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는 장신군단인 KCC를 상대로 '움직이는 농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단신팀'의 약점을 극복했다

모비스는 장신군단인 KCC를 상대로 '움직이는 농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단신팀'의 약점을 극복했다 ⓒ KBL

 

신장의 차이를 극복한 조직농구의 힘

 

울산 모비스 피버스의 상승세가 놀랍다. 모비스는 1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있었던 2008-09 프로농구 전주 KCC 이지스와의 홈경기에서 브라이언 던스톤, 오다티 블랭슨의 '용병콤비'를 앞세워 90-84로 승리했다. 더불어 시즌 전적 5승 3패로 이날 패한 KCC와 함께 나란히 공동 2위에 랭크되는 소득까지 얻었다.

 

이날 모비스는 자신들의 장기(3점슛)를 한껏 살리는 한편 상대방의 강점(제공권)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비록 평균 신장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지만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발이 느린 KCC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잘 공략했다는 평가다.

 

모비스는 스피드를 내세우기는 하되 지난 KT&G처럼 극단적인 '속공'으로 KCC를 상대하지는 않았다. 속공과 지공을 잘 섞어가며 상대의 밸런스를 깨트리고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는데 특히 서장훈-하승진 등 KCC 장신자들을 향한 순간적인 더블팀이 인상적이었다.

 

단신 팀을 상대로 최장신자의 위력을 톡톡히 뽐낼 것으로 예상됐던 하승진(6득점, 4리바운드)은 갑작스럽게 애워싸는 모비스의 벌떼수비에 연거푸 실책을 범하며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허리 아래로 오는 공은 여지없이 가로채기 당했고 고공패스를 넘겨받자니 이중-삼중으로 밀고 들어오는 모비스의 수비가 악착같았다. 서장훈(13득점, 4리바운드)역시 모비스의 협력수비에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모비스는 올 시즌 최고 용병팀 중 하나답게 브라이언 던스톤(19득점, 3점슛1개, 9리바운드)과 오다티 블랭슨(28득점, 3점슛 5개, 5리바운드)의 외국인선수 콤비의 활약이 빛났다. 이들은 빠른 발을 이용해 내외곽을 넘나들며 서장훈-하승진을 괴롭혔는데 붙으면 파고들고, 떨어지면 적중률 높은 외곽슛을 펑펑 터트리며 KCC의 디펜스를 효과적으로 깼다. 더불어 올 시즌 기량이 만개한 김효범(20득점, 3점슛 2개)도 종횡무진 코트를 활보하며 확실한 지원사격을 해줬다.

 

KCC 입장에서는 모비스의 협력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외곽의 지원이 절실했다. 장신팀의 특성상 스피드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겠으나 골 밑의 위력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라도 외곽에서 흔들어줘야 서장훈-하승진 등 장신자들이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KCC는 모비스가 20개중 9개의 3점슛을 터트리는(성공률 45%) 동안 13개중 2개(15%)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며 포스트 활용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받았다. 이런 극심한 외곽 난조는 리바운드에도 영향을 줘 공격리바운드(8개-6개)와 수비리바운드(18-17)에서 모두 밀려버리는 치명적인 상황까지 초래했다. 장신팀이 단신팀에게 리바운드에서 열세를 보인다면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KCC에는 전문슈터가 거의 없다. 식스맨 이동준 정도가 그나마 3점슛에 특화된 선수이기는 하지만 그는 올 시즌 들어 최악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으며 신명호는 수비력은 좋은데 가드치고는 최악의 슈팅력을 가지고 있어 외곽포를 기대하기 어렵다. 임재현(4득점, 3어시스트)은 게임리딩에 신경 쓰느라 슛감을 잡기가 힘든 상황이다.

 

서장훈-마이카 브랜드(21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브라이언 하퍼(10득점, 3리바운드) 등 빅맨들이 종종 외곽포를 쏘아대고 있지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이들은 모두 성공률이 그다지 좋지 않다. 현재의 KCC로서는 최근 슛감이 좋아 보이는 추승균(27득점, 3점슛 2개)과 부상에서 복귀한 이중원에게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한편 프로농구 사상 첫 1만 득점 달성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서장훈은 이날 경기 포함 총 9998점을 기록해 대기록에 단 2점만을 남겨두었다.

2008.11.17 08:30 ⓒ 2008 OhmyNews
움직이는 농구 전주 KCC 울산 모비스 프로농구 1만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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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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