리를 힘들게 만들었다"며 무승부의 원인을 분석했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웨인 루니와 마이클 캐릭의 골에 힘입어 포츠머스를 2-0으로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맨유는 첼시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승점 74점을 기록하며 승점 68점을 기록 중인 첼시에 6잠차로 앞서있다. 맨유가 아직 덜 치른 한 경기에서 이긴다고 가정할 경우 첼시와의 승점은 9점차까지 벌어지게 된다.

 

첼시가 앞으로 남은 5경기를 모두 승리하더라도 역전 우승을 하려면 맨유가 남은 6경기 중 최소한 3패를 당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다.

 

첼시는 지난 2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해임하고 히딩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첼시는 우승은커녕 상위 4개 팀에게 주어지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마저도 불투명할 정도로 큰 위기였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 후 프리미어리그에서 6승 1무 1패를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이미 멀찌감치 달아나있던 맨유와의 격차를 줄이기에는 히딩크 감독의 '마법'도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첼시는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주말 FA컵 4강전에서 아스날을 누르고 결승전에 올랐고, 다음 주에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앞두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포기하고) 현실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이제는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이라는 두 개의 대회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첼시가 아직까지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히딩크 감독이 과연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9.04.23 14:09 ⓒ 2009 OhmyNews
거스 히딩크 첼시 프리미어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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