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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법촬영' 36일 뒤 늑장 통신문 "안전 소홀함 없었다"

제주 A고교 학부모들 "학교 뒷북행정" 부글부글... 학교 앞 시위까지 벌어져

등록 2023.11.28 17:47수정 2023.11.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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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A고교가 지난 23일 보낸 가정통신문. ⓒ 교육언론창


학교 화장실에 불법촬영 기기를 설치한 학생의 집에 여교사들을 보내 논란이 된 제주 공립고교가 사건을 인지한 뒤 36일 뒤에서야 가정통신문을 보내자 일부 학부모들이 "학생과 학부모를 생각하지 않는 뒷북행정"이라면서 시위까지 벌이고 나섰다.

"송구하다"면서도... "소홀함 없었다"고?

28일, 교육언론[창]은 제주 A고교 교장이 지난 23일 보낸 가정통신문을 입수해 살펴봤다.

이 가정통신문에서 이 학교 교장은 "학교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많은 걱정과 우려를 드려서 대단히 송구하다. 지난 10월 18일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물이 발견되어 경찰에 신고되었고 바로 자체 전수조사를 했고 도교육청 전수조사를 비롯하여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다음처럼 덧붙였다.

"그동안 학교 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왔음을 알려드립니다."

그러면서 이 학교는 "학부모님의 자녀가 불법 촬영이 되었는지 확인을 원하시는 경우,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한 학부모는 교육언론[창]에 "학교가 사건 발생을 알고서 한 달이 넘도록 충격 속에 내던져진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보도가 나온 직후 36일 만에 보낸 것이 이 뒷북 가정통신문"이라면서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안에 떨면서 언론 보도만을 지켜봤다. 이렇게 학교가 피해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기본 정보조차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도 "한 달 이상이 지난 뒤 겨우 보낸 가정통신문 내용이 경찰과 학교가 필요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였느냐"면서 "게다가 가정통신문 내용 중 '학교안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왔다'는 내용은 학교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면책용으로 보여 어이가 없고 불신이 더 깊어졌다"고 비판했다.

28일 오전, A고 10여 명의 학부모들은 이 학교 정문 앞에서 "불법촬영, 학교는 책임져라" 등의 내용이 적힌 손 팻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학교는 오는 29일 오후 학부모 총회를 잡아놓고 있다.

"면책용 가정통신문, 어이없고 불신 더 깊어져"

이에 대해 교육언론[창]은 가정통신문을 보낸 A고 교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학교에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도 남겼지만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A고는 지난 22일 경찰에서 촬영 영상물 확인 연락을 받은 지 하루 만에 가정통신문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미 범죄사실을 안 뒤 36일이 지나도록 학생과 학부모에게 별도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점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교육언론[창]은 지난 20일 자 기사 <교사도 '불법촬영' 피해 가능성 있는데... 가해 학생 만나게 한 학교>(https://omn.kr/26gwp)에서 "제주 A고가 학교 안 화장실에 불법촬영기기를 설치한 학생을 만나도록 피해 당사자일 가능성이 있는 여성 교사 두 명에게 가정방문을 사실상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가정방문 충격으로 교직 3년 차 여교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3개월 진단을 받고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 여교사에게 해당 학생의 가정방문을 종용한 이 학교 남자 교감은 '내가 학교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고 처음 보도한 바 있다.

A고에 따르면 불법촬영으로 최근 퇴학 조치된 이는 이 학교 3곳의 화장실에서 범행했다. 불법촬영 장소는 체육관·별관3층·본관 3층 화장실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불법촬영 #교육언론창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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