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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인천본부(아래 6.15 인천본부)는 지난  4일 인천 창영동 영화국제관광고등학교 본관 2층 에스더홀에서 2시간에 걸쳐 토론회를 열었다. 현장에서는 꽉 막힌 작금의 남북관계가 충돌의 위기로 차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인천이 나서서 평화의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10.4남북정상선언 15주년을 기념하여 '멈출 수 없는 한반도평화, 인천에서 다시 시작하자!'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행사는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 기념식에 이어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회원단체 대표들과 회원들, 그리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아래 민주평통) 인천지역회의 이정희 부의장과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김의중 상임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앞서 진행된 기념식은 대회사와 내빈들의 축사로 진행되었다. 이성재 6.15인천본부 상임공동대표는 대회사에서 "미국 내에서도 대북정책 의 목표가 비핵화에서 군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점을 제기하면서 이제는 "정치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를 풀어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윤석열 정부가 가치동맹, 경제동맹을 외치지만 지난 유엔총회 방문시 미국의 홀대를 예로 들며, 각국이 각자도생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 역시 닥쳐 온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의 지름길이 바로 남북관계 개선에 있음을 역설했다. 또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한강하구의 공동이용이 적시된 10.4선언을 방향타 삼아 남북관계 개선에 인천이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은 영상 축사에서 "평화는 시민 스스로 평화의 주체가 되어 실천해야 한다"면서 "인천시교육청은 이번에 강화 교동에 만들어진 난정평화교육원 등을 활용해서 학생들과 시민들 속에서 평화 통일교육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통 인천지역회의 이정희 부의장은 축사에서 "인천은 강화 옹진 등 북과 직접 경계를 맞대고 있는 접경지역으로 그 어느 곳보다 평화가 절실한 지역"이라며 "민주평통을 통해 시민들 속에 평화와 공존의 필요성이 중요함을 인식시켜 나가는 데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축사에 나선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김의중 상임대표는 "우리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춘 휴전상태라 이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며 "이제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당장의 통일을 위해 서두를 게 아니라 평화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이 남북 평화공존에서 주도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평화를 이끌어가는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다 해나가도록 적극적인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기념식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는 6.15인천본부 강주수 상임공동대표의 사회로 남근우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와 4명의 토론자 발표 순으로 진행되었다.

남근우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과 민선 8기 인천시의 남북협력 정책 변화를 개관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 중심지인 인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천은 민간인이 전혀 접근할 수 없는 DMZ를 앞세워 정책을 펼칠 것이 아니라 인천이 가진 소중한 자산, 곧 한강-임진강-예성강이 만나는 한강하구와 서해5도 등 남북이 공동으로 이용 가능한 자산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도 기후위기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시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응답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는 점도 제기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남북 그린데탕트 구상을 밝혔는데, 인천이야말로 남북 그린데탕트의 최적지임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짚었다.

발제에 이어 토론에 나선 6.15인천본부 이성재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정세를 보면 남북관계가 꽉 막힌 듯이 보이지만 북의 5차례에 걸친 미사일 발사와 기시다 일본 총리의 조건없는 북일회담 제안으로 보건대 지금의 정세가 지난 2017년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으니 그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남북간 직접적인 교류와 대화 채널이 막혀 있는 현실에서 인천은 다른 도시와 달리 유엔기구 8개를 포함해 15개의 국제기구를 가지고 있기에 이를 활용해 3자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인환 민주평통 인천지역회의 기획조정위원장은 민선7기에서 제시되었던 서해평화협력청 설치, 강화 교동 평화산단 조성 등의 과제들을 정치적 이해와 이념적 배타성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인천이 남북관계의 교두보와 접경도시라는 잇점을 살려 민선8기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 갈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민주평통 인천지역회의는 시민들 속에서 남북 간 상호불신의 벽을 허물고 평화적 교류사업을 창의적으로 마련하는 데 노력해 가겠다고 밝혔다.

조현근 서해5도평화운동본부 정책위원장은 독도와 달리 한강하구와 서해5도는 그 중요성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천시가 중심이 되어 적극적인 캠페인이라도 벌여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현재 한강하구와 서해5도에 대한 국가의 의무와 역할을 규정한 법률이 없음을 지적하면서 서해5도 기본법운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김국래 중국 산동대 한중일협력센터 겸임연구원은 '균형감각을 잃어버리고 편향된 노선을 추구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지금의 우크라이나가 보여 준다'면서 인도를 긍정적인 모델로 삼을 것을 주문하였다. 국제정세와 윤석열정부의 친미동맹 일변도의 정책으로 당분간 남북관계에서 별다른 진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민사회가 중앙과 지방정부의 대북정책에 개입하기 위한 여론활동에 나서고, 평화통일 분위기 조성을 위한 교육활동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한결 같이 인천이 가진 평화자산들(유엔 등 국제기구들 포함)을 잘 활용해서 중앙정부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다른 접경 시도와 달리 인천만이 지니고 있는 한강하구와 서해평화특별수역 등의 잇점들을 제대로 활용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참석자들과 함께한 질의 응답에서는 평화통일 교육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한편 한반도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위험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전쟁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들과 세력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연대체,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남근우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
 남근우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의 발제
ⓒ 지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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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모습(좌로부터 김국래, 김인환, 조현근, 강주수, 이성재, 남근우)
 토론 모습(좌로부터 김국래, 김인환, 조현근, 강주수, 이성재, 남근우)
ⓒ 지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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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의 기념 촬영
 참가자들의 기념 촬영
ⓒ 지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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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6.15인천본부, #평화도시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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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학박사, 번역가. 충남 청양 출생. 시집 <<송전탑>>(2010). 번역서 <<명상으로 얻는 깨달음>>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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