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6일) 곰플레이어 무료영화를 통해 영화 <일루셔니스트>를 보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강 이렇다. 어릴 적 마술에 재능이 있던 한 남자가 오랜 여행 끝에 뛰어난 마술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신분 차이 때문에 이뤄질 수 없었던 첫사랑, 황태자와 결혼을 앞둔 첫사랑(공녀)과 무대에서 재회한다.

 마술사와 공녀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인다.

마술사와 공녀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인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아버지 황제를 폐위시키고 권력을 잡으려는 영리하지만 탐욕스런 황태자의 질투와 폭압에 그 둘의 관계는 풍전등화. 하지만 10년 이상 마술사를 잊지 않았던 공녀의 사랑을 확인한 마술사는 황태자가 공녀를 죽인 것처럼 연극을 꾸며내고, 모든 사람들의 눈과 귀, 오감을 완벽하게 속이는 환상적인 마술로 그 둘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사라진다. 이로써 마술사와 공녀는 신분을 뛰어넘어 둘만의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그런데 순간순간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되는 영화 속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주인공은 현란한 마술을 선보이는 마술사가 아니다. 마술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미행하던 경감이다.

 마술사(환영술사)를 동경하고 그의 마술에 빠진 경감

마술사(환영술사)를 동경하고 그의 마술에 빠진 경감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신분상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황태자의 오른팔이 되어 신분상승을 꿈꾸지만, 의심 많고 아마추어 마술을 즐기는 그조차 믿지 않을 수 없는 마술사의 마술에 속고 만다. 그래서 경감은 영혼, 유령을 불러내는 마술사의 마술을 보면서 황태자가 공녀를 죽인 살인자라 점점 믿게 되고 결국 황태자의 모반과 음모를 황제와 총리대신에게 알리고 그를 자살로 이르게 한다. 이후 경감은 자신이 변장한 마술사와 그의 화려한 마술에 속은 것을 뒤늦게 알아채고 허탈한 미소를 짓는다.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도저히 믿기 힘든 미스터리한 마술과 이루어질 수 없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만을 서정적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황제를 폐위시키고 자신이 황제가 되려는 탐욕스런 황태자의 모습에서 그리고 그가 한 마술사에 의해 몰락하는 장면은 하늘에 닿을 듯한 권세조차 순간에 불과하다는 교훈까지 전해준다.

 속임수의 마술이 아니라 도전의 마술이다.

속임수의 마술이 아니라 도전의 마술이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여기서 조금은 음산하고 기괴한 마술사의 마술은 신분과 권력에 맞선 저항의 수단으로 작동한다. 그 마술은 힘없는 민중들과 경감을 동요시키고 불의와 권위에 도전하게 한다. 이 때문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황태자도 마법의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리지고 만다.

마법과 사랑, 그리고 저항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 <일루셔니스트> 시간 나시면 꼭 보시길.  

 영화 <일루셔니스트> 포스터

영화 <일루셔니스트>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p.s. 버마 민중을 탄압, 억압하는 군정의 권세는 얼마가지 않을 것이다. 언제라도 마법처럼 사라질 것이다. 이~얍!
일루셔니스트 마술사 사랑 권력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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