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대구점에 이어 대구스타디움점을 폐점하기로 하자 마트노동자들이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해소해줄 것을 촉구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마트노동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20일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대형마트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대구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마트노조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오프라인 거점매장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대형마트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는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이라는 것과 현장노동자에게 책임이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는 지난해 안산점, 둔산점, 대구점, 탄방점을 매각처분한데 이어 올해에도 대구스타디움점과 부산 가야점 폐점매각을 발표했다며 "일방적이고 노동자와 입점업체에 대한 어떤 교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하고 올해 10개 이상의 점포를 폐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 과정에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다른 법인으로 사원을 공유하겠다는 사원공유제까지 발표해 노동유연화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마트의 경우 최근 6년간 신규매장을 390개나 늘리면서도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않아 현장 노동 강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단시간 노동자를 채용하면서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고 고용 없는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트노조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마트노동자들을 유통기한 지난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면서 "동료들이 떠난 자리를 남아있는 노동자들이 메꾸면서 노동강도가 증가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선영 이마트지부 대경본부 본부장은 "이마트는 정규직영 인력을 감축하고 비정규직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정규인력 고용 없는 고속성장이 이마트의 구조조정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박순옥 홈플러스지부 대경본부 부본부장은 "악질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한 MBK는 홈플러스가 어찌되든 상관없이 돈 되는 매장은 모조리 팔아 먹튀할 생각 뿐"이라며 "MBK는 알짜매장 조개기 매각을 통해 국내 2위의 유통기업을 산산조각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트노조는 "노동자를 유통기한 지난 상품처럼 취급하고 고통을 전가하는 대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투명인간이 아닌 우리 일터를 지키고 노동자로 존중받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홈플러스 측은 "지난 2월 말 대전탄방점 영업종료 당시에도 직원들은 모두 인근 점포로 전환배치해 정상 근무 중"이라며 "극도의 불확실한 사업 환경 속에도 자산유동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을 위한 유동성 확보 등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고 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