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안필드의 '작은 마법사'(Little Magician, 쿠티뉴의 별명)가 캄프누의 작은 마법사가 되었다. 바르셀로나는 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필리페 쿠티뉴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 반, 이적료는 1억 4200만 파운드(약 2048억원)로 전해지며, 바이아웃 금액은 4억 유로(약 5130억원)가 책정됐다. 네이마르, 음바페(이상 PSG)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길고 길었던 이적설이 드디어 마무리되었다.

그렇다면 잉글랜드에서 스페인으로 무대를 옮긴 쿠티뉴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현재의 바르셀로나를 봤을 때, 쿠티뉴는 리버풀에서 활용된 방안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쿠티뉴는 최전방 1선, 2선의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플레이가 가능한 자원이기에 발베르데 감독은 그 능력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① < 4-4-2 > - '이니에스타' 또는 '라키티치' 대체

쿠티뉴와의 장기 계약은 결국 이니에스타의 노쇠화를 대비한 영입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둘의 플레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쿠티뉴는 보다 공격적인 역할이고, 이니에스타는 좀 더 미드필더에 가까운 플레이를 해왔다. 하지만 미드필드에 불러일으킬 쿠티뉴의 창의성은 이니에스타를 대체하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에 비해 컨디션이 떨어져 보이는 라키티치 또한 대체가 가능하다. 특히나 라키티치의 경우 쿠티뉴의 영입으로 다른 클럽과의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바르셀로나의 포메이션과 공격 패턴을 통해서도 쿠티뉴의 활용 방안을 살펴볼 수 있다. 발베르데 감독은 시즌 초반 4-3-3을 사용했다가 뎀벨레의 부상으로 인해 4-4-2로 변화를 줬다. 메시와 수아레즈를 투 톱으로 위치시키면서 이니에스타 - 부스케츠 - 라키티치 - 파울리뉴로 2선 MF를 구성했다. 이니에스타와 파울리뉴같은 중앙 MF를 측면으로 배치했지만 두 선수는 실질적으로 안으로 좁혀서 플레이하고, 그 공간으로 좌우 풀백인 알바와 로베르토가 공격에 가담했다. 네이마르의 이적과 뎀벨레의 부상으로 측면에서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요소가 약해졌는데, 이를 풀백의 공격 가담과 중앙 MF들의 밸런스로 극복해갔다.

4-4-2를 계속해서 사용하면서 쿠티뉴를 투입시킨다면, 쿠티뉴를 현재 이니에스타의 자리인 왼쪽 측면으로 배치하고, 이니에스타를 중앙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이니에스타는 왼쪽 측면으로 출전해서 그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자주 중원에 가담하며 공격을 전개했고, 알바가 공격에 가담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줬다. 쿠티뉴도 마찬가지로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는 '커트 인(Cut In)' 플레이를 통해 알바에게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 여기에 커트 인을 통해 직접 슈팅으로 연결하거나 원투 패스, 키패스 등 공격의 다양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② < 4-3-3 > - MSN의 향기

쿠티뉴의 합류로 바르셀로나는 잠시 내려둔 4-3-3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 4-3-3을 활용할 경우 쿠티뉴는 자연스럽게 네이마르의 위치에서 플레이하며 잊혀진 'MSN'의 향기를 일으킬 수 있다. 네이마르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1997년생의 뎀벨레를 영입했지만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강하게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메시, 수아레즈와 함께 쓰리톱을 구성할 것이라는 높은 기대와는 다르게 부상으로 긴 시간 전력에서 이탈을 했다.

최근 복귀는 했지만 경기 감각이나 전술적인 움직임 면에서 분명 더 시간이 필요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적의 쓰리톱 조합은 쿠티뉴 - 수아레즈 - 메시가 될 것이다. 네이마르가 그랬던 것처럼, 쿠티뉴도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과 슈팅 능력을 활용해 직접 골과 도움을 기록할 수 있다.

물론 4-3-3에서도 2선으로 위치해 이니에스타나 라키티치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리버풀에서 쿠티뉴는 마네 - 피르미누 - 살라로 이어지는 쓰리톱 밑 2선으로 위치해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뎀벨레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쓰리톱의 한 축을 맡았을 때, 리버풀 때와 마찬가지로 쿠티뉴는 뎀벨레 - 수아레즈 - 메시의 1선 밑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결국 뎀벨레와 쿠티뉴를 함께 기용했을 때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쿠티뉴가 안필드에서 보여준 마술은 캄프누에서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쿠티뉴의 능력에 메시, 수아레즈와의 호흡까지 완성이 된다면 파괴력은 배가 될 것이다. 쿠티뉴는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면서 요한 크루이프의 14번을 이어받았다. 크루이프는 그의 철학 자체가 바르셀로나의 철학인 팀의 레전드 중의 레전드이다. 이런 크루이프의 14번을 쿠티뉴에게 준 것은 대단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바르셀로나가 쿠티뉴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지, 그들에게 쿠티뉴가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쿠티뉴 또한 크루이프의 번호를 받은 순간 본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를 느꼈을 것이다. 쿠티뉴는 허벅지 부상으로 약 3주간 회복을 하고 2월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캄프누에서 부리는 그의 마술을 벌써부터 많은 축구팬들이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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