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잠실구장의 외야 담장을 앞당겼을 때의 담장 위치(파란색 선)

LG 트윈스가 잠실구장의 외야 담장을 앞당겼을 때의 담장 위치(파란색 선) ⓒ LG 트윈스

LG 트윈스가 잠실야구장의 담장을 앞당긴다. LG는 11일 '2009 시즌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홈경기에서 외야 담장을 4m씩 앞으로 당긴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홈베이스에서 외야 담장까지의 거리는 기존의 좌/우 중간 120m, 중앙 125m에서 좌/우 중간 116m, 중앙 121m로 줄어들게 된다. 담장의 높이 역시 2.7m에서 2m로 대폭 낮췄다.

 

LG의 홈경기가 열릴 때에만 이동식 담장을 설치함으로써 잠실구장의 또 하나의 주인 두산 베어스의 홈경기에서는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게 된다.

 

LG는 이미 2007년부터 잠실구장의 담장 줄이기를 시도해왔다. 국내에서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에서는 홈런이 잘 나오지 않아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공격 야구를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산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결국 이동식 담장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에 이르렀다.

 

 LG 트윈스가 잠실구장 홈경기에서 사용할 이동식 담장의 구조

LG 트윈스가 잠실구장 홈경기에서 사용할 이동식 담장의 구조 ⓒ LG 트윈스

 

이처럼 LG가 담장 앞당기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또 있다. 부족한 공격력을 홈런으로 만회해 보려는 의도다. LG는 지난해 6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부문에서 8개 구단 중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LG로서는 잠실구장에서의 홈런포를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담장 앞당겼다고 해서 LG에게 보탬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가 짧아진 외야 거리의 혜택을 누리려면 장타력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투수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산 역시 담장 앞당기기를 반대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에만 18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을 정도로 홈런보다는 주자들의 빠른 발을 앞세운 야구를 펼치는 두산으로서는 담장을 앞당긴다고 해서 큰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구팬들을 벌써부터 잠실구장 담장 앞당기기의 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한 LG의 '흥미로운 실험'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9.02.11 14:22 ⓒ 2009 OhmyNews
LG 트윈스 잠실야구장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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