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뜨거웠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평창·정선·횡성에서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청소년 선수들의 감동의 무대가 펼쳐지는, 다시 강원으로 초대합니다.[편집자말]
 1일 횡성 웰리힐리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경기에서 이채운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관중들과 세레머니하고 있다.

1일 횡성 웰리힐리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경기에서 이채운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관중들과 세레머니하고 있다. ⓒ 박장식

 
남자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의 '간판 선수' 이채운(수리고)이 대한민국 땅에서 열린 첫 번째 청소년 올림픽의 마지막 금메달 주인공이 되었다. 이채운은 아버지가 손수 만든 태극기를 들고 응원을 펼친 관중들 앞에서 범접 불가능의 기술을 보였다.

이채운은 2월 1일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웰리힐리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에서 최고 점수 88.5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채운은 주종목인 하프파이프에서 1차 시기부터 88.00점의 점수를 받으며 1위에 올라, 사실상 첫 시기부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채운은 '팬서비스'도 금메달리스트다웠다. 경기와 시상식이 끝난 뒤 연이어 마스코트 '뭉초' 인형을 관중석에 던져주었다. 한편 함께 출전한 이지오(양평중)는 79.50점으로 4위에 올라 한국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진짜 올림픽' 나갔던 이채운, 고국에서 날아올랐다

이채운은 이번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몇 안 되는 '진짜 올림픽'을 경험해 본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예비 명단에 속해 있었던 이채운은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에 성공, 한국 선수로서는 최연소 선수로 베이징을 밟았다.

그런 이채운이 고국에서 열리는 청소년 올림픽에 '베테랑 선수'로 출전했다. 2023 세계선수권에서 쟁쟁한 성인 선수들을 꺾고 우승하기도 했던 이채운은 다관왕 도전의 꿈을 안고 강원 올림픽 현장을 밟았고, 실제로 슬로프스타일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발목 문제로 인해 빅에어를 기권한 이채운의 도전은 주종목 하프파이프로 이어졌다. 마침 대회 마지막 날 개최되는 하프파이프 경기였기에 회복을 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2월 1일 경기가 펼쳐졌다.
 
 1일 횡성 웰리힐리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경기에서 이채운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아버지와 대화하고 있다.

1일 횡성 웰리힐리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경기에서 이채운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아버지와 대화하고 있다. ⓒ 박장식

 
이날 오전 열린 예선 1차 시기에서 이채운은 86.00점, 그리고 2차 시기에서 89.50점을 기록했다. 이채운은 예선에서부터 다른 참가자들을 저 멀리 따돌리는 완성된 기술을 선보이며 1위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지오 역시 1차 시기 72.00점, 2차 시기 73.00점으로 결선에 올랐다.

이어진 결선. 1차 시기에 나선 이채운은 거침없이 하프파이프 위에 올랐다. 하프파이프 끄트머리에서 도약한 이채운은 프론트 사이드 1440 기술을 성공했다. 이어 캡 더블 1080 기술 역시 안정적으로 수행한 이채운은 프론트 사이드 더블 플립 등 자신의 기술을 마음껏 선보였다.

특히 첫 번째 4회전 점프를 수행했던 이채운은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런으로 횡성 웰리힐리 파크를 관중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채웠다. 첫 번째 시기는 87.25점. 이지오 선수 역시 첫 시기를 72.50점으로 마무리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2차 시기. 2차 시기에서도 첫 기술로 선보인 프론트 사이드 1080 기술을 성공시킨 이채운은 캡 더블 등의 기술도 성공하며 무리하지 않는 기술을 보였다. 햇볕이 바로 쬔 데다, 영상으로 올라간 온도로 인해 약간 녹은 설상에서도 이채운이 선보인 기술은 도리어 쉬워 보일 정도였다. 점수는 88.50점. 더욱 점수가 올랐다.

완벽한 이채운의 기술... 2관왕 오르며 '피날레'

이채운의 점수를 넘을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1차 시기에는 뉴질랜드의 멜빌 아이브스 캠벨이 81.50점으로 2위를, 2차 시기에는 일본의 야마다 류세이가 83.00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3차 시기에서는 미국의 바비에리 알렉산드로가 84.75점을 기록했지만, 시기 중 가장 좋은 점수를 반영하는 종목 특성 상 이채운은 정상을 지켰다.

그렇게 3차 시기 이채운은 금메달을 확보한 상태에서 슬로프 위를 타기 시작했다. 사실상 자신의 금메달을 자축하는 세레머니 런이었다. 첫 번째 점프에서 프론트 사이드 1440을 성공한 이채운은 두 번째 점프에서부터 무리하지 않은 데 이어 마지막에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마음 편하게 청소년 올림픽 마지막 런을 마쳤다.
 
 1일 횡성 웰리힐리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경기에서 이채운이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1일 횡성 웰리힐리 리조트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경기에서 이채운이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장식

 
이채운은 들어서는 순간 관중들을 향해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서며 그야말로 '세레머니 런'다운 모습을 보였다. 자그마한 뭉초 인형 역시 관중석 방향으로 던지며 관중들의 손에 안기게끔 한 것은 덤이었다.

마지막 시기 42.00점을 받은 이채운이었지만, 누구도 자신의 2차 시기 기록한 88.50점을 뚫어낼 수는 없었다. 이채운의 2관왕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채운과 함께 경기에 나선 이지오는 마지막 시기 79.50점을 얻으며 4위로 올라서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시상식에서도 이채운의 '쇼맨십'은 변함없었다. 이채운은 시상식 부상으로 받은 뭉초 인형을 시상식이 끝난 후 돌아가는 길 다시 관중석 방향으로 던졌다. 그 인형은 어린이 관중의 품에 안겼다. 청소년 선수가 어린이 관중에게 선사한 잊지 못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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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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