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독전> 메인포스터

▲ 독전 <독전> 메인포스터 ⓒ NEW


영화 <독전>은 액션 느와르의 형식을 띠고 있는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오프닝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데 이는 인생을 은유한다.

이해영 감독은 <천하장사 마돈나>(2006)를 연출해 감독으로 데뷔했는데, 성정체성과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재치 있는 이야기꾼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과 전혀 다른 액션 느와르 영화를 선보여서 의외라는 평도 있지만 나름대로 그의 '인생 영화'를 찍은 게 아닌가 짐작한다. 이는 중국의 명감독들이 무협영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 영화를 만드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독전>은 범죄액션물이지만 영화의 배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우울한 세상을 은유하고 주인공들은 선과 악을 대표하는 다양한 인생을 변주한다. 사건은 해결되지만 해피 앤딩은 당연히 아니다.

영상이 매우 아름다운데 이는 인지부조화를 야기시킨다. 어두운 범죄가 일어나는 곳을 아름답게 표현함으로써 모순을 극대화시키고, 이는 관객을 영화 속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주인공인 조진웅(형사 원호 역)과 류준열(버림받은 조직원 락 역)의 연기가 매우 뛰어나서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범죄영화답게 반전이 있는데,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그 반전의 효과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가 출연한 마지막 영화인 셈인데 고(故) 김주혁의 연기력도 빛났다.

"범인을 끝까지 쫒다 보면 왜 그러고 있는지를 잊어버릴 때가 있다"라든가, 마약조직의 우두머리인 '이선생'을 사칭한 브라이언을 단죄하면서 "목적은 있는데 '왜' 라는 질문이 빠졌다"라는 대사는 '왜?'가 빠진 우리나라의 교육을 생각나게 해준다.

모든 인생의 마지막은 죽음이라는 곳에 다다르기 마련이다. 지구의 끝을 상징하는 눈 덮인 벌판의 오두막에서 차 한잔을 앞에 놓고 재회하는 형사 원호와 범죄의 우두머리 '이선생' 중 누가 죽음에 먼저 도달했는지는 모르겠지만(총성만 들린다), 분명한 것은 그 곳의 풍경이 눈이 시리도록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영화 독전 독전 이해영감독 류준열 조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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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정상화와 혁신교육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가끔 영화평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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