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에버턴전에서 고메스에게 심한 부상을 입힌 이후 자책의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손흥민 손흥민이 에버턴전에서 고메스에게 심한 부상을 입힌 이후 자책의 눈물을 보이고 있다. ⓒ 영국 BBC 홈페이지 캡쳐

 
손흥민(토트넘)이 시즌 3호 도움을 올렸지만 거친 백태클에 이은 퇴장으로 빛이 바랬다. 상대 선수의 부상을 입힌 죄책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눈물을 흘렸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튼과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리그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부진에 빠진 토트넘은 3승 4무 4패(승점 13)으로 13위에 머물렀다.

이날 손흥민은 오른쪽 윙 포워드로 선발 출장했다.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제외됨에 따라 루카스 모우라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손흥민은 후반 17분 토트넘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팽팽한 영의 행진을 깨뜨렸다. 알렉스 이워비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뒤 쇄도하던 알리에게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알리는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올 시즌 3호 어시스트였다.

손흥민 백태클, 고메스 발목 골절 부상 

그러나 손흥민의 웃음은 오래 가지 못했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33분에 나왔다. 손흥민이 수비에 가담하는 과정에서 안드레 고메스를 향해 뒤에서 깊은 태클을 시도했다. 이후 고메스가 넘어질 때 세르주 오리에의 태클로 인해 충돌하며 쓰러졌고, 고메스는 고통을 호소했다.

고메스의 발목이 돌아간 것을 확인한 손흥민은 괴로워했고, 눈물까지 보이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마크 앳킨슨 주심은 처음에 옐로우 카드를 꺼냈지만 부상 정도가 심한 것으로 확인되자 레드 카드로 바꿨다.

손흥민이 부상의 1차적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나 앳킨슨 주심의 미숙한 경기 운용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 자체가 매우 과열되면서 매끄럽지 않게 진행됐고, 파울을 불어야 할 상황에서도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손흥민의 퇴장은 선수 안전을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버턴 선수들, 토트넘 라커룸 찾아가 손흥민 위로

영국 언론 '풋볼런던'은 "손흥민의 태클에 의해 고메스의 발목이 골절됐다"며 "손흥민은 사고 직후 완전 정신이 나간 듯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행위가 고의적이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손흥민의 태클로 고메스가 넘어졌고, 하필 그 타이밍에 오리에와 부딪치며 발목이 꺾인 것이다. 양 팀 선수들과 감독들도 이러한 부분을 인정했다.

손흥민의 가장 친한 동료인 알리는 "경기 이후 라커룸에 들어갔을 때 손흥민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많이 울었다"라며 "하지만 손흥민의 잘못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내가 만난 가장 좋은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고메스의 부상이 무척 불운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손흥민이 나쁜 태클로 상대를 해칠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에버턴의 마르코 실바 감독도 "손흥민의 태클은 분명히 거칠었지만 나는 그가 나쁜 뜻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도 등에 따르면, 에버턴 주장 셰이머스 콜먼을 비롯한 에버턴 선수들은 토트넘 라커룸을 찾아가 손흥민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 후 에버턴은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메스는 오른쪽 발목 골절 부상 진단을 받았다. 오는 5일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손흥민 퇴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