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강소휘 선수

김연경- 강소휘 선수 ⓒ 한국배구연맹

 
국내 선수가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공격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에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주도해 온 V리그 여자배구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팀 성적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2023-2024시즌 V리그도 어느덧 1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는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7일까지 진행됐다. 그리고 8일부터 2라운드에 돌입했다.

그런데 1라운드에서 김연경(35·흥국생명)과 강소휘(26·GS칼텍스)가 '공격 효율' 부문에서 여자부 전체 윙 공격수(아웃사이드 히터·아포짓) 중 1~2위를 기록했다. 10일 현재도 마찬가지다.

공격 효율은 공격수의 '실속과 팀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공격 성공률과 차원이 다르다.

'공격 성공률'은 득점 성공 수를 총 시도 수로 나눈 수치이다. 반면, '공격 효율'은 득점 성공 수에서 공격 차단(블로킹에 막힌 것)과 범실 수를 뺀 수치를 총 시도 수로 나눈 것이다.

때문에 공격 성공률은 마이너스 수치가 나올 수 없지만, 공격 효율은 제로(0)나 마이너스(-)를 기록한 선수들도 종종 나온다. 특정 선수가 득점을 많이 해도 공격 차단과 범실로 상대 팀에 헌납한 점수가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공격 효율이 마이너스가 되고, 팀에게도 민폐다.

해외 리그나 국제대회에서도 공격 효율을 더 중요시하는 추세다. 국내 프로구단들도 최근에는 선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공격 효율 1~2위, 수비도 상위권... 팀 선두권 이끌어

1라운드 여자부 공격 효율 부문에서 김연경은 38.86%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강소휘로 36.04%였다. 이어 3위 아베크롬비(IBK기업은행) 31.09%, 4위 메가(정관장) 30.77%, 5위 표승주(IBK기업은행) 29.44%를 각각 기록했다. 김연경·강소휘와 아베크롬비·메가의 격차도 상당히 크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아베크롬비, 메가 등 외국인 선수들은 서브 리시브를 하지 않고 공격만 전담하는 아포짓 포지션 선수다. 그러나 김연경과 강소휘는 공격도 해야 하고, 리시브·디그 등 모든 수비에도 다 참여하는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이다.

그런데도 올 시즌 김연경과 강소휘는 공격 효율 1~2위를 기록하면서 수비까지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김연경은 1라운드에서 공격 효율과 공격 성공률까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10일 현재 리시브 부문에서도 전체 6위를 달리고 있다. 강소휘도 리시브 8위, 디그 10위에 올라 있다.

김연경은 해외에서 V리그로 복귀했던 2020-2021, 2022-2023시즌에도 모두 윙 공격수 중 공격 효율과 공격 성공률 동시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공격과 수비를 다 잘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는 귀하고 드물다. 그런 선수는 팀 기여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빅 리그에서도 최상급 연봉을 받는다.

실제로 김연경은 해외 빅 리그에서 세계 최고 완성형 공격수로 정평이 나 있고, 세계 최고 연봉을 받은 바 있다. 현재 V리그에서도 35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명성에 걸맞는 기량과 활약을 하고 있다.

강소휘가 공격 효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점은 대표팀 경쟁력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다. 대표팀이 올해 주요 국제대회에서 전패하는 등 부진했지만, 강소휘는 꾸준히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의 활약도 그 연장선이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시즌 끝까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느냐다.

한편, 김연경과 강소휘는 이 같은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으로 소속팀인 흥국생명과 GS칼텍스를 1라운드 순위 1~2위로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다른 5개 팀이 모두 아시아쿼터 선수가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로 아시아쿼터 선수가 비주전이고 비중도 가장 적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만큼 김연경, 강소휘의 역할이 크다는 반증이다.

'김연경 효과' 흥국생명.. 홈 평균관중 4000명 '독보적'

김연경의 V리그 흥행 기여도는 여전히 독보적이다. 어떤 선수도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김연경이 흥행을 주도하는 소속팀 흥국생명은 1라운드에서 V리그 남녀부 14개 구단을 통틀어 관중 수 1~4위를 휩쓸었다.

관중 수 1위는 지난 10월 22일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가 기록한 5152명이었다. 2위도 11월 4일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IBK기업은행 경기의 4778명이었다.

프로구단 수익과 직결되는 '홈구장 평균관중'도 흥국생명이 남녀부 통틀어 유일하게 4000명대를 돌파했다.

1라운드 홈구장 평균관중 수를 살펴보면, 흥국생명이 4088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우리카드로 2947명이었다. 3위는 한국도로공사로 2711명이었다.

여자부 홈구장 평균관중 순위는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가 1~2위를 차지했고, 3위 페퍼저축은행, 4위 GS칼텍스, 5위 정관장, 6위 현대건설, 7위 IBK기업은행 순이었다.

한편, 1라운드 여자배구 전체 평균관중은 2239명, 남자배구 전체 평균관중은 1683명이었다. 지난 시즌 1라운드와 비교하면, 여자배구는 감소, 남자배구는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은 흐름을 예단하긴 이르다.

국제대회 부진 여파도 있겠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이 V리그 티켓 예매 방식을 지난 시즌과 달리 대폭 변경하면서 팬들의 예매 접근성이 떨어졌고 예매 과정에서도 시스템 오류로 큰 불편을 겪은 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점 등을 고려하면 2라운드 이후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

'진짜 열풍' 페퍼저축은행.. '시청률 1위' 대이변

TV 시청률에선, 여자배구 1라운드 최하위 팀인 페퍼저축은행이 남녀부 통틀어 1위를 차지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1라운드에서 여자배구 전체 평균시청률은 시청률 조사 회사인 닐슨코리아의 '전국 가구' 기준으로 1.0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시즌 1라운드 0.89%보다 15% 급등한 수치다. 반면, 남자배구 전체 평균시청률은 0.38%로 지난 시즌 0.45%보다 하락했다.

한편, 1라운드에서 남녀 모두 팀별로 6경기씩을 치렀다. 팀별 6경기의 평균시청률을 살펴보면, 페퍼저축은행이 1.1%대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여자배구 시청률 급등을 이끈 '진짜 열풍'의 주인공이었다.

지난 2시즌 동안, 1승을 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절대적 최하위였던 페저저축은행이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FA 시장에서 최대어 박정아와 외국인 감독까지 영입하면서 전력 상승, 플레이 스타일 등 신선한 변화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프로 스포츠에서 강력한 흥행 요소인 '언더독 심리'(약팀이 강팀을 이겨주길 바라는 대중 심리)까지 더해졌다. 프로야구에서 '만년 하위' 한화가 시청률에선 KIA, 롯데 등 인기 팀 못지않은 수준을 보이는 것과 흡사하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은 1라운드에서 빠르게 첫 승을 거두었고, 연패 과정에서도 강팀들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팬들 사이에서도 '페퍼 경기 자체가 재밌다'는 호평도 적지 않았다.

올 시즌 V리그 흥행에 페퍼저축은행의 선전 여부는 김연경 효과와 함께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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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레이크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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