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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민주노총에서 ‘지역형 일자리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23일 민주노총에서 ‘지역형 일자리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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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민주노총 중회의실에서 '지역형 일자리는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평등노동자회가 주최했다. 평등노동자회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조직사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노동조합 운동을 기획하는 단체다.

평등노동자회는 이번 토론회에 대해 "노동계에서 지역형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그래서 무슨 이야기가 필요한 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고 했다.

'상생형 지역일자리(지역형 일자리)'는 노동자, 기업, 지역민, 지자체 등 지역의 경제주체들이 노동조건, 투자계획,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상생협약을 체결한 후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이다.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선정되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재정적, 행정적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정부가 지정한 지역형 일자리는 군산, 광주 등을 포함해 6곳이다.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여한 김현철 군산형일자리사업단 단장은 "한국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군산 국가산업단지 내 총생산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 사이에 군산 인구 7700여 명이 유출되었는데, 이중 약 7천 명이 청년이었다"며 군산형 일자리가 추진된 배경을 밝혔다.

이어 "2019년 상생협약을 체결했고, 2021년 지역형 일자리 지정을 받았다. 완성차 3개사와 부품사 1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노측이 5년간 파업하지 않고 상생 협의회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이에 대해 노동권 박탈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다만 사측이 노측에게 해당 요구를 수용시키기 위해 우리사주제, 노동이사제 등을 받아들여 일종의 빅딜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수평적 원하청 관계는 상생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라며 "단체협상을 아예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 업체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두고 진행할 필요성이 있을 거 같다. 원청 기업이 하청 기업의 이윤을 보장해 주어도 그것이 곧바로 하청 기업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원청 기업 노조와 하청 기업 노조가 각자의 영역에서 낙수효과를 강제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로 추진된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설립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현재 GGM에서는 캐스퍼가 생산되고 있다.

"노사협력 경영 한다지만, 구체적 이야기는 없어"
 
광주 빛그린산단 노동조합 고창운 위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광주 빛그린산단 노동조합 고창운 위원장이 발제하고 있다.
ⓒ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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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참여한 고창운 빛그린산단노동조합 위원장은 "저는 현재 GGM에서 생산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입사한 후 1년이 지났다. 지난해 9월에 첫 차량 생산이 있었다. 그 사이 모든 설비들이 들어오는 과정을 지켜봤다"며 "현재 약 600명이 근무하고 있고, 90% 이상이 정규직인데 2021년 기준 생산직 470여 명의 임금은 평균 2940만 원으로 적정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임금을 3% 가량 올리기로 했는데, 여전히 당초 이야기되었던 적정임금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현장에서도 완성차 공장에서 이렇게 받고 일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광주형 일자리 추진 당시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실현, 원하청 관계 개선 등 4대 의제를 설정했지만, 해당 의제들이 현장에서는 선언에 그치고 있는 것 같다. 노사협력 경영을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저는 광주형 일자리 4대 의제를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구현할 지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당사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막 문을 연 GGM에서 입사자 34명이 퇴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당시 광주시의회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한 장연주 정의당 광주시의원은 "당초 노동자들이 기대했던 연봉 3500만 원과 현격히 차이나는 급여로 인해 34명이 퇴사했다"며 "급여 하향평준화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체 근무인원 566명 중 5.2%인 34명이 퇴사했는데, 지난해(2020년) 전국 대기업 평균 퇴사율은 13%였다"라며 "이제 막 첫 자동차가 나온 상황이다. 앞으로 투자협약에 의해 노사민정의 용역과 물가 상승을 감안해 적정 임금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평등노동자회 측은 "지역형 일자리는 자동차 산업에 치중하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하기 좋은 모델로 인한 노동권 제약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기본권이 지켜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태그:#광주형 일자리, #군산형 일자리, #상생형 지역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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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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