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폭발물 테러에 집유? '테러 근절'은 멀었다

[피해자 입장] '신은미 콘서트' 사제폭발물 사건, 판결은 나왔지만...

등록 2015.05.14 16:39수정 2015.05.1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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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A군 재판이 끝난 뒤 착잡한 심정으로 피해자 입장을 밝혔다. ⓒ 곽성준


저는 지난해 12월 전북 익산에서 열린 신은미·황선씨의 토크콘서트 사제 폭발물 사건의 피해자 곽성준입니다. 당시 사제 폭발물을 투척한 A군은 14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열린 형사 재판(1심)에서 집행유예(징역 1년 집행유예 2년)를 선고받았습니다.

먼저 지난해 사건이 터지고 지금에 이르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걱정해주시며 관심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아주신 후원과 정성은 저의 치료와 재판 준비에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이번 지면을 통해서 다시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나 퇴원 후 재판에 참석하면서 늘 답답하고 억울했던 것은 수사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수사 행태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점이 너무 많기에 수 차례 의혹을 제기하고 엄정 수사를 촉구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했습니다. 수사는 종결됐습니다. '봐주기 수사,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려는 게 아니냐?'며 당국의 각성을 촉구했지만 검찰의 구형과 사법부의 판결은 '집행유예'였습니다.

사건 처음부터 지금까지 '테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제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14일 판결이 이번 사건과 같은 끔찍한 테러를 예방, 근절하는 데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으로 추방당한 신은미씨와 구치소에 갇혀있는 황선씨가 재판 결과를 듣고 어떤 심경이실지를 생각하면 더욱 답답해집니다. 보호받아야 할 테러 피해자가 오히려 더 억압받고 있는 것.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14일 재판으로 사건의 일부분이 매듭지어졌습니다. 사건이 모두 끝난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도 남은 민사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성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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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 #황선 #토크콘서트 #폭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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