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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만둔다"는 김영춘이 윤석열에 남긴 쓴소리

[스팟인터뷰]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정계은퇴 선언한 김영춘 전 장관

등록 2022.03.21 15:19수정 2022.03.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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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 지난 4.7재보궐 선거 당시 김 전 장관의 모습. ⓒ 김영춘 후보 캠프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차기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영춘 전 장관은 <오마이뉴스>에 "대선 과정을 지켜보며 결심을 했다"라며 "앞으로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용산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선 "불통의 리더십으로 간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정치 떠나 국민 속으로 돌아가겠다"

21일 김 전 장관은 '정치를 그만둡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글에서 김 전 장관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정치를 떠나 국민 속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이 "근본적으로 저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 때문"이라며 "대선 기간 내내 제가 정치 일선에서 계속 활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번민의 시간을 가졌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를 정치에 뛰어들게 만들었던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 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나는 거기에 적합한 정치인인가를 자문자답 해봤다"라며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 이상 걷고 싶지는 않다"라고 회의감을 표시했다.
     
김 전 장관은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라면서도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정치를 해온 개인의 문제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을 3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서울과 부산의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감사도 전했다.

그는 "국민의 행복 증진과 나라의 좋은 발전을 위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려 한다. 놀랍도록 빨리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공부하면서 젊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도 찾아보겠다"라고 했다.


이번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의 지방선거 불출마 입장은 확인한 바 있지만, 정계 은퇴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사전에 협의한 것은 아니다. 정확한 의중을 확인해보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글을 올린 뒤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입장문 제목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제목을 그렇게 쓴 것은 (정계 은퇴이니) 오해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더 공부하고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려는 노력을 밖에서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전 장관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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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만둡니다"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이 21일 페이스북에 부산시장 불출마, 정계 은퇴 입장을 담은 글을 올렸다. 그는 이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도 정치를 그만둔다고 적은 제목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 페이스북

 
"지역에 도움되는 일 찾아서 할 것... 민주당 당원 자격은 유지"

- 정계 은퇴를 결정한 직접적인 계기는?

"시대가 변했다. 정치에 들어오면서 나를 끌고 왔던 에너지는 민주주의나 통일 문제 등 큰 가치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그런 큰 가치가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뒤로 밀리고 생활의 문제, 내가 안고 있는 구체적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치 이런 걸 원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내가 정치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공부하고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고, 따라가는 노력을 아예 밖에서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이 있나?

"아니다. 사실 대선 이기고 나서 좀 더 부담 없이 이런 선언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대선을 지는 바람에 (입장 발표가) 열흘 미뤄졌다. 대선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확고해졌다."

- 그동안 걸어온 길이 있는데 아쉬움이 크지 않나?

"부산에 와서 또 나름대로 성과도 만들었고 하니까, 그걸로도 만족한다. 다른 사람들이 이어서 달리면 되는 거지, 꼭 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도 그것도 잘못된 자세다."

- 앞으로 행보는?

"뭐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에 만들어 놓은 메가시티 포럼이라는 시민운동단체가 있는데 거기서 고문으로 돼 있다. 애초에 기획 연출한 사람으로 이 부분을 열심히 하고 싶다. 지방균형발전 측면에서 굉장히 애착이 있는 사업이다. 산파역을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사업과 함께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도 좀 찾아서 하려 한다. 또 인본사회연구소라는 인문학 운동단체 활동도 좀 더 열심히 하고, 그 외에 전국적으로도 하고 싶은 일들이 좀 있다."

- 정치활동 자체는 완전히 안 하는 것인가?

"민주당 당원으로서는 자격 유지한다. 모든 국민이 정당 당원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러나 정당원이라고 해서 다 정치인은 아니지 않나. 이건 정치적 권리와 의무의 문제다."
 

- 윤석열 당선인 등 차기 정부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없나?

"용산으로 청와대를 이전하는 과정을 보면 그냥 본인이 생각하는 걸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에 따르는 무슨 부작용이나 걱정하는 목소리 이런 것에 별로 귀를 안 기울인다. 당선인은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지만, 거꾸로 불통의 리더십으로 비칠 수 있다. 집무실 이전 외에도 모든 국가 현안들에 대해서 다 그런 자세로 간다면 그 정권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마음가짐의 문제랄까, 이런 것들을 좀 다시 되돌아보는 그런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싶다." 
#김영춘 #정계은퇴 #불출마 #부산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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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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