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나라 말로 된 엄마나라 책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9 아시아 책장 채우는 날'... 3년째 아시아 책 다문화 도서관에 전달해

등록 2009.11.02 09:10수정 2009.11.0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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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에게 나의 모국어로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고, 책을 읽어주고 싶습니다. 엄마나라 말로 된 엄마나라 책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국어로 책을 읽고자 하는 이주민들을 위한 '2009 아시아 책장 채우는 날' 행사가 지난 31일 연세대 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아름다운재단과 국제워크캠프가 마련한 것으로 다문화도서관 활동가와 대학생 자원활동가 1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7개국 아시아 책 8천권을 분류하고 지역에 있는 20개 다문화도서관에 전달하는 작업을 했다. 또, 다문화를 알아보기 위한 OX퀴즈, 아시아 음식으로 점심을 먹으며 아시아 문화를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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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 하고있는 이주여성들 새벽부터 양산에서 달려온 '희망웅상' 이주여성 자원활동가들이 책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천주희

▲ 자원활동 하고있는 이주여성들 새벽부터 양산에서 달려온 '희망웅상' 이주여성 자원활동가들이 책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천주희

 

'희망웅상' 활동가로 참석한 이수진(베트남·본명: 팜티바오투)씨는 양산에서 오전 12시부터 출발해 서울로 올라왔다. 수진씨는 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피곤할 법도 한데 한국에 3년 반 동안 살면서 베트남 책을 처음 접한다며 반가워했다. 그는 "(베트남 책을 보니까) 베트남에 와있는 느낌이 든다"며, "책을 통해서 한국 사람들에게 베트남을 소개할 수 있고, 다음에 아이를 낳으면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지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또, 함께 온 레아케냐(캄보디아·27)씨는 "한국에서 캄보디아 책이나 다른 아시아책을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책을 읽고 싶으면 캄보디아에 갈 때 사오거나 부탁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행상)에 캄보디아 책이 없어서 아쉽지만, 다른 친구들이 자기나라 책을 읽고 기뻐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07년부터 진행된 '책 날개를 단 아시아'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3년 간 시민들의 기부금과 기업 후원금을 모아 현지에서 책을 구입해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년 동안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등 11개 언어 도서 2만 3천권이 49개 다문화 도서관에 기증됐고, 이번에도 새날학교, 용산 나눔의집, 이주민문화센터, 제주이주민센터 등에 보낼 예정이다.

 

김희정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팀장은 "이주민도 책을 읽고, 고유한 문화를 지닌 사람이라는 통념이 3년간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한 힘"이라며, "이주민 인권이 기본이 되어 이주민 문화권이 형성되고, 앞으로 공공도서관에도 다문화 도서가 제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주노동자의방송(MW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1.02 09:10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주노동자의방송(MW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 아시아 책장 채우는 날 #다문화도서관 #아름다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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