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포털사이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누리꾼들이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종목은 바로 남자 수영이라고 한다. 그만큼 '마린보이' 박태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박태환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수영 종목의 인기가 무척 높아졌다. 그렇다면 현재 세계 최고의 '수영 지존'은 과연 누구일까. 바로 미국의 '마린보이' 마이클 펠프스가 그 주인공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펠프스는 목표부터 차원이 다르다. 금메달은 물론이고 수영 종목에서, 더 나아가 올림픽 역사상 최다관왕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사진의 가운데 인물이 올림픽 최다관왕에 도전하는 마이클 펠프스. 오른쪽에 있는 선수가 2006년 은퇴한 호주의 수영스타 이언 소프다.

사진의 가운데 인물이 올림픽 최다관왕에 도전하는 마이클 펠프스. 오른쪽에 있는 선수가 2006년 은퇴한 호주의 수영스타 이언 소프다. ⓒ FINA


수영에 모든 것을 바친, 노력하는 천재

펠프스는 1985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박태환이 15살 때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던 것처럼 펠프스 역시 15살의 나이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첫 출전하며 올림픽 무대를 경험했다.

아쉽게도 시드니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던 펠프스는 이듬해 세계대회에서 접영 200m 부문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당시 펠프스의 나이 15세 9개월로 최연소 세계신기록이었다.

각종 세계대회에 출전하여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승승장구한 펠프스는 아테네올림픽에서 거대한 목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로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미국의 마크 스피츠가 달성한 수영 7관왕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물의 신'은 펠프스에게 대기록을 허락하지 않았다. 펠프스는 배영 100m와 200m, 개인혼영 200m와 400m, 단체전인 4x200m 계영과 4x100m 혼계영 등 무려 여섯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6관왕에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지만 안타깝게도 스피츠의 기록을 깨는 데는 실패했다.

비록 스피츠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펠프스는 아테네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수영 황제'로 떠올랐다. 단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호주의 이안 소프가 2년 전 은퇴를 선언하면서 그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졌다.

많은 수영전문가들에 따르면 펠프스는 큰 발과 곧게 뻗은 다리 선 등 수영에 무척 유리한 신체조건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성공은 타고난 능력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펠프스 스스로가 말했던 것처럼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에도 불구하고 생일날 아침에도, 크리스마스 저녁에도 어김없이 수영장에서 묵묵히 물살을 갈랐던 끈질긴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수영 역사 새로 쓰려는 스물 셋 청년

 경기를 앞두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습관은 펠프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경기를 앞두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습관은 펠프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 마이클 펠프스 홈페이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수영은 물론 올림픽의 역사를 새로 쓰려는 펠프스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까.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수영 종목의 특성상 여러 부문에 출전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강력한 상대도 더 많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력 종목인 접영과 혼영과 달리 자유형 200m에서는 한국이 내세우는 '다크호스' 박태환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단체전에서는 또 하나의 수영 강국 호주의 전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개인전이야 오로지 스스로의 능력에 달렸지만 단체전은 동료 선수들의 도움은 물론이고 승부의 운도 필요하다.

펠프스는 이번에 개인전에서는 혼영 200m와 400m, 접영 100m와 200m, 자유형 200m에 출전하고 단체전에서는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에 나선다.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야 8관왕에 오를 수 있다.

성공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큰, 어려운 도전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펠프스는 이미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7관왕에 오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목에 걸었던 19살 소년에서 이제 23살 어른이 되어 돌아온 펠프스가 과연 수영 역사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이징올림픽 수영 마이클 펠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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