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도끼날을 세운 실바(좌), 진흙탕 왕자 그리핀(우)

복수의 도끼날을 세운 실바(좌), 진흙탕 왕자 그리핀(우) ⓒ UFC

프라이드와 슈트복스의 상징과도 같은 '도끼 살인마' 반더레이 실바(31·브라질)가 '진흙탕 왕자' 포레스트 그리핀(28·미국)에게 도끼날을 세웠다.

 

실바는 일본 격투기잡지 카미프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마우리시오 쇼군을 쓰러트린 그리핀을 자신의 옥타곤 데뷔전 상대로 맞았으면 좋겠다며 슈트복스와 프라이드의 강력함을 자신이 반드시 입증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바는 이미 12월에 열릴 예정인 UFC 연말 이벤트에서 척 리델과 경기를 가질 것으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리델이 지난달 23일 UFC76에서 생각지도 못한 복병 키스 자딘에게 판정패로 무릎을 꿇게 되자 실바의 데뷔전 상대는 물음표가 되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 같은 날 쇼군마저 그리핀에게 3라운드 4분 45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무너지자 실바는 흥행을 떠나 실추된 옛 팀의 명예와 동료의 복수를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를 통해 실바는 "내가 보는 앞에서 쇼군이 졌다. 그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 쇼군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그리핀과 대결을 하고싶다"며 복수의 의지를 강하게 내세웠다.

 

쇼군을 물리친 그리핀에 대해 실바는 "훌륭한 선수였다. 기술도 좋았고 공격적이었다. 나와 경기를 가진다면 멋진 승부가 될 것이다"라며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UFC에 도전하러 왔다.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내가 프라이드와 슈트복스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승리에 대한 의욕도 앞세웠다.

 

실바는 프라이드의 자존심과도 같은 파이터다. 끝없는 투쟁심과 야수의 눈빛으로 상대를 무참하게 쓰러트리며 프라이드 미들급의 '절대왕자'를 지켜왔다. 비록 일본 파이터와의 경기를 통해 승수를 많이 쌓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퀸튼 잭슨을 두 번에 걸쳐 무자비하게 쓰러트린 실바의 실력은 결코 운만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최근 기대를 모으며 UFC 무대를 밟았던 프라이드 대표 파이터들은 옛 명성에 비해 다소 아쉽게 졌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 자신을 '프라이드맨'으로 불러달라던 실바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실바는 현재 UFC의 환경에 맞춰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도끼날을 사용한 지 10개월이 넘은 시점에서 12월의 옥타곤 데뷔전을 실바가 그의 바람과 의지만큼이나 멋진 승부를 펼쳐보일지는 미지수지만 한번 찍으면 집요하게 달려드는 실바의 공격 본능을 생각할 때 연말에 펼쳐질 대결은 그야말로 혈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강자와 약자의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살벌한 옥타곤 무대에서 과연 실바가 쇼군의 복수전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무뎌진 도끼날로 인해 영원히 추락의 나락에 빠지게 될지 그 결과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2007.10.02 10:07 ⓒ 2007 OhmyNews
반더레이 실바 포레스트 그리핀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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