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 성남대군 문상민 tvN 토일드라마 <슈룹>에서 성남대군 역의 문상민 배우가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본사 사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슈룹>에서 성남대군 역의 문상민 배우. ⓒ 이정민

 
배우 문상민은 지난 4일 종영한 tvN 토일 드라마 <슈룹>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힌다.

<슈룹>은 사랑하는 아들을 왕세자로 만들기 위해 조선시대 왕실 내명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교육 경쟁을 그린 퓨전 사극 작품으로 최종회 시청률 16.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극 중에서 문상민은 사고뭉치 다섯 왕자를 둔 중전 임화령(김혜수 분)의 차남 성남대군 역을 맡아, 자유분방하고 거침 없는 모습부터 왕세자 자리에 올라 한결 성숙해진 모습까지 모두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오마이뉴스 사옥에서 만난 문상민은 요즘 정신없이 바쁘게 지낸다며 "촬영 끝난 직후부터 인터뷰도 하고 일정을 소화하느라 아직 (드라마가 끝났다는) 실감도 잘 안 난다. 모든 게 처음해보는 경험이다. 이 모든 스케줄이 끝난 뒤에야 서운하고 섭섭한 마음이 들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상민은 그동안 웹 드라마 <마침내 물들다>, 넷플릭스 <마이네임> 등 몇몇 작품에 출연했으나 TV로 방송된 작품은 이번 <슈룹>이 처음인 신인 배우다. 그는 오디션에서 자신이 선발된 이유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며 "전날 라면도 안 먹고 갔더니 그날 얼굴 컨디션은 좋았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너무 긴장해서 (오디션에서)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연기를 잘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간절했던 마음을 알아봐주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김형식 감독이 문상민에게 전해준 정답은 목소리와 체격, 그리고 눈빛이었단다. 문상민은 "감독님께 직접 물어본 적이 있다. 듬직한 체격과 목소리도 좋았지만 눈빛에서 다양한 감정이 보여서 뽑았다고 말씀해주셨다. 성남대군의 입체적인 캐릭터 성격을 잘 구현해줄 것 같았다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있었다"
 

 
치열한 오디션 끝에 선발됐지만 장차 나라를 이끄는 왕세자가 되는 중요한 역할은 신인 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문상민은 "저도 뭔가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김형식 감독은 오히려 '뭘 하려고 하지 말라'는 조언을 건넸다고. 그는 "연기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너무 풍기지 말라고 해주시더라. 초반에 그렇게 잡아주신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성남대군을 만들어나가는 1년 동안 감독님이 늘 동행해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단다.

"미리 대본을 보면서 준비하고 현장에서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가더라도, 늘 뜻대로 되지는 않더라. 현장에는 늘 변수가 있고, 상대방 배우가 하는 연기를 보고 내가 바뀔 수도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유연성을 배웠다.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내가 준비하지 못했던 리액션이 나오기도 하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 항상 열려있어야 하고 말랑말랑한 배우가 되어야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구나 깨달았다." 

극 중에서 성남대군은 왕세자에 오를 정도로 말도 잘 타고 무예에도 능한 인물이다. 1년여간의 액션 연습을 통해 대부분의 액션 신을 직접 소화했다는 문상민은 실제로 촬영 도중에 왼쪽 눈 밑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티가 잘 안 나지 않나. 사실 상처가 작지는 않았다. 순간적으로 합이 안 맞아서 사고가 났는데 지금은 치료를 잘 받고 있어서 많이 아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액션이 처음이었는데 점점 욕심이 나더라. 잘하고 싶었다. 액션으로 합을 잘 맞췄을 때 느껴지는 쾌감이 있다. 긴 호흡의 합을 해보면 어떨까 그런 게 궁금해졌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슈룹> 촬영현장은 문상민을 비롯한 20대 또래 배우들이 많아 늘 화기애애 했다. 문상민은 그중에서도 의성군 역을 맡은 배우 강찬희를 '베스트 파트너'로 꼽았다. 그는 "초반에 성남대군과 의성군의 감정적 대립 신이 많았는데 시너지가 정말 좋았다. 나이도, 에너지도 비슷해서 소통이 자유로웠고 찬희가 저를 굉장히 배려해줬다"고 고마워 했다. 이어 "의성군은 악역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강찬희가 연기를 잘했다. 의성군은 어린 나이에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자기도 일을 저지르고 어쩔 줄 몰라하지 않나. 그 감정의 혼돈을 표현하는 찬희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나도 언젠가 저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촬영현장에서는 또래 배우들과 작품이 끝나면 꼭 놀러가자고 약속했었지만 지금은 다들 쏟아지는 관심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문상민은 "단체 채팅방도 현재는 비활성화 상태다. 일정이 다 끝나고 나면 같이 놀러가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을 한 달가량 남겨둔 지금, 문상민 역시 올해 하반기 최고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본, 시나리오 뿐만 아니라 광고계에서도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다는 전언. 문상민은 "아직 얼떨떨하기만 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슈룹>은 내게 선물같은 작품이었고 2022년도 선물같은 한 해였다. 감사한 일이지만 큰 책임감도 생겼던 시간이었다. 2023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고민하는 단계인 것 같다. 앞으로도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상민 슈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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