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뒹구는 거리의 바바리코트의 남자…. 눈물 펑펑 흘리게 하는 멜로 영화. 고독과 로맨스로 대변되는 가을의 중간 지점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심장이 쿵쾅거리게 할 액션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성룡의 <러시아워 3>

 러시아워3 스틸컷

러시아워3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매년 추석 때마다 기다려지는 배우가 있다. 추석뿐만 아니라 명절 때마다 빼놓지 않고 TV와 영화관에서 만나 볼 수 있었던 소년 시절의 우상 성룡. 이번 추석 때 많은 한국 팬들은 그를 스크린에서 만나지 못해 많이 아쉬웠을 것이다.

이것도 커다란 행복이겠지. 외국에서 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행복. 성룡을 추석 때 볼 수 있었다는 것. 머나먼 타국에서 고향의 향수를 이겨낼 수 있게 해준 영화 <러시아워3>. 비록 외국 영화이고 외국 배우지만 어릴 적 추억만으로도 쌀쌀할 수밖에 없는 타국 생활을 따스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

서론이 너무 길었다. 먼저 이 영화의 줄거리부터 훑어보자.

9년 전부터 찰떡궁합의 팀워크를 보여주었던 사고뭉치 파트너들이 다시 뭉쳤다. 듬직한 홍콩 형사 리와 수다쟁이 형사 카터의 우연한 재결합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중국대사 한을 저격한 킬러를 쫓던 리는 카터의 방해로 그를 놓치게 된다. 자의 반 타의 반 카터와 함께 수사를 진행하게 된 리는 한의 편지에서 프랑스에 단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프랑스로 향하게 된다.

영화 줄거리나 소재나 전 편들과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깜짝 까메오로 등장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 중국 농구 선수 순밍밍의 연기를 보는 것은 <러시아워 3>가 주는 특별한 선물. 그 외에 일본의 카리스마 넘치는 칼잡이 사나다 히로유키와 성룡의 대결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러시아워 3>의 포인트를 크게 두 가지로 잡을 수 있다. 바로 신들린 듯 퍼붓는 크리스 터커의 수다와 마지막 씬인 에펠탑 액션이다. 쿵후 도장과 취조실에서 보여주는 크리스 터커의 재치와 984피트 높이의 에펠탑에서 와이어 없이 연기한 성룡의 열정은 이 영화의 전부라고 할만 하다. 영화 자체 구성은 무언가 빠진 듯 어설프고 지난 작품들을 그대로 답습해 진부하다. 하지만 언제 성룡의 영화를 작품성으로 보았나? 웃고 즐길 수 있으면 된 거지.

제이슨 스테이섬의 <아드레날린 24>

 아드레날린24 스틸컷

아드레날린24 스틸컷 ⓒ 청어람 ㈜엠엔에프씨


이소룡, 성룡, 이연걸의 중국식 액션과 브루스 윌리스, 톰 크루즈등의 블록버스터 액션으로 양분해있던 할리우드 액션영화는 점점 늙어갔고 식상해졌다. 할리우드는 새로운 액션 영웅을 필요로 했고 그들이 선택하고 관심을 둔 배우는 <트리플 X>의 빈 디젤이었다.

흑인인지 백인인지 구별이 안 되는 외모에 익스트림 스포츠를 결합한 그의 액션은 세계 영화계에 커다란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나는 빈 디젤보다 눈여겨본 배우가 있으니 그가 바로 '제이슨 스테이섬'이었다.

<트리플 X>와 같은 해 개봉한 <트렌스포터>는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또 다른 액션 히어로 스테이섬을 각인시켜주었다. 대머리에 잘 생기지 않은 외모지만 거칠고 화려한 그의 액션을 보노라면 중국식도 아닌 할리우드식도 아닌 독특한 액션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그가 조금씩 잊힐 때쯤 우연히 <트렌스포터 엑스트림>을 보게 되었고 그에 대한 흥분을 다스리지도 못한 채 <아드레날린 24>를 극장에서 보면서 흥분은 폭발되어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모든 상황 설정은 오로지 멈추지 않고 폭발해대는 화려한 액션만을 위한 것이었다. 아드레날린이 분출하지 않으면 죽게 되는 주인공은 아드레날린을 위해 뛰고 또 뛴다. 모든 것이 쉼 없이 진행된다. 멈추면 죽기에…. 멈추면 죽는 주인공인양 내 심장도 스테이섬과 함께 거칠게 뛰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 87분이 20분처럼 느껴질 만큼 빠른 전개는 스테이섬의 매력 넘치는 액션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물론 이 영화도 <러시아워 3>와 마찬가지로 가을에 어울릴 만큼 깊은 고찰을 느낄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고독이 너무 지나치면 우울증이 올 수도 있는 법. 가을을 즐기되 가끔은 이런 화끈한 액션을 보면 기분전환을 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래서 때아닌 지금 가을의 중심에서 액션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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