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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MBC <무한도전>의 '무도 가요제 특집' 녹화현장에 5만6000명(경찰추산)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이날 녹화는 저녁 7시에 시작했는데 오후 4시에 이미 1km의 줄이 늘어섰다.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인 건 임진각이 생긴 이래 처음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한도전> 멤버와 작곡자들이 가요제에 발표할 곡을 만들기 위해 의견을 조율하는 내용을 3주에 걸쳐 방송하긴 했으나, 반향이 이 정도일 줄은 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시청률도 갈수록 상승세다. 지난 5일엔 12.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12일엔 14.4%를 기록하더니 19일엔 16.1%까지 올랐다.

 지난 19일 방송에서 멤버들은 경연 순서를 정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 멤버들은 경연 순서를 정했다. ⓒ MBC 화면 갈무리


큰 판이 시청자 관심을 자극한다

'무한도전 가요제'는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를 거쳐 올해 '자유로 가요제'로 이어졌다. 그동안 방송된 곡들은 대부분 음원차트 상위에 올라갈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가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개그맨들이 뚝딱 지어낸 음악 때문에 가수들 입지가 줄어든다는 이유였다.

사실 올림픽대로 가요제 때만 해도 이 정도 인기는 아니었다. 매니저 몇 명과 지나가는 행인들만 지켜보는 정도였는데 당시 박명수가 불렀던 '냉면'을 비롯한 여러 곡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부터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가요제 현장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2년마다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이렇게 큰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얼버라이어티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무한도전>은 평소에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프로그램이 시민들 앞에서 2년마다 '가요제'를 개최한 것이다. 매주 비슷비슷한 소재로 방송하다가 큰 판을 벌였으니 평소보다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거기에다 지난 3번의 가요제가 매번 재미있었기 때문에 갈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노래와 무대 만드는 과정부터 흥미롭다

가요제가 매번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된 또 다른 비결은 준비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해주기 때문이다. 여러 가수와 작곡가들이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노래를 만들면서 빚어지는 에피소드는 신선한 웃음을 제공한다.

이 부분에서 정형돈과 지드래곤 조합이 가장 돋보인다. 이 조합은 평범함과 화려함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키는 경우다. 정형돈은 중장년층이 주로 찾는 '동묘앞' 장터에서 의상을 구입하고, 그것을 지드래곤에게 입게 한다. 젊은이들에게 패션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지드래곤이 동네 아저씨와 다를 바 없는 정형돈의 스타일을 따라한 것이다. 이것은 상식을 깨는 파격인데 정형돈의 밉지 않은 허풍과 애정 모드(?)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비춰진다. 보통 인기가 많은 아이돌 스타에게는 위축되기 마련일텐데 정형돈은 전혀 기죽지 않고 너스레를 떨면서 지드래곤이 '자기 사생팬'이라는 말까지 하며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드래곤 뮤직비디오 '삐딱하게'를 패러디 하고 있는 정형돈.

지드래곤 뮤직비디오 '삐딱하게'를 패러디 하고 있는 정형돈. ⓒ MBC화면 갈무리


김C와 정준하 팀도 눈길을 끈다. 자신들이 만들 곡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씨름하는 다른 팀과 달리 이들은 음악에 대해선 거의 언급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뜻밖에 제주도로 달려가 푸른 하늘과 현무암이 보이는 바다, 유채꽃을 배경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낸다. 요리 대결을 펼치면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평소보다 훨씬 크게 벌이는 이벤트에 시청자는 눈길을 줄 수밖에 없고, 노래 한 곡을 완성하기까지 아티스트와 <무한도전> 멤버들이 빚어내는 예상 밖의 상황에 시청자들은 웃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멤버들이 모두 모여 중간점검을 하며 순서를 정했다. 상대방을 견제하며 다시 한 번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다음 주에는 실제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과 대망의 가요제가 공개될 예정이다. 전국을 흥겹게 만들 그들의 무대를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자유로가요제 무한도전 정형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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