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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에 교육감까지... 청소년은 왜 다른 후보를 택했을까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6.13 지방선거 청소년 모의투표 운동본부'에서 지난 지방선거 기간에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과 교육감 모의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청소년 모의투표에는 전국에서 19세 미만 투표권 없는 청소년 4만5765명의 청소년이 유권자로 등록했습니다(온라인 2만4480명, 오프라인 2만1285명).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뽑는 청소년 모의투표에서는 서울시장에 신지예 녹색당 후보가 36.6%를 얻어 실제 선거에서 당선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 7곳에서 실제 선거에서 당선한 후보와 다른 후보가 당선하는 이변(?)이 나타났습니다.

먼저 광역 시장·도지사 선거에서 실제 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온 곳은 3곳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신지예 녹색당 후보가 당선했고, 대구시장에는 실제 당선자인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임대윤 민주당 후보가 48.9% 지지율을 기록해 당선했습니다.

613지방선거 시도지사 당선자 실제 결과와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613지방선거 시도지사 당선자 실제 결과와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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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모의투표....박원순 낙선...녹색당 신지애 당선 이유?

또 경북도지사 모의투표도 실제 당선자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 대신 오중기 민주당 후보가 47.1%를 얻어 청소년이 뽑은 도지사로 당선했습니다. 대구시장 모의투표에서도 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당선했습니다.

이번 청소년 모의투표 최고 이변은 서울이었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었는데 우선 서울시의 경우 다른 시·도에 비해 청소년 선거인단 숫자가 많지 않아서 실제 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컸습니다.

613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 실제 당선자와 청소년모의투표 당선자 득표율 비교
 613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 실제 당선자와 청소년모의투표 당선자 득표율 비교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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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당일 오프라인 투표소에서 일했던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6.13 지방선거 청소년 모의투표 운동본부'의 한 활동가에 따르면 "투표소 근처에서 행사를 개최했던, 진보 성향 청소년 단체 회원들이 집단으로 오프라인 투표에 참여해 신지예 후보를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아무튼 청소년들은 대체로 자유한국당보다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고, 일반 유권자에 비해 녹색당 등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는 위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서울시는 녹색당,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습니다. 실제 선거 결과는 민주14 : 한국2 : 무소속1 이었습니다만, 청소년 모의투표에서는 민주15 : 녹색1 : 무소속1이었습니다.

613지방선거 교육감 당선자 결과 비교
 613지방선거 교육감 당선자 결과 비교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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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모의투표 교육감 선거 결과는? 전남 제외 전국 진보 교육감 선출

한편, 교육감 모의투표에서도 실제선거와 다른 결과가 4곳에서 나타났습니다. 먼저 대구광역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실제 당선자 강은희(보수) 후보를 제치고 김사열(진보) 후보가 39.4%를 얻어 당선자가 됐고, 경북에서는 실제 당선자 임종식(보수) 후보를 제치고, 이찬교(진보) 후보가 31.8%를 얻어 승리했습니다.

박빙의 승부를 펼친 대전에서도 실제 선거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제 당선자인 설동호(보수) 후보를 제치고 성광진(진보) 후보가 49.9%를 얻어 청소년 모의투표에서 이겼습니다.

한편, 청소년 모의투표 교육감 선거의 최대 이변은 전남에서 생겼습니다. 전남에서는 실제 당선자인 진보 성향의 장석웅(진보) 후보를 누르고 오인성(보수) 후보가 38.6%를 얻어 청소년 모의투표 당선자가 됐습니다.

613지방선거 교육감 실제 당선자와 청소년 모의투표 당선자 득표율 비교
 613지방선거 교육감 실제 당선자와 청소년 모의투표 당선자 득표율 비교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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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웅 후보는 청소년 모의투표서 왜 낙선했을까

청소년들이 대체로 실제 선거보다 더 진보적인 투표 성향을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모의투표 실무를 지원했던 활동가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변이 일어난 까닭은 실제 당선자인 장석웅 후보의 불성실함이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전남 지역 활동가에 따르면 "청소년 유권자들로 구성된 '6.13 지방선거 청소년 모의투표 운동본부' 회원들이 목포에서 개최한 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가한 실제 당선자 장석웅 후보가 다음 일정을 핑계로 토론회 중간에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장석웅 후보가 청소년들이 직접 주최한 토론회에서 다름 일정을 핑게로 자리를 뜬 반면에 낙선자인 보수성향 오인성 후보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는 것입니다. 결국 청소년들은 토론회 중간에 자리를 뜬 장석웅 후보가 '청소년들을 무시한다'고 느꼈을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자리를 지킨 오인성 후보에게 표가 몰렸을 거라는 진단입니다.

실제 당선자인 장석웅 전남 교육감은 청소년들이 자신을 뽑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깊이 성찰해야 할 것입니다. 전국에서 선출된 실제 당선자 중에는 청소년 모의투표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도 있고, 더 적은 표를 얻은 후보도 있었습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심지어 모의투표에서 당락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결과는 모두 미래 세대의 선택입니다.  6.13 선거 실제 당선자 모두 청소년 모의투표 결과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18세 참정권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모의투표에 참가했던 청소년들 중 다수가 2020년 총선에는 진짜 유권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9대 대선과 이번 6.13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18세 청소년들에게 참정권을 줘도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에도 포스팅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YMCA, #청소년, #모의투표, #교육감, #18세참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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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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