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추석 한가위 연휴가 끝났다. 연휴 동안 KBO리그는 22일과 23일(이상 주말 2연전) 그리고 24일과 25일(이상 연휴 2연전) 총 4일 동안 20경기가 진행됐다.

그리고 추석 연휴 이전과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뀐 팀들이 있다. 특히 5위권 경쟁의 변화가 컸는데, 5위였던 LG 트윈스와 6위였던 KIA 타이거즈 두 팀의 순위가 서로 확 바뀐 것이다.

LG와 KIA가 순위 자리를 바꿨다는 것은 이후 리그 향방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0월이면 잔여 경기 일정으로 넘어가는데, LG는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경기가 적고 KIA는 분위기가 좋은 흐름에서 남은 경기가 많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정규 시즌 우승, 아직 기록 도전 남은 두산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전이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에 승리를 거두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9.25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전이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에 승리를 거두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두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8.9.25 ⓒ 연합뉴스

 
2015년에 정규 시즌 3위 및 한국 시리즈 우승, 2016년에 통합 우승, 2017년 정규 시즌 2위 및 한국 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두산 베어스는 올해에도 강력한 전력을 바탕으로 정규 시즌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사실상 올해에도 한국 시리즈 직행은 두산이 유력해보였다.

그리고 두산은 26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9-8로 1점 차 승리를 거두고 시즌 87승을 거뒀다. 133경기 87승 46패를 거둔 두산은 2위 SK 와이번스와의 승차를 무려 13경기로 벌렸다. 두산은 남은 11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25일 부로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지으며 한국 시리즈를 여유있게 준비하고 있다.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으면 한숨 돌릴 만도 한데, 두산은 멈추지 않고 있다. 물론 26일 경기에서 두산은 8-2로 크게 앞서다 8-8 동점까지 허용했지만 무리해서 역전하려 하지는 않았다.

이 날 두산은 이영하(6이닝), 장민익(0.1이닝), 최대성(1.1이닝) 그리고 박신지(1.1이닝) 4명의 투수만 기용했기 때문에 불펜 과부하는 없었다. 경기 중반에는 다른 야수들에게 교체 출전 기회를 주면서 전력을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9회말 끝내기 승리는 상위 타선(1번 허경민 내야안타 및 도루, 2번 최주환 몸 맞는 공, 3번 박건우 끝내기 안타)이 책임졌다. 중심 타선의 김재환은 5회말 공격에서 넥센의 선발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리며 시즌 44호 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를 굳혀갔다.

김재환이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홈런 선두를 굳힌 것과 함께 두산은 또 하나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두산은 1995년과 2016년 그리고 2018년 3번의 단일리그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데, 2016년 93승 1무 50패로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87승을 거둔 두산은 앞으로 남은 11경기에서 7승을 더 할 경우 94승으로 역대 최다승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현재 승률 0.654를 감안하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기록이지만 오버 페이스를 하다가 한국 시리즈에서 그들의 목표를 그르칠 수도 있어서 큰 무리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2,3위 굳혀가는 SK와 한화... 방심은 금물
 
 1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NC에게 7-4 승리를 거둔 한화 선수들이 한용덕 감독, 장종훈 코치, 송진우 코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018.9.19

1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NC에게 7-4 승리를 거둔 한화 선수들이 한용덕 감독, 장종훈 코치, 송진우 코치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018.9.19 ⓒ 연합뉴스

 
정규 시즌 1위가 두산으로 정해진 만큼 2위 SK와 3위 한화 이글스는 순위권 상승보다는 현재의 순위권을 사수하는 것이 현실적 목표가 됐다. 2위 SK(132경기)와 3위 한화(134경기)의 승차는 2경기 반으로, 이들의 순위 경쟁은 잔여경기 마지막 일정까지 가 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3위 한화와 4위 넥센(137경기)의 승차도 2경기 반이다. 정규 시즌에서 2위는 플레이오프로, 3위는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하는 어드밴티지가 있다. 그러나 4위는 포스트 시즌의 첫 라운드인 와일드 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비록 홈 어드밴티지가 있더라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에이스를 쓸 수 없는 부담감이 크다.

26일 경기에서 SK와 한화는 각각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승리했다. SK는 2-2로 맞선 8회말 공격에서 9번타자 나주환의 3점 홈런을 통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화는 26일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에게 투구수 제한이 걸린 상태였다. 주치의가 경기 당 80구로 투구수를 제한하라고 했기 때문에 이 날 초반부터 투구수가 많았던 샘슨은 3.2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음에도 87구가 되며 주치의가 정한 투구수 한도를 넘기고 말았다(4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

이에 한화는 샘슨이 내려간 이후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권혁(0.2이닝)과 박상원(1이닝), 김범수(0.1이닝), 송은범(1.1이닝), 이태양(1이닝)까지 5명의 구원투수가 이어 던지며 무실점으로 팀의 리드를 지켰다.

9회에 올라온 정우람은 2점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팀이 8득점한 덕분에 승리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 올 시즌 한화는 구원투수 평균 자책점 부문에서 4.18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 날 경기에서도 중간 계투진의 놀라운 이어 던지기가 승리를 지켜낸 것이다.

한화는 취약한 선발진을 외국인 투수와 불펜 이어 던지기로 보완하며 이번 시즌을 보냈다. 최근 다른 시즌들도 그랬지만 이번 시즌은 약점이 긍정적으로 보완되며 2007년 이후 무려 11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SK는 6위 LG와 11경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남은 12경기 중 2경기만 더 이기면 최소 포스트 시즌을 확정할 수 있다. 한화도 LG와 8경기 반 차이기 때문에 남은 10경기 중 2경기만 더 이기면 최소 와일드 카드 확보는 가능하다.

