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와 조용태 수원 삼성-대전 시티즌 경기에서 뛴 네 명의 신인 중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대전 김민수(좌)와 조용태(오른쪽 35번).

▲ 김민수와 조용태 수원 삼성-대전 시티즌 경기에서 뛴 네 명의 신인 중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대전 김민수(좌)와 조용태(오른쪽 35번). ⓒ 강창우

개막전이라는 경기는 어떤 선수에게나 큰 부담이다. 경기에서 이겨 좋은 분위기로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고 자신이 해결사로 나서면 더 없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들의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8~9일 양일간 전국 7개 경기장에서 역대 최다인 17만 2142명의 관중 앞에서 데뷔전을 치른 신인은 모두 여덟 명이었다. 이 중 경남FC의 서상민(22)이 두 골을 넣으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네 명의 신인, 빅버드 잔디를 밟다

 

3만132명의 관중이 자리한 가운데 9일 오후 수원 빅버드(수원 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열린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홈 첫 경기에서 외국인 공격수 에두의 날카로운 두 방에 힘입은 수원 삼성이 '숙적' 대전시티즌에 2-0의 승리를 거두고 기분좋게 출발했다.

 

분위기는 첫 경기답게 뜨거웠다.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에서는 카드섹션을 준비해 선수들에게 네 번째 우승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고 이에 질세라 원정 응원 온 천 여명의 대전 팬들 역시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양 팀은 각각 두 명씩 프로 데뷔전을 경험했다. 주인공은 조용태(22)와 박태민(22, 이상 수원), 곽철호(22), 김민수(24, 이상 대전)였다. 이들 중 조용태와 김민수가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했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 팬들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시작은 김민수였다. 김민수는 선발명단에 올라 가장 먼저 빅버드의 잔디를 밟았다. 왼쪽 날개 공격수로 출전한 김민수는 활발한 몸놀림과 저돌적인 드리블을 앞세워 수원의 수비에 맞섰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파고 들어가 시도한 슛이 제대로 걸렸다면 골로 연결될 수 있었을 정도로 좋았다.

 

김민수는 이미 지난해 내셔널리그 한국철도 소속으로 득점 4위에 오르며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다. 한 해 앞서 K리그를 경험 할 수도 있었지만 2007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했고 내셔널리그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2008 드래프트에서 번외지명으로 대전에 입단했다. 

 

동계훈련 동안 좋은 기량을 선보여 선수단 사이에서 '김호의 아들'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김호 감독은 그를 두고 "내셔널리그에서 하던 버릇으로 하면 절대 안된다"며 호되게 질책했고 공부를 거듭한 끝에 선발로 나와 69분을 소화할 수 있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수원에서는 북한 축구대표팀이기도 한 안영학 대신 조용태를 투입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대전의 왼쪽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패스로 전방의 동료에 연결했다. 패스의 질이 좋아 대전의 수비들이 이따금 당황하는 장면을 보이기도 했고 후반 46분에 첫 슛을 그리기도 했다.

     

조용태는 연세대 3학년 재학중 드래프트에 신청, 2순위로 수원에 입단했다. 유소년 대표, 고교 대표, 대학생 대표 등 화려한 경력을 거친 조용태는 1월 남해 전지훈련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차범근 감독이 "주목해야 할 선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푸른제국' 수원. 수원 삼성 서포터 그랑블루는 <푸른제국>이라는 카드섹션을 통해 올 시즌 우승 열망을 나타냈다.

▲ '푸른제국' 수원. 수원 삼성 서포터 그랑블루는 <푸른제국>이라는 카드섹션을 통해 올 시즌 우승 열망을 나타냈다. ⓒ 이성필

긴장된 표정...하지만 자신감은 넘쳤다  

 

경기 뒤 만난 이들은 한결같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승리를 한 조용태는 같이 데뷔전을 치른 동료 박태민과 얼떨떨하다는 표정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대기실로 향했고 패하고 돌아오는 김민수에게는 취재진이 둘러쌓아 경기력이 괜찮았음을 알려줬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김민수를 뒤로하고 먼저 만난 조용태는 데뷔전에서 첫 승을 얻었기 때문인지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고 그를 본 팀 선참 선수들은 그의 엉덩이를 치며 "잘했다"며 지나갔다. 그는 "긴장하고 미드필드에 위치했는데 선배들이 지원해줘 편하게 경기를 했다"며 데뷔전에 대한 소감을 표현했다.

 

경기장을 찾아 온 부모님과 통화해 선발 명단에 들어갔음을 알렸다는 그는 "대학교때도 비슷한 경험(연, 고전)을 했지만 더 열성적인 것 같다. 힘이 나게 한다"며 팬들이 보여 준 열기를 설명한 뒤 "팀이 별(우승)을 하나 더 달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인다운 패기를 보여줬다.

 

반면, 구단 버스로 향하는 길목에 만난 김민수의 표정은 약간 굳어있었다. 패배에 대한 안타까움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자신만만하게 첫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약간의 긴장을 했지만 좋은 경험을 했고 졌어도 훌륭했다"며 첫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던져버렸다. 

 

전지훈련 당시 인터뷰에서 "신인왕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던 김민수는 금세 미소를 보이며 상대편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에 대해 "에두 정도만 눈에 들어왔고 나머지 선수들은 거기서 거기다. 자신의 능력 중 70%밖에 보이지 못한 경기"라며 당돌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서의 말처럼 이들의 데뷔전은 조용하게 지나갔다. 이들이 어느 순간 불타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경기결과



수원 삼성 2-0 대전 시티즌(득점:전44, 후50, 에두<이상 수원 삼성>)



수원 삼성

골키퍼-이운재

수비수-곽희주, 이정수, 마토, 양상민

미드필더-안영학(HT, 조용태), 조원희, 백지훈(후15, 박태민)

공격수-에두, 이관우(후34, 이관우), 신영록



대전 시티즌

골키퍼-최은성

수비수-이성운, 김형일, 이동원, 주승진

미드필더-민영기(후10, 나광현), 고종수, 이여성

공격수-김용태(후11, 곽철호), 박성호, 김민수(후29, 김민수)

2008.03.09 19:50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경기결과



수원 삼성 2-0 대전 시티즌(득점:전44, 후50, 에두<이상 수원 삼성>)



수원 삼성

골키퍼-이운재

수비수-곽희주, 이정수, 마토, 양상민

미드필더-안영학(HT, 조용태), 조원희, 백지훈(후15, 박태민)

공격수-에두, 이관우(후34, 이관우), 신영록



대전 시티즌

골키퍼-최은성

수비수-이성운, 김형일, 이동원, 주승진

미드필더-민영기(후10, 나광현), 고종수, 이여성

공격수-김용태(후11, 곽철호), 박성호, 김민수(후29, 김민수)
김민수 조용태 수원 삼성 대전 시티즌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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