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가 잠실구장의 외야 담장을 앞당겼을 때의 담장 위치(파란색 선) ⓒ LG 트윈스
LG 트윈스가 잠실야구장의 담장을 앞당긴다. LG는 11일 '2009 시즌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홈경기에서 외야 담장을 4m씩 앞으로 당긴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홈베이스에서 외야 담장까지의 거리는 기존의 좌/우 중간 120m, 중앙 125m에서 좌/우 중간 116m, 중앙 121m로 줄어들게 된다. 담장의 높이 역시 2.7m에서 2m로 대폭 낮췄다.
LG의 홈경기가 열릴 때에만 이동식 담장을 설치함으로써 잠실구장의 또 하나의 주인 두산 베어스의 홈경기에서는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게 된다.
LG는 이미 2007년부터 잠실구장의 담장 줄이기를 시도해왔다. 국내에서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에서는 홈런이 잘 나오지 않아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공격 야구를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산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결국 이동식 담장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에 이르렀다.
▲ LG 트윈스가 잠실구장 홈경기에서 사용할 이동식 담장의 구조 ⓒ LG 트윈스
이처럼 LG가 담장 앞당기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또 있다. 부족한 공격력을 홈런으로 만회해 보려는 의도다. LG는 지난해 6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부문에서 8개 구단 중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LG로서는 잠실구장에서의 홈런포를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담장 앞당겼다고 해서 LG에게 보탬이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가 짧아진 외야 거리의 혜택을 누리려면 장타력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투수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산 역시 담장 앞당기기를 반대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에만 18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을 정도로 홈런보다는 주자들의 빠른 발을 앞세운 야구를 펼치는 두산으로서는 담장을 앞당긴다고 해서 큰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구팬들을 벌써부터 잠실구장 담장 앞당기기의 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한 LG의 '흥미로운 실험'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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