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1~4위를 차지한 'F4' 네 팀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 7일부터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이번 대결은 울산 모비스와 서울 삼성, 원주 동부와 전주 KCC가 맞붙는다. 모두들 4강 진출 팀다운 실력을 갖추고 있어 두 대결 모두 한쪽이 3연승을 거두고 싱겁게 끝날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 1차전을 잡고 '기 싸움'에서 이긴 쪽이 결국 최종 승자가 될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첫 대결부터 불꽃 튀는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모비스와 삼성은 이미 3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적이 있고, KCC의 허재 감독은 선수시절 동부에서 뛴 적이 있는 등 남다른 인연도 있어 더욱 흥미로운 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비스-삼성, 패기와 노련미의 대결

 

 서울 삼성의 공격을 이끄는 이상민

서울 삼성의 공격을 이끄는 이상민 ⓒ 윤현

모비스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3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에게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4연패로 우승 트로피를 내준 '굴욕'을 당한 적이 있어 오히려 도전자의 입장에 가깝다.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도 6차례 맞붙어 서로 3승 3패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승패를 가늠하기가 힘들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우승팀답게 조직력이 탄탄하고 기복이 심하지 않다. 또한 함지훈, 김효범, 박구영 등 젊은 선수들로 이루어져있어 체력도 자신 있다. 그러나 그만큼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가 많지 않은 것이 약점이다.

 

삼성은 강혁, 이상민, 이정석으로 이어지는 '명품 가드진'이 있고 이들은 큰 경기 경험도 많다. 또한 테렌스 레더라는 확실한 공격 무기를 갖고 있다.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레더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당 평균 29.5득점을 올리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미 6강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삼성은 상대적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어 만약 장기전으로 갈 경우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1차전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득점 분포를 다양화해 레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고 모비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빠른 속공을 막아낼 대비책도 필요하다.

 

원주 동부와 전주 KCC의 특별한 인연

 

 전주 KCC의 허재 감독은 선수 시절 몸담았던 원주 동부와 맞붙는다

전주 KCC의 허재 감독은 선수 시절 몸담았던 원주 동부와 맞붙는다 ⓒ 전주 KCC

 

원주 동부의 전신인 원주 TG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허재와 김주성이 이번엔 서로 적이 되어 만났다. 다만 허재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 되어 돌아왔다.

 

이처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두 팀은 2004~2005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지만 이미 4년이나 지난 일이다. 당시 동부는 205cm의 김주성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금의 KCC에는 무려 221cm의 하승진이 버티고 있다.

 

당시 김주성과 함께 동부를 이끌었던 양경민과 신기성은 은퇴하거나 다른 팀으로 떠났고 KCC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이상민 역시 지금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한다.

 

동부는 지난해 우승을 일궈냈던 김주성과 크리스 다니엘스가 여전히 든든하게 버티고 있으며 이광재와 표명일이 있는 가드진도 안정적이다.

 

반면에 KCC는 하승진을 비롯해 두 외국인 선수 마이카 브랜드와 칼 미첼을 앞세워 높이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강병현이 정규리그 막판에 허벅지를 다쳤고 신명호 역시 6강 플레이오프 도중 코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강병현과 신명호 둘 다 아직 복귀 시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홀로 외롭게 가드를 맡고 있는 임재현이 과연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주느냐가 이번 대결의 관심사다. 두 팀의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동부가 4승 2패로 한 발 앞서있다. 

2009.04.07 09:57 ⓒ 2009 OhmyNews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원주 동부 서울 삼성 울산 모비스 전주 KCC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