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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문 저수지 바닦의 펄처럼 갈라진 공주보의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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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문화제로 인해 닫혔던 수문이 열린 지 한 달이 되었다. 백제제문화제는 10월 1일~10일까지 진행되었으나 23일간 수문을 닫아 행사를 치렀다. 수문이 개방된 채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겠다는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은 채 마무리 되었다.

양치기 소년을 넘어 스스로 신뢰를 깨는 행정을 보인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수문이 열린 지 한 달이 지난 13일, 공주보 상류를 보며 내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장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금빛 모래사장이 가득했던 곰나루는 두꺼운 펄이 가득했다. 신발을 벋고 걸으며 강변의 고즈넉함을 즐기던 백사장은 이제 없다.

모래는 영양분이 많아 풀이 자라지 않는다. 때문에 나무와 풀이 자라지 않아 모래와 강이 유지된다. 하지만 펄은 오염물질이 많아 풀이 자란다. 내년이면 이곳에도 풀이 가득 차지하게 될 것이다.

풀이 자리 잡은 후에는 나무가 자라면서 육화된다. 육화가 고착화되면 모래강은 사라진다. 육화의 출발은 펄이 쌓이면서 시작된다. 공주보 상류는 다시 그 조건을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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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의 모래사장의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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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이 다시 돌아 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 봄비가 장맛비처럼 내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펄이 씻겨나간 후 다시 모래를 만들어 주는 자연의 힘을 기다려야 할 수 밖에 없다. 자연의 힘이 아니면 사라지기 어렵다. (관련 기사: 54일간의 비가 11년 전 금강을 되돌려줬다 http://omn.kr/1osmx)

펄은 건조되면서 쩍쩍갈라져 있었다. 저수지가 마르면서 바닥을 드러내고 오염물이 가득한 펄이 건조된 그런 형상이다. 가까이 가기조차 싫어진다. 금강의 암덩어리가 되었다. 걷고 싶은 강을 되돌려 달라는 외침을 하고 싶은 정도 였다. 야생동물들은 이런 펄을 걸으며 물가로 가 물을 마신다. 고라니와 너구리 등이 썩은 펄위를 걷게 된 것이다.

금강의 요정을 기다려본다. 혼자 묵묵하게 모래톱을 복원했던 금강요정이 절실하게 생각난다. 진짜 하늘에서 내려온 요정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내년봄 다시 풀이 자리잡기 전에 펄을 조금이라도 씻어 낼 수 있는 비가 오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풀씨가 자리잡으면 다시 금강의 모래사장을 위해 다시 제초원정대를 꾸려야겠다. 육화되는 강이 아닌 금빛 모래강을 위해서 말이다. (관련 기사: 환경을 지키는 사람들이 제초라니? http://omn.kr/1npkf)

태그:#금강, #모래, #수문, #백제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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