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를 닮은' 산수유, 아름답지 않나요?

산수유 따고 말리는 늦가을 지리산 산수유마을

등록 2011.11.21 11:43수정 2011.11.21 11:46
0
원고료로 응원
a

산수유 열매. 선홍빛 열매가 강렬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준다. ⓒ 이돈삼


늦가을 햇살을 먹고 자란 산수유가 지리산 만복대 기슭, 상위마을을 온통 붉게 색칠해 놓았다. 루비(Ruby)를 닮은 선홍빛 열매가 강렬하면서도 애잔하다. 화려하면서도 수수한 멋을 뽐내고 있다.

주택가, 골목길은 물론 산기슭과 골짜기, 논두렁, 밭두렁 할 것 없이 눈길 닿는 곳마다 산수유가 지천인 지리산 자락,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상위마을. 이른바 산수유마을이다.


a

산수유마을 아낙이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를 따고 있다. ⓒ 이돈삼


a

산수유마을 주민이 바닥에 검은 천을 깔고 산수유를 수확하고 있다. ⓒ 이돈삼


지난 봄 산수유 꽃의 자태에 취한 도시 연인들이 밀어를 속삭이던 그 돌담길에서, 산골 노부부가 산수유를 따느라 부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일이 손으로 열매를 따거나 높은 가지에 올라가 장대로 산수유 열매를 털어낸다. 자연이 길러낸 빨간 보석들이 우수수 쏟아지는 것 같다.

수확된 산수유는 씨를 빼낸 채 가을햇살에 꼬들꼬들 말려진다. 이렇게 말려진 산수유는 1㎏에 3∼4만 원씩 팔린다. 구례에서는 약 1400농가가 300㏊에서 산수유를 재배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70%를 수확하고 있다.

a

산수유 열매. 영롱한 빛을 띠는 게 루비를 닮았다. ⓒ 이돈삼


a

수확한 산수유 열매는 씨앗과 과육을 분리, 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린다. ⓒ 이돈삼


산수유가 노루 꼬리만큼 짧아진 햇살에 꼬들꼬들하게 말라가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골목길에 나뒹구는 산수유도 영롱한 빛을 발산한다. 산수유는 지리산 산삼 녹는 물이 흐른다는 계곡에도 지천이다.

붉게 물든 산수유마을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산유정. 산수유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다. 추수를 끝낸 들녘과 만복대에서 내려온 늦가을 낙엽이 소담스런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다.

산수유 풍경은 어느 때고 아름답다. 역광에 산수유가 빨갛게 빛나면 더욱 황홀하다. 아침저녁으로 찬란한 햇빛이 투과하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빨강색 전구처럼 붉게 빛난다.


a

구례 산수유마을에 서있는 산수유열매 조형물. 이 곳이 산수유의 고장임을 말해주고 있다. ⓒ 이돈삼


a

산수유꽃 조형물. 지리산 자락 산수유마을에 있다. ⓒ 이돈삼


고즈넉한 정취를 맛보려면 비 내리는 날 가도 좋다. 마을은 찾는 사람이 적은데다 비에 젖은 산수유의 선홍빛이 더욱 선명하기 때문이다. 희미한 비안개라도 깔리면 산수유마을은 수채화처럼 은은하고 파스텔화처럼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이 산수유는 주석산, 사과산 등 각종 유기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으뜸이다. 실제 동의보감에도 산수유의 효능이 나와 있다. 당뇨와 고혈압, 관절염, 부인병, 신장계통에 좋다고. 강장제로도 좋고, 뼈를 보호해 주고, 간과 신장을 따뜻하게 보호해 주고, 체질도 강화시켜주고, 원기도 보충해 준다고.

산수유의 신맛은 또 근육의 수축력을 높여주고 어린이들의 야뇨증도 막아준단다. 남자에게만 좋은 것도 아니다. 여성과 노인들의 미용과 건강에도 산수유가 좋다.

a

씨앗과 분리된 산수유 열매 과육. 요즘 건강식품으로 인기다. ⓒ 이돈삼


a

과육과 분리된 산수유 씨앗. 수많은 열매의 산물이다. ⓒ 이돈삼


산수유는 겉보기에 달고 맛있을 것 같다. 하지만 떫고 신맛을 낸다. 그냥 먹기 불편하다. 술로 담그거나 차로 끓여 마시는 게 일반적이다. 차로 마실 때는 물 한 되에 산수유 30g 정도를 넣고 한두 시간 달여 마시면 된다.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첨가해도 좋다. 술로 담가 마시기도 한다. 담그는 방법은 다른 과실주와 같다.

단풍보다도 더 붉은 산수유가 지천인 늦가을 지리산 자락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지리산 드라이브도 겸해서…. 돌아오는 길엔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산수유도 사오고.

a

늦가을 지리산에 해가 지고 있다. 산수유마을에서 본 해질녘 풍경이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산수유마을은 구례 지리산 온천지구 뒤편에 있다. 호남고속국도 곡성나들목에서 곡성역과 고달면 소재지를 지나 산을 넘으면 바로 온천지구다. 순천에서 남원 가는 국도로 구례읍을 지나도 온천지구와 연결된다.


덧붙이는 글 ☞ 산수유마을은 구례 지리산 온천지구 뒤편에 있다. 호남고속국도 곡성나들목에서 곡성역과 고달면 소재지를 지나 산을 넘으면 바로 온천지구다. 순천에서 남원 가는 국도로 구례읍을 지나도 온천지구와 연결된다.
#산수유 #산수유열매 #산수유마을 #지리산 #구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구순 넘긴 시아버지와 외식... 이게 신기한 일인가요?
  2. 2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대전 유흥주점 간 정준호 집행위원장
  3. 3 주목할 만한 재벌 총수 발언... 윤석열 정부, 또 우스워졌다
  4. 4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KBS와 MBC의 엇갈린 평가
  5. 5 청보리와 작약꽃을 한번에, 여기로 가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