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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경남연대, 조선하청노동자살리기 거제지역대책위원회는 5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경남연대, 조선하청노동자살리기 거제지역대책위원회는 5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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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며 목숨을 건 '끝장 투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빠른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 가입한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형수, 아래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을 내걸고 5일로 파업 34일째를 맞았다.

옥포조선소 1도크 유조선 건조 형장에서는 하청 노동자들이 6월 22일부터 농성하고 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가로‧세로 1미터 철판을 스스로 몸을 가두었고, 다른 6명 조합원은 20미터 높이에서 농성하고 있다.

거제경찰서는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간부 3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이는 현재 검찰이 검토하고 있으며, 법원에 아직 청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형수 지회장에 지난 4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는 13일까지 의견청취를 위해 경찰로 출석하라"고 안내했다.

하루 전날인 4일, 대우조선해양 직장‧반장들로 구성된 '현장책임자연합회'와 사내협력사대표들은 경남경찰청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는 집회를 열거나 촉구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경남연대, 조선하청노동자살리기 거제지역대책위원회가 이날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권력은 절박한 투쟁을 막을 수 없다"며 "경남도,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은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최경아 변호사는 "헌법과 노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집회할 권리와 노조 활동, 쟁의권은 보장되어야 한다"며 "형사소송법상 체포 영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경찰은 '요건불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경찰의 체포영장 신청은 무리한 수사진행의 하나다"며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간부들은 경찰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으며, 이번 쟁의행위 이후에 임의 출석하여 조사를 받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백번을 양보하더라도, 가사 현재 긴급하게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면 현행범 체포를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요건불비이기에 할 수 없다는 점은 경찰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간부들은 소재도 분명하고 연락도 지속적으로 되고 있으며, 도망 우려가 있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는 상황도 아니므로, 체포영장의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쟁의행위와 관련해 그는 "오히려 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무리하게 집행되면 현장에서 쟁의 통제가 어렵게 될 수도 있고, 자칫 자주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노사관계에 수사기관이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노동단체들은 회견문을 통해 "하청노동자의 절박한 요구에도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사내하청업체를 내세워 공권력 투입을 재촉하였고, 경찰은 장단에 맞춰 춤을 췄다"고 했다.

이들은 "현 상황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사내하청업체에 입김에 따라 움직인 결과이며, 체포영장 자체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무리한 신청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노동자의 목숨을 건 상황의 해결보다 현 상황을 탄압하기 위한 방법만 찾다보니 벌어진 촌극이다"고 했다.

공권력 투입 요청에 대해, 이들은 "거통조고선하청지회는 비폭력투쟁을 지향하며, 대우조선해양 사측의 폭력적인 농성장 침탈에도 묵묵히 파업 투쟁 대오를 지키며 교섭을 요구해왔다"며 "그러나 교섭을 진행해 사태를 해결해야 할 주체가 체포·구속된다면 지금 사태를 해결할 길은 찾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이어 "공권력을 투입하더라도 파업 대오를 해산시킬 수 없다. 극한의 농성 중인 하청노동자를 끌어낼 수도 없다"며 "이번 투쟁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닌 차별 속에 살아가는 모든 하청노동자의 저항이다. 공권력의 투입은 대우조선과 경남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저항에 이은 극단의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에 대해, 노동단체들은 "목숨을 건 청노동자의 투쟁을 매듭지을 수 있는 실질적인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산업은행은 여전히 하청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도에 대해 이들은 "하청노동자의 투쟁은 거제‧경남지역의 경제를 살리고, 호황을 맞은 조선업의 중장기적 유지‧발전을 위한 투쟁이다"며 "박완수 도지사와 경남도는 공권력 투입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사태 해결에 나서도록 촉구하고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단체들은 "경남도,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은 7명의 조선하청노동자가 살아서 가족의 품으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오는 8일 오후 2시 대우조선해양 남문 앞에서 "조선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거리행진한다.

태그:#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민주노총 경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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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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