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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9일 오후 10시 39분]

필자는 올해 초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하다가, 한 글을 봤다. 그 글은 '우리 학과에 우리 학교 출신 교수님이 왜 이렇게 없지?'라는 글이었다. 그 글을 보고, 문득 필자의 학교(경희대학교)에 재직 중인 교수님들 중 자교 출신 교수님들의 비율이 궁금해 2022년 1월 28일, 정보공개청구를 해봤다.

처음엔 '각 단과대학별 교원들의 출신 학부'를 정보공개청구했다. 청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필자가 맨 처음 청구한 정보공개청구서이다. 해당 청구는 비공개 결정이 났다.
 필자가 맨 처음 청구한 정보공개청구서이다. 해당 청구는 비공개 결정이 났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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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청구한 내용은 당연히 비공개 결정되었다(지금 보니 해당 청구 내용이 다소 무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2월 15일, 이의신청을 통해 전체 교수님 중 모교 출신 비율만 공개해달라고 요청드렸다. 그랬더니 3월 10일에 다음과 같이 공개 결정을 해주셨다. 
 
필자가 이의신청을 제기한 내용이다. 직전 청구와는 달리 전체 교수님의 비율만 청구했고, 공개결정이 내려졌다.
 필자가 이의신청을 제기한 내용이다. 직전 청구와는 달리 전체 교수님의 비율만 청구했고, 공개결정이 내려졌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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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경희대학교 학부 출신 전임교원은 총 532명으로 38.72%였다(단, 학부 출신 전임교원 수를 집계한 기준일은 아쉽게도 정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았다). 생각보다 높은 비율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학교에 우리 학교 출신 교수님이 이렇게 많다고?'라는 놀라움도 들었고, 신기했다.

그리고 이를 받아보니 '다른 대학들은 어떨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3월, 주요 사립대와 국공립대 등에서 필자가 임의로 선정한 대학(25개교)들에 아래와 같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앞서 본 것처럼 경희대는 이미 청구했기에 추가로 청구하지는 않았다).

참고로 25개교 중 연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는 정보공개포털에 등록되어 있지 않아, 따로 메일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거나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청구를 진행했다.
 
해당 정보공개청구서는 서울대학교에 청구한 내용이다. 서울대를 비롯해 25개 대학에 같은 형식의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해당 정보공개청구서는 서울대학교에 청구한 내용이다. 서울대를 비롯해 25개 대학에 같은 형식의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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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첫 번째 청구를 하면서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다. 3월 15일, 건국대학교에서 정보공개청구와 관련해 메일을 하나 주셨는데, 바로 정보 요청 범위가 모호하다는 것이었다.
  
건국대학교 정보공개 담당자분께서 위와 같이 메일을 주셨다.
 건국대학교 정보공개 담당자분께서 위와 같이 메일을 주셨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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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교무팀 측은 교원의 범위와 모교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문의를 해왔다. 이를 받고 나서, 필자가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건국대 교무팀에 감사드린다). 그래서 부랴부랴 메일을 회신드리고, 25개의 정보공개청구를 취하하고 다시 청구했다.
  
25개교에 접수된 청구서를 모두 취하했다
 25개교에 접수된 청구서를 모두 취하했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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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이 바로 무수한 청구 목록이다. 1시간 가까이 청구했는데 필자의 무지로 인해 결국 다 취하할 수밖에 없었다. 다중청구가 가능했다는 걸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좀 더 정보의 범위를 명료화 해 재청구했다.
 좀 더 정보의 범위를 명료화 해 재청구했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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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범위를 좀 더 구체화해서 25개교에 재청구했다. 이러한 일련의 고생(?) 후에 다행히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대부분의 대학들이 공개 결정을 해준 것이다. 그런데 이와 달리 서울대, 중앙대, 연세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들은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서강대와 한양대는 공개결정을 했는데, 서울대와 중앙대는 비공개결정을 했다.
 서강대와 한양대는 공개결정을 했는데, 서울대와 중앙대는 비공개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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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필자는 이들 학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다행히 대부분 학교에서 이의신청을 받아들여서 공개를 해주셨다.
  
