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메시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지난 6월 27일(한국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메시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호날두와 메시의 '쓸쓸한 퇴장'

세계 축구 '빅3'라 할 만한 선수 중 2명의 스타플레이어가 2018 러시아 FIFA(국제축구연맹)월드컵 무대와 작별을 고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와 맞붙은 아르헨티나(4-3), 우루과이를 상대한 포르투갈(2-1)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세계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가 맞붙어 사이 좋게 1승 1패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세계 축구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팀의 패배를 지켜보며 이번 러시아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세계 축구팬들로서는 이들의 감탄까지 자아내는 현란한 개인기와 화려한 플레이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은 실로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한편으로 앞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플레이를 월드컵 무대에서 영원히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물론 플레이 역시도 남다른 열정과 비장함까지 보여줬다.

이는 곧 두 선수가 차기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는 각각 33, 31세 나이로 축구 선수로서는 '지는 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설령 2022 카타르 월드컵 무대에 다시 선다 해도 절정기의 기량과 체력을 유지하여 명성에 걸맞은 플레이를 펼쳐 보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축구 선수로서, 월드컵 출전에 있어서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마지막 무대라고 판단해도 틀리지 않을 근거로도 볼 수 있다.

 26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포르투갈과 이란의 경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란의 오미드 에브라히미와 공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지난 6월 26일 오전 3시(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 포르투갈과 이란의 경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란의 오미드 에브라히미와 공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8강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세기의 맞대결'을 고대하며 가슴을 설레던 세계 축구팬들로서는 실로 아쉽고 여운이 남는 이별이 아닐 수 없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없는 러시아 월드컵의 마지막 남은 히어로는 브라질 네이마르 다 실바(26, 파리 생제르맹)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포르투갈, 아르헨티나가 탈락함으로써 브라질로서는 4강을 손쉽게 노려볼 수 있는 행운의 대진표를 손에 거머쥐게 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퇴장한 러시아 월드컵 무대에서 네이마르 다 실바만큼 아름답고 찬란한 플레이를 펼칠 세계적 스타플레이어가 있을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앞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알린 우루과이의 에딘손 카바니(31, 파리 생제르맹)와 프랑스의 '신성' 킬리안 음바페(19, 파리 생제르맹)가 도사리고 있기는 하다.

네이마르는 브라질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네이마르 다 실바 앞에서 이들이 과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같은 품격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세계 축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로 남는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수비축구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전력 열세 팀 수비전술 구사는 1, 2선 라인에 심지어 수비 숫자를 9명까지 두는 극단적인 형태를 취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패스, 드리블, 프리킥, 득점 능력을 갖춘 질이 다른 축구를 보여줬다. 이와 함께 그라운드 위에서 또 한 명의 팀 사령탑 역할을 하며 세계 톱 클래스 선수로서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기에 네이마르 다 실바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에 버금가는 플레이로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진가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에딘손 카바니와 킬리안 음바페는 이들과는 다른 전형적인 타킷맨과 스피드라는 개인 능력만을 장점으로 한 스타일의 플레이로 16강전에서 몰아치기 득점력을 뽐냈지만 플레이 가치의 차이는 크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브라질의 평가전 당시 모습. 브라질의 네이마르 선수가 오스트리아의 드라고비치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 지난 6월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브라질의 평가전 당시 모습. 브라질의 네이마르 선수가 오스트리아의 드라고비치 선수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네이마르 다 실바와 에딘손 카바니, 킬리안 음바페 모두 소속팀이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이라는 점이 흥미를 끈다. 더불어 희비가 엇갈리는 토너먼트에서 최종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에 대하여 관심이 모인다. 세계 축구 최고 경연장인 월드컵은 숱한 이변과 함께 뜨고 지는 해가 수없이 나타나며 세계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도 그 예외는 아니어서 뜨는 해와 지는 해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높다. 다만, 유독 지는 해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플레이에 쏠렸던 관심은 남다르고 특별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는 자국의 16강 탈락으로 더 큰 꿈과 더 많은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빛이 바랜 채 월드컵 무대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는 소속팀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월드컵에서는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명성에 비해 월드컵이 낳은 불세출의 스타플레이어 브라질의 펠레(78), 독일의 베켄바우어(73),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58)와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점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에게는 4회 연속 월드컵 출전 중 이번 러시아 월드컵 도전이 어쩌면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상심과 아픔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세계 축구의 '빅3'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다 실바 중 이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떠났다. 러시아 월드컵 무대에는 네이마르 다 실바 혼자만 남았다. 과연 네이마르 다 실바는 세계축구 '빅3' 중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지금 네이마르 다 실바에게 기회는 주어졌고 월드컵에선 이제 최대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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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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