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된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 받고 있다.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에서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윤성현 감독과 함께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참석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명의 친구들과 그들을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야기를 그린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선택한 작품
▲ '사냥의 시간' 베를린가는 시간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은 가족 같은 친구 장호(안재홍)와 기훈(최우식) 그리고 상수(박정민)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위한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부푼 기대도 잠시, 정체불명의 추격자가 나타나 그들의 목숨을 노린다. 서로가 세상의 전부인 네 명의 친구들은 놈의 사냥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망친다.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제훈이 맡은 준석은 의리와 패기로 친구들을 이끄는 강렬한 인물이다. 제작진은 제작 단계부터 준석 역에 이제훈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고 한다. 이제훈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다만 쫓기는 순간 공포스러운 감정을 잘 표현해달라는 주문이 있어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 '사냥의 시간' 이제훈, 믿보배 선두주자 배우 이제훈이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 '사냥의 시간' 박정민, 독보적 아우라 배우 박정민이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사이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2월 개봉 예정. ⓒ 이정민
필요한 것은 그게 무엇이라도 반드시 알아내는 정보원 상수 역은 박정민이 맡았다. 박정민은 "극 중 네 명의 인물들 간 호흡이 너무 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제훈이 형이 맡은 준석이라는 인물에 감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캐릭터라서 이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9년 전 박정민과 이제훈 그리고 윤성현 감독은 영화 <파수꾼>에서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다. <파수꾼>과 <사냥의 시간> 두 현장에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박정민은 "촬영 현장의 규모와 스태프가 많아졌다"면서 "배우 인기도 올라가서 그런지 커피차도 나오더라"고 답했다. 이어 "외부적으로는 변한 게 많지만 배우들의 본질은 변한 게 없더라"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배우들은 하나같이 추웠던 날씨를 꼽았다. 그런 의미에서 추격자 한 역의 배우 박해수는 촬영 중 가장 오랜 시간 추위에 떨었다고 한다. 추격 장면 자체가 주로 야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돼 있었기 때문에 박해수는 대부분 날씨가 가장 추운 밤중에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해수는 "현장에서 느꼈던 차가운 공기와 기운을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 분명 느끼실 것이다"라며 "젊은 배우들의 열혈 연기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추격 스릴러 장르인 만큼 극 중 박해수가 맡은 한 역은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이다.
<부산행>과 <기생충>에 출연하면서 쌍천만 관객을 모은 배우 최우식은 가진 것은 의미뿐인 기훈 역을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친구들과 가족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 역으로 제26회 미국 영화배우조합상(SAG)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 인 모션픽처(앙상블상)를 받은 소감을 묻자 그는 "진짜 기뻐서 눈물이 난 경우는 처음이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최우식은 "이번 영화 <사냥의 시간>이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 초청됐다"면서 "너무 기대된다. 그곳에서 받은 사랑을 한국까지 가지고 와서 영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열혈 청춘 배우들의 노력
▲ '사냥의 시간' 안재홍, 변신의 귀재 배우 안재홍이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 공식 초청된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사이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2월 개봉 예정. ⓒ 이정민
▲ '사냥의 시간' 최우식, 베를린은 턱시도로 배우 최우식이 3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한국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 공식 초청된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사이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2월 개봉 예정. ⓒ 이정민
<사냥의 시간>을 찍기에 앞서 배우들은 배역에 공감하기 위해 평소 입지 않던 스타일의 옷을 입기도 하고 삭발, 타투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제훈은 힙합 스타일의 스트리트 패션을 근 3년 동안 입고 다녔다. 그는 "평소 저는 그런 스타일의 옷을 입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감독님과 작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계획에 언제나 앞장서는 장호 역의 배우 안재홍은 평소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의 거칠고 투박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외적으로 크게 변신했다. 그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캐릭터에 접근했다. 인물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삭발을 하고 피부 결도 더 거칠게 보이기 위해 분장까지 했다"고 밝혔다.
최우식도 기훈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몸에 타투를 새기는 등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출연 배우 중 막내였던 그는 진짜 친구처럼 보이기 위해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다고 한다. 최우식은 "연기적으로 더 완벽하게 친구처럼 보이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서 "형님들이 현장에서 잘 받아주셔서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배우들의 노력도 빛났지만 윤성현 감독의 열정도 남달랐다. 그는 추격 스릴러를 더욱 실감 나게 만들기 위해 미세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윤성현 감독은 화면에 비치는 차가운 이미지를 위해 날씨가 추운 겨울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특히 작은 부분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3년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사냥의 시간>을 위해서만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전작 <파수꾼>이 드라마 서사가 중심이고 이야기 구조도 복잡한 영화였다면 이번 영화 <사냥의 시간>은 그와 반대인 표현주의적 영화다"면서 "<죠스> <터미네이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같은 단순한 직선적 구조의 영화로, 대사 위주의 영화라기보다 단순하지만 디테일한 표현과 시네마틱한 호흡 그리고 사운드를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공간과 미술적인 부분에서 심혈을 기울였다는 그는 "스트리트 패션도 빈민가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설정에 들어가 있는 것이고 음악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다"면서 "단순한 추격전을 그린 영화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화는 2월 개봉 예정이다.
▲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베를린영화제 갑니다! 윤성현 감독이 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울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