서울대학교에 이의신청을 한 결과, 사진과 같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공개결정을 내렸다.
 서울대학교에 이의신청을 한 결과, 사진과 같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공개결정을 내렸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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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와 반대로, 비공개 결정한 대학 중 유일하게 연세대학교만은 이의신청을 기각하면서 비공개 결정을 유지했다.
 
연세대학교는 다른 대학들과 다르게 유일하게 이의신청도 기각해, 비공개결정을 유지했다.
 연세대학교는 다른 대학들과 다르게 유일하게 이의신청도 기각해, 비공개결정을 유지했다.
ⓒ 허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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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경희대를 포함한 26개교 중 24개 학교의 모교 출신 교수 비율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이 중, 건국대·동국대·한양대는 서울캠퍼스를 기준으로 받은 수치다). 

비율을 알 수 없는 2개교 중 하나는 앞서 말한 연세대학교이고 나머지 하나는 홍익대이다. 홍익대는 공개 결정을 하면서 학교 자료집 및 학교 홈페이지에 교수 정보가 나와 있으니 확인하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필자가 몇천 명이 되는 교수님들의 정보를 하나하나 다 확인하는 건 무리였다.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각 대학의 모교 출신 교수 비율을 공개하겠다. 앞서 사진으로 설명한 것처럼,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2022년 3월 1일 기준 해당 대학 전체 교수님들의 '모교출신 비율'을 요청했다. 여기서 '모교출신 교원'이란 학사를 해당 대학에서 나온 전임교원(정년, 비정년)을 의미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들이 청구 내용처럼 3월 1일 기준의 학부 출신 전임교원 수를 집계해 보내왔다.

일부 대학의 경우 날짜가 다소 다른 경우가 있긴 했으나, 모두 3월~4월이 기준일이었다(단, 강원대의 경우, "교육공무원임용령 제4조의3(대학교원의 신규채용)의 적용 시기인 2009년 이후 임용자의 강원대 출신 비율은 16.16%입니다(2022년 3월 1일 기준)"이라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보내오긴 했다).

대학 순서는 사립대, 국립대, 공립대, 과학기술원 순이며, 각각 가나다순이다.

<사립대학>
1 건국대학교(*서울캠퍼스): 21.69%
2. 경희대학교: 38.72%
3. 고려대학교: 58.02%
4. 동국대학교(*서울캠퍼스): 22.1%
5. 서강대학교: 29.8%
6. 성균관대학교: 23.5%
7. 성신여자대학교: 14.6%
8. 중앙대학교: 36.3%
9. 이화여자대학교: 42%
10. 포항공과대학교: 16.61%
11. 한국외국어대학교: 34.94%
12. 한양대학교(*서울캠퍼스): 42.03%

<국립대학>
1. 강원대학교: 16.16%
2. 경북대학교: 41.8%
3. 경상국립대학교: 21%
4. 부산대학교: 38%
5. 서울대학교: 77.35%
6, 전남대학교: 38.2%
7. 전북대학교: 39.8%
8. 제주대학교: 17.4%
9. 충남대학교: 31.4%
10. 충북대학교: 20.79%

<공립대학>
1. 서울시립대학교: 8.5% 

<과학기술원>
1. 한국과학기술원: 20.1% 


위 대학 중 모교 출신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 10개교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위: 서울대학교(77.35%)
2위: 고려대학교(58.02%)
3위: 한양대학교(42.03%)
4위: 이화여자대학교(42%)
5위: 경북대학교(41.8%)
6위: 전북대학교(39.8%)
7위: 경희대학교(38.72%)
8위: 전남대학교(38.2%)
9위: 부산대학교(38%)
10위: 중앙대학교(36.3%)


서울대와 고려대에서는 모교 출신 교원 비율이 50%를 넘고 다수의 대학에서 전체 3분의 1이 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필자의 대학도 전체의 교원의 40% 가까이가 모교 출신이다. 어쩐지 교양 수업 교수님이나 학과 교수님 중 모교 출신인 분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각 대학별 모교 출신 교수 비율을 살펴봤다. 이처럼 정보공개청구는 실생활과 밀접한 정보뿐만 아니라 지나가듯 궁금한 내용도 알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 분들도 정보공개청구를 적극적으로 이용해보길 바란다.

태그:#정보공개청구, #정보공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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