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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중인 갑천 호사비오리
 월동중인 갑천 호사비오리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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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된 호사비오리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448호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하천의 지형변화나 생태를 꾸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갑천에서 유영중인 호사비오리를 확인한 것이다. 2015년 이미 확인된 지역이기 때문에 더 유심히 확인했고, 운 좋게도 다시 만났다.

호사비오리는 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 조류로 지구상에 3천 6백에서 6천 8백 마리 정도만 생존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불과 25년 전만 해도 전세계에 약 200쌍 400마리 정도로, 생존에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었다. 때문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EN)으로 보호하고 있다.

한 종이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개체군이 필요하다. 사람은 70억 명인 것에 비하면 호사비오리는 매우 적은 수다. 모든 종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약 10만 개체 정도 유지되어야 종다양성을 유지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하면 호사비오리는 매우 적은 개체만 생존하고 있다.

호사비오리는 비오리와 유사하게 생겼다. 청색의 머리와 흰색의 몸을 가지고 있으며 핑크색의 날카로운 부리가 매우 닮아 있다. 하지만 호사비오리는 머리에 여러 가닥의 댕기가 있고 옆구리에 비늘무늬가 있는 것이 비오리와 다르다. 또 부리가 더 작고 얇은데 외관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호사비오리의 모습
 호사비오리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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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월동하는 호사비오리는 50개체 이내로 추정된다. 이런 호사비오리가 대전 갑천에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월동을 하기 위해서는 먹이인 물고기가 풍부해야 한다. 호사비오리는 1m 내외의 깊지 수심을 좋아한다. 또 모래톱이나 바위 등 쉬거나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 호사비오리가 관찰된 지역은 이런 조건을 잘 가지고 있다. 도심하천이지만 사람의 접근이 많지 않은 곳인 점도 월동지로 적합하다. 현장은 하중도와 모래톱 잘 유지되고 있어 쉬거나 은폐가 가능한 지역이다. 수심 역시 1m 내외로 추정돼 호사비오리 서식에 좋은 조건을 갖춰져 있다.

호사비오리는 사람에 민감하기 때문에 접근을 자제할 수 있도록 서식지라는 푯말 등을 세워 놓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산책하는 시민들과 더불어 위협이 되는 낚시를 월동기간만이라도 통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람과 호사비오리 간의 안건거리 확보가 필요하다.

조류는 매년 같은 월동지와 번식지를 선택한다고 알려졌다. 내년 겨울에도 다시 갑천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찾아온 것이 아니라 매년 찾아오는데 사람들에게 관찰되지 않다가 다시 확인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찾아올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거리두기와 심각한 위협이 되는 낚시 등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여 호사비오리 월동지를 조수보호구역 등으로 지정하여 관리해야 한다.

대전에는 최근 희귀종과 보호종 관찰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정확하게 진단하기는 어렵다. 본래 서식하고 있는 새들을 관찰하는 사람이 늘어나서 더 많이 확인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실제 멸종위기종이 증가하는 것일 수 있다.

하천에 위협요인이 되는 준설이나 벌목 등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준설이나 벌목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최근 확인된 호사비오리, 칡부엉이, 큰고니, 흰꼬리수리, 매, 참수리, 독수리 등의 서식의 확장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이기도 하다.

하천지형이 다양할수록 더 많은 종류들의 새들이 찾아올 것이다. 호사비오리가 월동하는 지역 역시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전 갑천의 많은 구간은 깊은 물만 있는 호소성 지역으로 변해 있다. 횡단구조물(보, 낙차공 등)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횡단구조물로 인해 하천지형이 획일화되면서 특정종인 민물가마우지가 증가하는, 매우 나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의 증가를 제한하기 위해서라도 획일화를 막아야 한다.

하천의 지형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하천 관리 방향의 바꿀 필요가 있다. 일부 보를 해체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대전시는 환경부의 사업을 받아 갑천 수생태 연속성 확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태봉보를 철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주민설명회도 진행했다. 대전에 실제 목적이 사라진 보를 적극적으로 철거하는 정책들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태봉조 철거를 위한 주민설명회 모습
 태봉조 철거를 위한 주민설명회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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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갑천, #호사비오리,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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