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렸던 부산 벡스코 전경.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렸던 부산 벡스코 전경. ⓒ 박장식

 
☞ [결산 ①] 이게 진짜 탁구... '세계 최강국' 상대로 빛난 선수들의 투혼

홈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탁구 세계선수권대회는 성공적이었다. 누적 관중이 3만 명을 돌파하면서 입장권 수익만 12억 원을 넘겼고, 대회 운영 역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BNK부산은행 2024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가 25일까지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한 데 이어, 26일부터 27일까지 국제탁구연맹 이사회가 개최되었다. 특히 이사회에서는 2026년 열리는 세계마스터즈 선수권 대회의 유치가 강릉시로 확정되는 등 대회 이후에도 낭보가 쏟아졌다.

특히 2020년 대회가 예정되었다가 취소된 이후 '재수' 끝에 이룬 유치가 달콤한 성과로 이어지면서 한국 탁구가 세계에서 갖는 위상 역시 높아졌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인전 세계선수권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벡스코에 세계 탁구 이목 몰렸다

여행 비수기로 여겨지는 2월의 부산이 해외 관광객으로 북적북적했다. 이번 대회 입장권 판매는 내국인보다 일본·중국 등에서 방문한 외국인에게 더욱 많았다. 그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백화점과 호텔에 있었다. 부산광역시에 따르면 대회 기간 인근 백화점 매출은 600%가량 올랐고, 인근 호텔 역시 90%가 넘는 입실률을 기록했다.

특히 세계 탁구의 이목이 몰린 부산이 안정적으로 대회를 치러내면서 부산광역시, 그리고 대한민국 탁구의 위상 역시 높아졌다. 유승민 위원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국제 관계자들이 150개국에서 왔는데, 그들에게 대한민국 탁구의 파워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숫자로는 가늠할 수 없는 가치를 이번 대회를 통해 증명했다"고 말했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렸던 벡스코가 관중들로 붐비고 있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렸던 벡스코가 관중들로 붐비고 있다. ⓒ 박장식

 
특히 벡스코라는 전시·컨벤션 공간에서의 경기 개최는 이번 세계선수권이 사상 처음이었다. 처음일 수밖에 없었던 시도였다. 현정화 대회 집행위원장은 "처음부터 내가 구상한 곳이 벡스코였다. 내가 부산사람이기에 이곳을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벡스코 이외에는 개최할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쉽지만은 않았다. 김택수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컨벤션 장소인 벡스코에서 베뉴를 구성하느라 고민이 많았다. 경기장부터 연습장, 기능실, 관중과의 동선 분리, 전기통신 등 디테일한 부분을 조성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면서, "특히 경기장에 맞춘 세팅을 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어려웠던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벡스코 인근의 호텔, 관광지 등 인프라를 함께 활용해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현정화 집행위원장은 "부산의 인프라, 호텔, 관광지 등을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목표였는데, 이곳에서 세계선수권을 열 수 있었기에 나는 행운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엑스포 유치 실패로 실망한 부산에 힘 되었다"
 
이번 대회 성공 요인으로 '탁구 원로'로 꼽히는 세 사람이 힘을 합쳐 대회를 치러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승민 대한탁구회장 겸 IOC 선수위원이 조직위원장으로, 방콕 아시안게임의 영웅 김택수 감독이 사무총장으로, '서울 올림픽·치바 남북단일팀'의 영웅 현정화 감독이 집행위원장으로 나섰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이번 부산 대회의 매뉴얼을 벤치마킹하려는 차기 개최국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대회 관계자는 "내년 대회를 치르는 도하, 2026년 대회를 치르는 런던 조직위원회에서 이번 대회 운영 지침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며 이번 대회가 다른 국가에서 호평받았다는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24일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 나선 (왼쪽부터)현정화 집행위원장, 유승민 조직위원장, 김택수 사무총장이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24일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 나선 (왼쪽부터)현정화 집행위원장, 유승민 조직위원장, 김택수 사무총장이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그렇게 치러낸 이번 대회에는 세 가지 의의가 있었다. 대한민국 탁구가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세계적인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는 것과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대회를 '재수' 끝에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침체된 부산에 이번 대회의 성공이 힘이 되었다는 의의가 있다.

현정화 집행위원장도 "4년 전 한 번 무산되었다가 다시 시작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면서도,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잘 안 되면서 탁구 세계선수권으로 모든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다"고 부담감을 말했다. 현 위원장은 이어 "그렇지만 흥행도 성공하고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정도로 대회를 치렀기 때문에 더욱 좋아하는 분들이 많더라"라고 말했다.

한국 탁구의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졌음은 대회 직후에 바로 알 수 있는 결과로 나왔다. 2026 세계마스터즈 선수권 대회의 대한민국 강릉 유치가 세계선수권 폐막 직후 열린 세계탁구연맹 이사회에서 결정난 것. 이러한 결과는 대한민국이 자신감 있게 '다음 대회 유치'에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유승민 조직위원장은 "세계선수권을 개최해본 경험이 없어서 잘 할 수 있나 하는 고민을 안고 시작했는데,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그 가치를 증명해냈다"면서, "대회가 끝난 이후 빠른 시일 내에 개인전 세계선수권 대회의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 작업에 착수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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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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