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없는 불티나루에 쓰레기만 한가득

[현장] 금강정비사업 후 찾는 이 보기 어려워

등록 2015.06.04 19:51수정 2015.06.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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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터는 과거 사람들이 강을 건너는 곳이었다. 금강 줄기에 있는 공주의 곰나루와 청양에 왕진나루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많은 지역에 나루터들이 산재해 있다.


4대강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금강의 나루터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본래 나루터 원형을 만들 수 없기에 이름만 남아 있지만, 자연스러운 강의 모습을 통해 과거 나루터가 어떻게 이용되었을지 미루어 짐작 할 수 있었다. 그러나 4대강 정비사업 이후 자연스러운 나루터의 모습을 확인하기는 이제 불가능해졌다.

그런 가운데 불티나루터는 그나마 푯말이 설치되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금강에 설치된 푯말에 따르면, 금강하구에서 소금을 잔뜩 실은 배가 이곳에 짐을 풀면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소금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하여 불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현재 충청남도 산림박물관 입구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금강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불티나루에 배가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 놓았다.

지난해 낙시중인 모습 좋은 낙시터 하나를 만들어 준 듯 하다. ⓒ 이경호


그런데, 지난해에 이곳을 찾았을 때 나루터가 낙시터로 활용되고 있는 듯 보였다. 평평하게 만들어진 배 접안시설에 편하게 낚시하는 모습을 봤다. 과거의 운치도 없고 단순한 시설을 누가 이용할까 늘 궁금했는데 낚시꾼이라도 이용하고 있으니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수천억이 들어간 금강정비사업. 그러나 사업을 하면서 만들어놓은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을 찾기는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지난해 10월 나루터의 쓰레기 모습 나루터와 쓰레기 ⓒ 이경호


지난 4일 불티나루의 쓰레기 파란통에 쓰레기가 가득하다. 우측으로는 불을 지핀 흔적이 남아 있다. ⓒ 이경호


지난 4일 나는 불티나루를 다시 찾았다. 작년에 쓰레기만 쌓여 있는 모습을 확인한 터라 누군가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수 개월 전에 있던 쓰레기통은 주변에 더 많은 쓰레기와 함께 방치되어 있었다.

파란색통에 가득 담긴 쓰레기는 지난해 10월부터 그대로 불티나루에 그대로 있었던 듯 위용을 자랑했다. 지난해와 쓰레기의 성상은 달랐다. 누군가 이곳에서 불을 피웠는지, 검게 그을려 있었다.


불을 피워 훼손된 배 접안 시설 불을 피워 접안시설이 훼손 모습 ⓒ 이경호


나는 매번 이런 현장을 확인할 때마나 갈등한다. 부끄러운 시설물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도 있다. 설치된 시설물이기에 당연히 관리돼야 하지만, 그대로 방치되어 시설이 부서지고 사람들이 찾지 않게 되면 금강은 좀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수개월째 쓰레기도 치워지지 않는 시설물은 철거 되는 게 좋지 않을까? 금강의 흉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일 게다. 어디 금강정비사업 이후에 관리되지 않고 버려지는 훼손되는 시설물이 비단 불티나루 뿐이랴! 모든 시설물 관리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전수점검이 필요해 보인 하루였다.
#불티교 #금강정비사업 #불법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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