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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팀의 무덤 창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때 LG 세이커스의 홈 구장인 창원 실내체육관에 걸린 문구였다. 다소 살벌(?)한 문구지만, 상대팀 입장에선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있는 LG 홈 구장에 오면 으레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팬들이 선수들을 대신해 코트에서 뛸 수는 없지만 마치 선수와 혼연일체가 된 듯한 응원은 '농구도시'창원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던 셈이다.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농구라는 스포츠를 하기에 가장 좋은 경기장으로 불리는 창원 체육관을 '농구장 방문기' 두 번째 기사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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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과 팬들 모두에게 '최적의 농구장'

일단 창원 체육관은 경륜장·축구장 등과 함께 있어 휴일이면 어김없이 가족 단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들은 꼭 농구 경기를 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는 게 아니다. 인라인 스케이팅이나 동호회 농구 등을 즐기기 위해 찾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항상 붐빈다. 농구 경기가 있는 날 역시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장 내부 역시 전자업계가 주력인 LG의 홈 구장답게 조명과 음향에 있어 다른 체육관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다. 특히 농구장 설계도 그렇고, 조명 조절도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경기장 시설로 팬들의 흥을 돋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여기에 전광판을 통한 스크린 미션-키스타임과 댄스 타임 등의 이벤트를 진행해, 팬들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창원이 관중 유치에 성공하는 요인 중 하나다. 내가 방문한 5일에는 여자친구를 여군에 보내는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하는 이벤트가 진행돼 경기장을 찾은 이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줬다.

사실 경상도 지역 사람들의 성품이 대부분 '내성적'이라는 선입견을 갖는 경우도 많고, 경기 전 미리 섭외를 해둬야만 스크린 미션 등을 하게 될 경우 당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창원에서는 이러한 '속설'역시 예외가 될 만큼 관중들의 참여 의지가 대단하다. 특히 상품에 대한 열렬한 몸짓은 단연 농구장의 분위기를 달구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팬들을 위한 구단의 배려 역시 섭섭치 않다. 이날 역시 '가족 윷놀이 대회'를 통해 우승 한 가족에게는 LG 휘센 에어컨을 제공했다. LG 전자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왕복 승선권 등 고가의 경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구단의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또 홈플러스의 협찬을 받아 LG 선수들이 자유투를 성공하거나 상대팀 선수가 자유투에 실패 할 경우 러브미 10kg씩을 적립한다. 이노티 안경의 협찬으로 LG가 올린 득점 10점대에 안경 한 개씩을 적립하는 것이나 지방의 불우 이웃에게 적립하는 프로모션 그리고 '사랑의 경매'라는 행사까지. 경기장에서 적립된 금액 전액을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행사 역시 LG가 오랫동안 지역 스폰서들과 해온 '사회 공헌 사업'으로 보기좋은 사례로 손꼽히기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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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외적으로도 볼 거리가 많은 경기장

물론 창원 체육관이 농구라는 스포츠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경기장이고 경품 또한 섭섭치 않게 제공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중이 많이 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단,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팬들에게 샴푸나 바디로션과 같은 샘플을 나눠준다. 특히 이날은 경기 전 선수들이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와 그에 해당되는 선수들이 새해 인사를 전광판을 통해 보여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이외에도 경기 전 뽑힌 홈 경기 수훈 선수의 이름으로 지역 사회 단체에 과일 20박스를 기부하는 행사 역시 창원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다. 앞에서 언급한 협찬사를 통한 사회 공헌사업도 있지만, 스타 플레이어와 연고지 사회시설간의 교류 역시 돋보이는 부분이다.

특히 LG는 10개 구단 최초로 맥주 판매를 처음 시도한 구장이다. 처음 시도했을 때만해도 상당한 반대에 직면했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만 놓고 보면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물론 창원 팬들 입장에서는 '볼 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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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도시 창원'의 열기가 이어지길

창원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응원이 있다. 3쿼터와 4쿼터 사이 '열광송'이라는 노래에 맞춰 응원단장이 타워 크레인을 타고 관중석 중앙으로 올라가 팬들과 함께 파도 타기 응원을 펼치는 게 그것. 다른 경기장에서 볼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응원이다. 이렇듯 창원에는 독특한 그들 만에 문화가 있고, 이러한 문화가 창원을 농구의 명소로 만들었다.

프로 두 번째 시즌인 1997~1998시즌부터 참가해 매 시즌 관중 동원능력에서 수위를 찾아왔던 창원 LG. 결국, 이렇듯 LG가 매 시즌 꾸준히 관중 동원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구단의 노력과 최선을 다 하는 선수들의 플레이 그리고 관중들의 열광적이고도 성숙한 응원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농구도시'로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힌 창원이 앞으로도 꾸준히 농구와 함께 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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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실내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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