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우승 공식 현수막

모비스 우승 공식 현수막 ⓒ 서민석

3월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부산 KTF의 맞대결은 1위와 10위의 싸움이라 얼핏 보면 싱거운 경기로 여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만약 이날 모비스가 KTF에게 이기고 LG가 동부를 잡을 경우 이날 우승팀이 정해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전육 KBL 총재가 울산 동천체육관을 찾는 등 이날 경기는 올 시즌 막판 최대 빅 매치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경기였다.

 

모비스 입장에선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LG가 동부에게 70-58로 승리했고, 모비스 역시 KTF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93-89로 어렵게 승리했다, 2006~2007 시즌 이후 두 번 째로 정규리그 우승(전신인 기아 시절은 제외)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통합 우승에서 9위로 추락. 그리고 다시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롤러코스터를 탄 모비스는 과연 챔피언 결정전(이하 챔프전) 타이틀까지 따내 통합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 서민석

삼성과 오리온스를 모두 겪은 모비스?

 

2006~2007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오를 때만 해도 모비스는 그야말로 탄탄한 짜임새를 갖춘 팀이었다. 비록 확실한 외국인 센터가 없다는 약점은 있었지만, 국내-외국인 선수의 조직력은 단연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우승의 주축이었던 양동근-김동우의 군 입대와 크리스 윌리엄스가 외국인 선수 제도 선발의 변경으로 팀을 떠나면서 졸지에 모비스는 주축 선수 셋 없이 2007~2008 시즌을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수 선발에서도 실패한 모비스의 2007~2008 시즌  성적표는 15승39패로 9위.

 

전년도 우승팀이 다음 시즌 6강 PO에도 못 올라간 경우는 2000~2001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오른 다음 시즌인 2001~2002시즌에서 8위(24승30패)로 추락한 서울 삼성 이후 두 번째 사례였다. 악몽같은 사례를 모비스가 삼성에 이어 당한 셈이다.

 

그러나 2007~2008 시즌의 아픔을 딛고, 보란 듯이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의 모비스가 바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의 마무리는 아마 2001~200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대구 오리온스가 될 것이다.

 

2000~2001시즌 도중 최명룡 감독을 경질하는 등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서 최하위로 곤두박질 쳤던 오리온스는 2001~2002시즌을 앞두고 특급 포인트가드인 김승현과 최고의 테크네이션으로 불리는 마르커스 힉스. 궂은 일을 잘한 골밑 플레이어 라이언 페리맨 등 주전 세 선수를 새롭게 수혈하면서 통합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모비스의 경우는 오리온스의 통합 우승과는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물론, 던스톤과 블랭슨이라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이 올 시즌 호 성적의 밑거름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더 큰 요인은 '특정 선수'의 팀이 아닌 '우리 모두의 팀'으로 불릴 만큼 조직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프로 2년차인 가드 박구영과 센터 함지훈의 기대 이상의 활약. 여기에 올 시즌 들어 모처럼 잠재력을 폭발시킨 김효범의 활약이 어우러지면서 이루어 진 것이기 때문에 우승의 가치는 더욱 돋보인다.

 

물론, 속 사정이야 어떻든 모비스 입장에서는 오리온스가 이루었던 것 처럼 올 시즌 다시 한 번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모두 움켜쥐는 '통합 챔피언'을 머릿 속에 그려볼 때가 된 것이다.

 

 모비스의 우승에 열광하는 팬들

모비스의 우승에 열광하는 팬들 ⓒ 서민석

 

 

정규리그 우승을 넘어서 통합 챔피언 까지?

 

모비스 입장에서는 이미 '추락'하는 삼성의 경우도 맛봤고, '도약'하는 오리온스의 사례도 맛봤다. 이제는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는 것이 모비스에게 남은 과제인 셈이다.

 

챔프전으로 가는 대진운 역시 일단은 운이 따르는 상황이다.

 

올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1위 다툼을 펼친 원주 동부는 이날 경기로 2위가 확정. 챔프전까지는 만날 일이 없다. 또한 모비스 입장에서는 오히려 동부보다 부담스러운 존재인 전주 KCC도 3위를 기록했기 때문에 챔프전까지는 KCC를 만날 일이 없다.

 

3-6위 간의 승자가 2위팀과, 4-5위간의 승자가 1위와 붙는 PO 제도 때문이다. 따라서 모비스는 4위가 확정된 삼성과 정규리그 마지막날 정해질 5위간의 6강전(5전 3선승제)의 승자를 맞대결하게 된다.

 

일단 시즌 막판의 분위기나 전력을 놓고보면, 분명 모비스 입장에서는 2001~2002시즌 기적을 일군 오리온스처럼 완벽한 '반전 드라마'를 만들 바탕은 만든 상태다. 든든한 수비형 센터인 브라이언 던스톤을 중심으로 2-3쿼터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토종 빅맨 함지훈. 여기에 박구영-김효범-우승연-천대현-우지원 등 주전 대부분의 선수가 3점슛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특히 모비스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공격력과 높이' 보강을 위해 시즌 막판 영입된 빅터 토마스가 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2경기에서 평균 18.5점 9.5리바운드의 기록으로 합격점을 받으면서 이제 확실한 '외인 해결사'까지 영입해 우승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끝냈다.

 

시즌 전 KTF-오리온스등과 함께 '3약'으로 분류됐지만, 일약 정규리그 왕좌에 오른 모비스. 과연 그들이 챔프전 우승으로 '통합 우승'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모비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모비스 ⓒ 서민석

 

 선수단의 샴페인 세레머니

선수단의 샴페인 세레머니 ⓒ 서민석

2009.03.22 13:00 ⓒ 2009 OhmyNews
울산 모비스 정규리그 우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