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이 축구를 시청률에서 이긴다?"

 

이 말을 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핸드볼은 우리나라에서 철저히 외면 받는 비인기 종목인데 반해 축구는 국내 제일의 스포츠 중의 하나로 꼽히는 대표적인 인기 종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핸드볼에게도 축구를 이길 수 있는 찬스가 왔다. 30일 저녁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 티켓을 놓고 일본과 경기를 치른다. 여느 때 같았으면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이 있더라도 핸드볼이 워낙 국민들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TV에서도 중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중동 심판들의 편파 판정으로 빼앗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되찾기 위해 치러지는 재경기라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행사에서 이 경기 응원을 위해 내놓은 여행 상품은 불티나게 매진되었고 방송 3사도 앞 다투어 중계권을 가져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여기에 지난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경기를 소재로 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감독 임순례)의 흥행 돌풍까지 가세하였다.

 

이러다보니 지금 순간만큼은 핸드볼이 더 이상 비인기 종목이 아니다. 이 정도의 열기라면 축구 저리가라 할 정도의 국민 스포츠 수준인 것이다. 실제로 29일 벌어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한일전은 시청률 15%(TNS 미디어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최근의 핸드볼 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였다.

 

이런 까닭에 30일 저녁 7시 20분에 펼쳐지는 남자 핸드볼 대표팀 한일전의 결과 못지않게 칠레와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과의 시청률 승부에도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사상 최고의 관심을 등에 업은 핸드볼이 축구와의 시청률 승부에서 유례없는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에 말이다.

 

더군다나 최근 축구는 국민들의 눈 밖에 나 있다. 국가대표팀은 득점력의 부재 속에 연방 ‘뻥축구’를 선보이며 졸전을 계속하여 왔고 감독마저 교체된 상황이다. 또한, 새로 선임된 허정무 감독은 과거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약체 태국에 덜미를 잡힌 경력이 있어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핸드볼이 여러가지 호재를 등에 업고 침체에 빠져 있는 축구에 시청률 면에서 판정승을 거두는 ‘이변’을 선보일 수 있을지 30일 저녁 브라운관의 전쟁이 자못 기대된다.

2008.01.30 11:10 ⓒ 2008 OhmyNews
핸드볼 축구 시청률 한일전 올림픽예선 재경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기사를 직접 써 보고 싶은 마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연예,사회 등 각종 분야에 대한 것을 써 보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