그 이상 라운드의 직행을 위해서라면 SK와 한화는 아직 스퍼트가 더 필요하다. SK와 4위 넥센의 승차는 5경기이며, 한화와 넥센의 승차는 2경기 반이다. 준플레이오프 그 이상의 직행 여부는 잔여경기 마지막 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갈 길은 급한데... 26일 경기 모두 패한 4~7위 4팀
 
 20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KIA 최형우가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IA는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로 7대 6으로 승리했다. 2018.9.20

20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KIA 최형우가 끝내기 안타를 치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IA는 최형우의 끝내기 안타로 7대 6으로 승리했다. 2018.9.20 ⓒ 연합뉴스

 
4위 넥센, 5위 KIA, 6위 LG 그리고 7위 삼성은 모두 갈 길이 바쁘다. 4위 넥센과 5위 KIA의 승차는 4경기 차이로 다소 커 보이지만, 넥센에 비해 KIA가 남은 경기가 많아서 따라잡을 여지가 충분한 승차다.

KIA는 6위 LG 및 7위 삼성과 2경기 승차를 보이고 있다. LG와 삼성은 똑같이 136경기를 치렀고, 서로의 승차는 0이다. 그러나 무승부 횟수의 차이로 인하여 64승의 LG(0.4741)가 63승의 삼성(0.4736)을 승률 5모 차로 앞서고 있다.

중위권 4팀은 서로의 사정이 다 다르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하여 갈 길이 바쁘다는 점에서는 같다. 4위 넥센은 빨리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짓고는 싶지만 가장 먼저 137경기를 치른 탓에 경기가 다소 많이 남아있는 5위 KIA와 8위 롯데 자이언츠의 다른 경기 결과를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런 와중에 넥센은 두산에게 2연패를 당하며 두산이 정규 시즌 우승 세레모니를 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정규 시즌 경기가 7경기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2연패를 당한 넥센은 남은 경기를 최대한 많이 이겨야 와일드 카드 결정전 홈 어드밴티지(1승 + 홈 경기)를 사수할 수 있다. 5위 KIA에게 남은 경기가 워낙 많아서 잔여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차가 얼마나 더 좁혀질지 알 수 없다.

5위 KIA는 넥센과 함께 최근 10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7승 3패)를 탔다. 최근 침체에 빠진 LG를 제치고 리그 5위까지 올라왔지만, 5위를 확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KIA와 LG의 승차는 2경기인데, KIA에게는 15경기가 남았고 LG에게는 8경기가 남았다.

그런데 KIA는 하위권인 kt 위즈에게 26일 경기 초반부터 선발투수 임기영이 1이닝 1피홈런 4실점으로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2회부터 구원투수 김세현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고 3회부터 등판한 전상현이 4이닝을 책임지는 등 투혼을 보였지만 KIA는 결국 kt에게 2-9로 패하고 말았다.

임기영은 최근 등판에서 계속 부진하고 있다. 14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4.2이닝 5실점, 2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는 5.1이닝 5실점으로 그래도 평균 5이닝은 던지긴 했다. 그러나 26일 경기에서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부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최근 KIA는 외국인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가 예년에 비해 부진하고 있으며, 왼손 투수 팻 딘은 아예 불펜으로 이동했다. 25일 경기에서는 한승혁을 선발로 투입하여 승리했지만, 아직 선발진 정리가 완벽하진 않은 모습이다.

KIA는 남은 경기가 롯데(16경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15경기다. 잔여경기 일정 중 월요일을 제외하면 휴식일이 없는 만큼 시즌이 끝날 때까지 선발진을 다른 팀보다 많이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그 문제가 심각하다.

LG는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10팀 중 가장 부진하다. 그 여파로 LG는 다소 여유가 있을 줄 알았던 5강 경쟁에서 점점 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하필이면 27일부터 이어지는 시리즈가 페이스가 좋은 KIA와의 2연전이다.

운명이 걸린 한 주, 5위권의 운명은?

어쩌면 포스트 시즌 5강의 향방은 이 KIA와 LG의 2연전에서 결정될지도 모른다. 물론 승차가 아직 적어서 시즌 막판까지 가 봐야 알겠지만, 최근 KIA와 LG의 분위기 차이가 큰 점을 감안하면 이번 2연전이 최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KIA가 2연전을 모두 잡으면 KIA는 사실상 5위를 굳힐 수 있지만, LG가 2연전을 모두 잡을 경우 KIA와 LG는 다시 승차가 사라진다. LG가 2연전을 모두 잡을 경우 7위 삼성도 좋은 기세를 이어간다는 것을 전제로 기회를 좀 더 얻을 수 있다.

삼성도 최근 10경기 5승 5패로 크게 나쁘진 않은 상황에서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26일 경기에서 한화에게 패하며 LG와 마찬가지로 갈 길이 바쁜데 좀처럼 KIA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으로의 운명은 5위권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KIA가 쥐고 있다. KIA가 남은 15경기에서 8승 7패 이상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따라가는 LG와 삼성은 남은 8경기를 최대한 많이 이겨야 한다. 만일 1패라도 발생할 경우 한 번 벌어진 승차를 다시 따라잡기 힘들게 된다.

다만 KIA가 남은 경기에서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장 이어질 KIA와 LG의 2연전에서 LG가 모두 이길 경우 KIA는 바로 이어지는 한화와의 2연전도 큰 부담이 된다. LG와 삼성이 반등에 성공할 경우 이들 3팀의 순위 경쟁은 정규 시즌 마지막 날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순위를 결정짓고 포스트 시즌을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을 향한 실날같은 희망을 갖고 있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시즌 마지막까지 추격하여 뒤집기로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는 팬들도 많다. 승리의 여신이 4위 넥센부터 7위 삼성까지 4팀 중 어떤 두 팀의 편을 들어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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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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