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은퇴식을 치른 김상우와 신진식, 방지섭 선수(사진 왼쪽부터)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은퇴식을 치른 김상우와 신진식, 방지섭 선수(사진 왼쪽부터) ⓒ 삼성화재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7∼2008 V리그 삼성화재와 LIG 손해보험의 경기를 지켜본 배구팬들은 잠시 옛 추억에 잠겼을 것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갈색폭격기' 신진식(32), 뛰어난 실력은 물론 영화배우 같은 외모로도 인기가 높았던 김상우(34), 그리고 장신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방지섭(33)의 은퇴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들 세 선수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가족들, 그리고 후배 선수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정들었던 배구 코트와 작별했다.

성균관대학에서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두각을 나타낸 이들은 대학 최강의 자리에 오르며 장차 한국 배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신진식은 별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스타선수로 군림해 왔다. 공격수로서 비교적 큰 키는 아니지만 뛰어난 탄력에서 뿜어 나오는 강력한 스파이크와 서브는 상대 수비진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는 소속팀으로부터 은퇴를 권유받고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도자 수업을 받기 위해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김상우 역시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센터 플레이어로서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을 넘나들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출중한 실력은 물론 준수한 외모로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와 반면 방지섭은 대학시절부터 한국 배구에서는 보기 힘든 장신세터로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삼성화재 입단 후 주전경쟁에서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했다. 비록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은퇴하게 되었지만 큰 키를 이용한 2단 페인트는 그의 '전매특허'나 다름없었다.

대학졸업 후에도 함께 삼성화재에 입단해 손발을 맞춘 이들은 또 하나의 '거포' 김세진과 힘을 합해 겨울리그 9년 연속 우승, 77연승 등 화려한 기록들과 함께 삼성화재의 전성시대를 이끌며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한국 배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들은 은퇴식에서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그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한편 이날 열린 경기에서는 삼성화재가 LIG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5연승을 거뒀다. 삼성화재의 고희진과 최태웅, 김정훈 등은 고른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어 은퇴식을 치른 선배 선수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신진식 김상우 방지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