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전국연합, 무한도전은 정부공격적 프로그램

예능프로도 안하는 막장의 진수, 민주주의마져 폄훼하다

등록 2009.07.20 15:25수정 2009.07.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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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 버라이어티는 그 특성상 흥미 위주의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자극적이고 사회통념상 부적절해 보이는 소재를 동원하기도 한다. 선정성이나 폭력성 그리고 개인의 사생활을 동원해 이슈를 만들어내고 시청자들을 끌어모은다. 그래서 버라이티 프로그램들은 종종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무한도전 비판은 당황스럽다. 그 비판의 대상이 선정성이나 폭력성 같은 반사회적인 요소가 아니라, 풍자와 해학과 같은 코미디의 기본 요소이자 민주주의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이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공교롭게도 MBC민영화 법안이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에 의해 강행중인 시점에서, MBC를 응징한다는 시리즈 만화를 내보내고 있다. 그중 6화에서 '현정부를 비판하는 MBC의 무한도전'이라는 제목의 '만화삐라'를 통해서 무한도전이 '현정부와 정책을 비판하는 자막을 내보내고 있다'며 또한 '대통령의 희화화마저도 서슴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뉴라이트가 '현정부를 비판하는 자막'이라고 표현하는 무한도전의 자막은 현재의 무한도전을 있게 한 일등공신으로 팬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다. 기존의 자막이 단지 화면의 부연설명을 하는 기능만을 담당했다면, 무한도전의 자막은 위트와 풍자를 이용해서 상황을 보다 재미있게 만들거나 혹은 자막 자체의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즉 무한도전의 자막은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상황에 억지로 정부비판적 자막을 넣는 게 아니라, 무한도전에나 나올법한 코미디적 상황을 설명하기 가장 좋은 예가 정치적 상황과 표현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한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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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전국연합 무한도전 비판 뉴라이트에서 만화로 제작한 무한도전 비판 ⓒ 뉴라이트전국연합

▲ 뉴라이트전국연합 무한도전 비판 뉴라이트에서 만화로 제작한 무한도전 비판 ⓒ 뉴라이트전국연합

 

뉴라이이트에서 예로 제시한 화면캡쳐에서 노홍철의 노래가사 중 '송아지는 삐약삐약'이라는 내용에 '광우병송아지'라는 자막보다 적절한 비유가 있을까? 교육프로그램이었다면 '송아지의 올바른 울음은 음메'라는 정보가 나갔겠지만, 예능프로에서는 당연히 '광우병송아지'라는 풍자자막이 나가는 것이 정답이다.

 

이런 트집은, 정부의 약점이었던 광우병에 대한 언급 자체를 터부시하고자 하는 뉴라이트의 정치적 입장에 근거하는 것으로, 광우병이라는 단어와 상황을 연결하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코미디적 표현기법일 뿐이다.

 

뉴라이트가 현정부에 대한 공격이라 주장하는 다른 예들도 마찬가지다. 광우병, 진압, 2메가와 같은 단어들은 물론 이 단어들이 연상시키는 것이 이명박 정부 실정과 관련되어 있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이미 널리 쓰이는 단어가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어들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연상시킬수 있으니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혹은 이런 단어들을 사용하면 반정부적이라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표현의자유를 부정하고, 독재를 옹호하고 있다는 자기고백의 표현일 뿐이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무한도전이 예능프로그램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같은 민주주의와 국가의 근간은 희롱하지 않는다.

 

하지만 MBC민영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무한도전이라는 선정성 강한 소재를 사용해, 표현의 자유와 같은 민주주의 기본권리마저 희롱하고 폄훼하는 뉴라이트야말로 '막장'이다. 불륜으로 대적한들, 불치병으로 대적한들 이 정도 '막장버라이어티'가 될 수 있을까?

 

뉴라이트의 이 만화삐라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mbc의 버라이어티 프로를 통한 교묘한 술책에 절대로 빠져서는 안됩니다."

 

이 표현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미디어악법 추진세력의 시민단체를 가장한 교묘한 술책에 절대로 빠져서는 안됩니다."

2009.07.20 15:25 ⓒ 2009 OhmyNews
#뉴라이트 #무한도전 #뉴라이트전국연합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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