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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한 게 1969년이니 올해로 52주년이 되는 셈이다. 지구의 날을 맞아 새삼 지구별과 지구별의 뭇 생명들의 안위를 돌아보게 된다.

지구별의 안위를 위협하는 건 무엇보다 기후변화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들은 우리 인간의 삶터마저 위협하고 있어 지구의 온도를 식히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탄소중립이 국제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인 것이다.

기후변화와 낙동강 녹조라떼

이 탄소중립 시대에 낙동강의 현실을 다시 돌아본다. 낙동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우리 인간과 뭇 생명들의 안위도 함께 돌아보게 된다.
 
낙동강의 녹조라떼 현상. 2012년 여름부터 매해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상기후로 인해 더 일찍 시작되고 더 길게 지속되고 있다.
 낙동강의 녹조라떼 현상. 2012년 여름부터 매해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상기후로 인해 더 일찍 시작되고 더 길게 지속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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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낙동강에도 심각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른바 녹조라떼 이야기다.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면 즉시 나타나는 것이 녹조라떼라 불리는 녹조 현상이다. 녹조, 보다 정확히는 남세균의 대량 증식 현상이다. 이 남세균의 대량 증식 현상이 위험한 것은 남세균이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독은 청산가리 100배 수준이라는 맹독으로 2020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는 코끼리 350마리를 몰살시킬 정도로 강력한 물질이다. 이 강력하고 위험한 물질이 나오는 녹조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해 더 이르게 시작되고 더 오래 지속되는 건 지난 10년간 목격된 사실이다.

과거 7월 정도부터 시작되던 녹조 현상이 이제는 6월 초중순만 되면 나타난다. 그리고 여름을 지나 가을, 심하게는 초겨울까도 녹조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
  
녹조 독으로인해 죽어가는 물고기
 녹조 독으로인해 죽어가는 물고기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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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물고기를 비롯한 수중 생물부터 그 물을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야생동물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위협 받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의하면,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은 발암물질인데다 인간의 간, 폐, 혈청과 뇌 그리고 최근에는 생식기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위험한 물질이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에서 창궐하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의 녹조 현상은 2012년 처음 시작됐다. 그 해는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보가 만들어지고 물을 채우기 시작한 때다. 물을 채우자마자 그 해 여름 녹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 전에는 하굿둑으로 막힌 그 일대에서만 보고되던 것이 8개나 되는 낙동강 보로 인해 이제는 낙동강 전역에서 보고되고 있다. 

낙동강 전역에 녹조로 인한 마이크로시틴이라는 독성물질이 창궐하고 이것이 우리 인간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최근에는 이 독성물질이 낙동강 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서까지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낙동강 녹조 물로 기른 쌀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낙동강 녹조 물로 기른 쌀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 임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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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의 주식인 쌀에서 독성물질이 나온 것은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에 실은 독이 들어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비단 쌀뿐만이 아닐 것이다. 낙동강 물로 농사지은 모든 농작물들에서 이 녹조 독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실제로 무와 배추, 상추에서는 녹조 독이 검출됐었으니 말이다.

녹조 독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지구의 혈관 낙동강을 흐르게 해야 

녹조 독으로 인한 공포가 이제 일상으로 다가왔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노력은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주면 된다. 흐르는 강에서는 녹조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낙동강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낙동강 보의 수문을 헐거나 열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녹조는 사라진다. 먼저 수문을 연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수문을 열어주는 것이야말로 일상으로 다가온 녹조 독의 공포로부터도 벗어나는 길인 것이다.

강은 지구별의 혈관에 해당한다. 혈관이 막히면 어떻게 되나? 인체가 살 수가 없다. 강도 마찬가지다. 지구별의 혈관인 강이 막히니 물고기가 떼죽음하고 큰빗이끼벌레와 실지렁이와 깔따구 같은 이상 생명체가 출연하는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고, 그 정점에 녹조 현상이 있다.
 
지구별의 혈관인 강. 강은 막힘 없이 자유롭게 흘러야 한다.
 지구별의 혈관인 강. 강은 막힘 없이 자유롭게 흘러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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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의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 막힌 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 그 길만이 지구가 살고 지구별의 뭇 생명들이 살고 우리 인간이 사는 길이다.

오늘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별의 혈관 중 하나인 낙동강이 막혀 죽어가고 있다. 덩달아 지구별도 위험하고 그 안의 뭇 생명들도 위험에 처해 있다. 하루빨리 낙동강이 흐르게 되기를, 그래서 지구별과 그 안의 뭇 생명들이 우리 인간과 함께 평화롭게 공존하는 그런 세상을 간절히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14년간 낙동강을 기록해오며 4대강사업의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다.


태그:#낙동강, #녹조라떼, #마이크로시스틴, #이상기후, #지구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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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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