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메라리가 그라나다 CF로 임대를 떠나 있던 아스널 미드필더 존 토랄(스페인, 21)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임대 복귀를 선택했다. 하지만 친정팀 아스널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토랄은 네 시즌 만에 스코틀랜드 1부 리그로 복귀한 레인저스 FC에서 남은 시즌을 보내게 된다.

지난 12일(한국시각) 영국 공영 언론 <BBC>는 "레인저스가 아스널 미드필더 존 토랄을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2011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아스널 유스팀으로 이적한 존 토랄은 '제2의 세스크 파브레가스'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아스널 1군에서는 단 한 번의 공식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토랄은 2014-2015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의 브렌트퍼드 임대를 통해 프로 데뷔 무대를 가졌고, 이어진 버밍엄 시티 임대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뽐냈다. 두 시즌 동안 토랄은 70경기에 출전해 14득점을 기록했다. 토랄은 이번 시즌 그라나다 임대를 통해 첫 번째 1부 리그 경기를 소화했지만, 지난 반 년간의 그라나다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그라나다가 올 시즌 소화한 19경기 가운데 토랄은 고작 6경기만 출전했다. 출전하지 못한 13경기 가운데 두 경기는 각각 발목과 복사뼈 부상으로 결장했고, 5경기는 벤치에 머물렀다. 나머지 6경기는 벤치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브렌트포드 시절 은사인 마크 워버턴이 토랄의 임대 영입을 원했다. 워버턴은 지난 시즌 2부 리그에 있던 레인저스에 부임해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켰다. 레인저스는 이번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2위를 달리고 있다.

아르센 벵거 감독 역시 존 토랄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는 워버턴 밑에서 뛰는 것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토랄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토랄은 이외에도 레인저스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는 전·현직 아스널 선수들을 통해 레인저스 생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토랄은 "최근 도르트문트의 러브콜은 받은 게디온 젤라렘 역시 레인저스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아스널로 복귀한 사실이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또한 아스널에서 은퇴한 후 맨체스터 시티 코치로 부임한 미켈 아르테타 역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르테타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레인저스에서 활약하면서 리그, FA컵, 리그컵 3관왕 달성에 기여했다.

토랄은 "레인저스에서 뛰었던 선배가 건네준 조언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토랄이 임대 이적을 결정짓기 위해 글래스고로 왔을 때, 이번 시즌 레인저스로 이적한 전 아스널 수비수 필립 센데로스가 구단 안내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2011년 이적한 이후 토랄의 행보는 아스널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토랄의 이적이 없었다면 지금 아스널 주전 풀백으로 자리매김한 헥토르 베예린의 영입 역시 없었을지 모른다.

2013년 2월 베예린은 <아스널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르셀로나와 재계약을 할 무렵, 에이전트로부터 아스널의 영입 의사를 들었다. 프리미어 리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었지만, 연고도 없고 영어도 능숙하지 않아 이적에 대한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랄이 아스널 이적을 결정지었다는 말을 듣고 쉽게 결정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출신 어머니 밑에서 자란 토랄은 아스널 이적 전부터 영어에 능통했고, 베예린의 현지 적응을 도와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석하게도 바르셀로나 유스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두 친구의 상황은 너무도 달라져 있다. 왓포드 임대 이후 아스널로 돌아온 베예린은 2014-15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데 반해, 토랄은 14-15시즌이 되어서야 프로 데뷔를 할 수 있었고, 여전히 임대를 전전하고 있다.

토랄이 합류한 레인저스는 14일(현지시각) 분데스리가 돌풍을 일으킨 RB 라이프치히와 친선경기를 앞두고 있으며, 이후 컵대회와 리그 경기에서 마더웰과 일전을 앞두고 있다.

레인저스는 이번 시즌 승격 이후 11승 6무 4패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2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1위 셀틱과는 승점 19점 차이를 기록하고 있고, 3위 에버딘과는 2점 차를 두고 있다. 특히 28득점으로 1위 셀틱(56득점)의 절반 수준의 저조한 공격력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단기 임대를 통해 합류한 존 토랄이 레인저스 공격에 활력소가 될 지에 귀추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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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어마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dhxnakfn)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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