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헹가래 받는 감독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 대 스페인 경기에서 모로코가 승리했다. 이날 모로코는 스페인을 승부차기에서 3-0으로 누르고, 월드컵 출전 52년 만에 첫 8강 진출을 이뤘다. 사진은 16강전 승리 후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 왈리드 라크라키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모습.

▲ 모로코,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헹가래 받는 감독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 대 스페인 경기에서 모로코가 승리했다. 이날 모로코는 스페인을 승부차기에서 3-0으로 누르고, 월드컵 출전 52년 만에 첫 8강 진출을 이뤘다. 사진은 16강전 승리 후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 왈리드 라크라키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모습. ⓒ AP/연합뉴스

 
모로코가 '무적 함대' 스페인을 격침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전까지 120분을 0-0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이로써 모로코는 1986년 멕시코 대회 16강을 넘어 처음으로 8강에 오르며 이번 월드컵 최고의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또한 식민 통치의 고통을 안겨주었던 스페인을 축구로 처음 꺾는 감격도 누렸다. 

반면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스페인은 16강에서 조기 탈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모로코의 '질식 수비'... 공만 돌리다 끝난 스페인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스페인을 맞아 모로코는 철저히 준비하고 나왔다. 수비 라인을 내리면서도 철저히 간격을 유지해 스페인 특유의 빌드업 축구를 압박했다. 

모로코는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치면서도 전반 11분 아슈라프 하키미의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스페인은 패스의 속도를 높이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모로코도 수비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기회가 찾아오면 과감한 측면 돌파를 시도하면서 자신들도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을 스페인에 각인시켰다. 

스페인의 패스워크는 평소처럼 훌륭했으나, 모로코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모로코가 전반 막판에 공격을 주도했으나 역시 골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급해진 스페인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18분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뜨린 알바로 모라타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그러나 모로코의 수비벽은 갈수록 견고해졌다. 스페인은 후반 추가이 되어서야 다니 올모의 프리킥으로 모로코 골문을 노렸으나 골키퍼 야신 부누가 몸을 날려 쳐내면서 결국 후반전도 소득 없이 끝났다. 

시간은 모로코의 편이었다. 만약 지더라도 잃을 것이 없는 모로코는 스페인의 조급함이 더해질수록 편안한 경기를 펼쳤다. 연장 전반 왈리드 샷디라가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문전 앞에서 때린 슈팅이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의 선방에 막혔다.

스페인도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파블로 사라비아가 날린 회심의 슈팅마저 골대를 외면하면서 결국 양 팀은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스페인, 또 승부차기 악령... 두 대회 연속 패배
 
스페인과 승부차기서 '선방 쇼' 보여준 모로코 부누 6일(현지시간)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공을 막아내고 있다. 이날 두 팀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0-0 무승부를 거둬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렸다.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은 부누가 지키는 골문을 한 번도 뚫지 못한 채 0-3으로 패했고, 모로코는 처음 출전한 1970년 멕시코 대회 이래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 스페인과 승부차기서 '선방 쇼' 보여준 모로코 부누 6일(현지시간)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공을 막아내고 있다. 이날 두 팀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0-0 무승부를 거둬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렸다.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은 부누가 지키는 골문을 한 번도 뚫지 못한 채 0-3으로 패했고, 모로코는 처음 출전한 1970년 멕시코 대회 이래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 AP/연합뉴스

 
승부차기에서는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선축을 한 모로코는 압델하미스 사라비가 1번 키커로서의 엄청난 부담을 극복하고 가볍게 골을 넣었고, 이 기세를 몰아 2번 키커 하킴 지예흐가 골문 한 가운데로 때리는 과감한 슈팅으로 연거푸 성공했다.

반면에 스페인은 1번 키커로 나선 파블로 사라비아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2번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의 슈팅마저 부누의 선방에 막히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스페인 프로축구에서 10년째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부누는 스페인 키커들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궁지에 몰린 스페인은 시몬이 모코로의 슈팅을 막아내며 기사회생하는 듯했으나, 3번 키커로 나선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슈팅마저 부누에 막히면서 패배를 직감했다.
 
결국 모로코는 4번 키커 하키미가 골키퍼를 속이는 감각적인 파넨카 슛으로 스페인의 골문을 가르면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로써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아프리카 국가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르는 명예까지 세웠다.

더 나아가 모로코가 8강전에서도 승리한다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아프리카 국가가 된다. 

한편 2018 러시아 대회에서도 개최국 러시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던 스페인은 이번에는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두 대회 연속으로 승부차기 패배로 탈락하는 아픔을 겪게 됐다. 

이날 스페인은 무려 1019개의 패스를 주고받았고, 공 점유율도 77%를 기록하며 경기 내용 면에서 모로코를 압도했으나, 축구는 결과로 말한다는 것을 다시금 곱씹으며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모로코 스페인 카타르월드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