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집회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 내정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YTN 집회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 내정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손화신


"최남수 내정자는 두 번 집을 나갔다. 모욕적이고 불쾌하다."

2008년 YTN 해직사태 때부터 전면에 나서 목소리를 냈던 임장혁 YTN 국제부 기자는 최근 내정된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MTN) 사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의 지시를 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4일 서울 상암동 YTN사옥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남수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조합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권준기 YTN노조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임장혁 기자는 최 사장 내정자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장혁 기자는 9년 전 YTN 해직사태 때 파업 투쟁 전면에 나서면서 대기발령 한 차례, 정직 세 차례를 받은 것은 물론 사측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벌금 500만 원 선고를 받기도 했다.

임 기자는 "첫 집회라서 어색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모였다. 9년 동안 노조에서 마이크 잡은 게 방송보다 더 많은 것 같다"면서 "9년 동안 깨달은 게 있다. YTN 화합과 친교는 투쟁에서 다져진다는 것이다. 그냥 일할 때는 몰랐던 선후배들을 투쟁을 통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남수 내정자는 두 번 집을 나갔다. 모욕적이고 불쾌하다"면서 "자기가 YTN을 다 먹여 살릴 것처럼 말하는 것 자체가 그렇다. 우리가 의식하지도 않는 (회사)경험을 내세우는 그 사람의 지시를 우리가 왜 받아야 하는지, 이제 와서 그런 분에게 '이건 이렇게 해야 합니다' 하고 왜 보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피력했다.

"낙하산 사장을 막는 것처럼 이번 투쟁에 투혼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 내정자는) 일부 후배들이 찾아가 '선배가 나서줘야 할 때다' 하고 읍소해서 오기 싫었는데 마지못해 YTN에 온 것처럼 이야기하더라. 그런데 그 후배들이 누구냐고 해도 밝히지 못한다. 왜겠는가. 앞으로 어떤 시대가 YTN에서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지금 최남수씨가 YTN에 그대로 들어온다면 답은 뻔하다. 누가 나서겠나. 우리가 나서서 함께 막아내야 한다."

"상식적인 틀에서 사장 인사 이뤄질 거라 생각했는데..."

YTN 집회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 내정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YTN 집회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 내정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손화신


YTN 집회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 내정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YTN 집회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 내정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손화신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대다수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몰려나오는 낮 12시, 사옥 로비 차가운 바닥에 자리를 틀고 앉아 김밥으로 점심을 떼웠다. 조합원들은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 내정 철회하라'고 적힌 카드를 들고 최 내정자 자진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임 기자의 발언이 끝난 뒤 "적폐청산 완수 없이 YTN 미래 없다! 적폐청산 완수 투쟁!"이란 구호를 외치며 '최남수 OUT'이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이어 박진수 노조위원장이 마이크를 전달받았다.

"자랑스럽다. 점심시간이고 애매한 시간인데 이렇게 바닥에 앉아있는 여러분 모습에 가슴이 먹먹하다. 어제 김장겸 MBC 사장이 해임했다. (YTN이) 상식적인 틀에서 사장 인사가 이뤄질 거라 생각했다. 최남수여야 하는가, 아니어야 하는가의 논쟁을 떠나서 YTN이 포맷이 돼야하는가, 리셋이 되어야 하는가 이 과정에 있다.

오늘 집회에 몇 명이나 올까, 김밥을 어느 정도 시키면 될까 고민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온 것은 우리가 둘로 나눠질 수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우리는 빨갱이도, 비상식인들도 아니다. 최남수가 방법인가? 아니다." (박진수 노조위원장)

노조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조합원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마무리하기 위해 권준기 노조 사무국장이 다시 앞으로 나왔다. 이날 마사회 앞에서 또 한 번 최남수  사장 내정자 자진사퇴 촉구 집회를 할 예정이니 시간이 되면 함께 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단호한 목소리로 구호를 선창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두 번이나 탈영(YTN 2번 퇴사)하고 지휘관이 웬 말이냐"
"적폐청산 완수투쟁"
"어려울 때 도망가고 이제 와서 주인행세"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내정 철회하라"

지난 5일 YTN이사회는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MTN) 대표이사를 YTN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에 10일 YTN 노동조합원들은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전KDN를 향해 최남수 사장 내정을 철회하라는 요구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전KDN은 YTN 지분의 21.43%를 가진 1대 주주다.

YTN 노조에 따르면, 최남수 사장 내정자는 경제부 기자로 YTN에 입사해 회사에서 지원하는 연수를 받은 뒤 삼성에 들어갔고, 이후 YTN에 재입사해 보도국 부국장, 경제부장까지 지냈음에도 2008년 3월 YTN 해직사태가 벌어지기 7개월 전에 MTN으로 옮겼다는 것. 조합원들은 최남수 사장 내정자가 중요한 시기마다 회사를 등진 인물이며 그런 사람에게 회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YTN 최남수 사장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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