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8일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 입장하지 못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유족들의 강한 반발로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유족들은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 한 것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에 박 처장은 기념식이 시작하기 직전에 차량을 타고 떠났다.

앞서 박 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입장변화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기념곡 지정과 제창은 개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많은 국민들사이에 찬반이 있기에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훈처의 결정 이유에 대해 "이 노래는 찬반이 있기에 현재 어느 한 쪽으로 결정하면 논란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보훈단체들이 강력 반대한다. 국가보훈처는 보훈단체분들의 명예를 유지하고 예우하기 위해 업무하는 부서"라며 "그분들이 반대하고, 행사를 거부하겠다는데 그런 노래를 국가보훈처 주관 행사에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지시 받은 적 없다고 한 적 없다"라며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에 얘기 한 후 3일 동안 연휴를 반납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처장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이다.

-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에 대해) 설명하려고 왔나?
"아니다. 이 자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기에 민주화운동 유공자 분들의 뜻을 기리고 그 뜻을 국민에게 전파하기 위해 왔다."

- 환영 받지 못하는 보훈처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저를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나중에 입장 밝히겠다."

- 기념곡 지정과 제창 문제에 입장 변화 없나?
"기념곡 지정과 제창 문제는 개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많은 국민이 찬반이 있기에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 특정 개인이 이 문제 결정할 사안 아니다."

- 이 문제 결정권은 청와대에 있나, 보훈처에 있나?
"둘 다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국민 의견 들어서 결정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이 독단으로 결정하는 문제 아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화합하는 방안 알아보라'고 했는데 지시 받은 적 없나?
"지시 받은 적 없다고 한 적 없다."

- 이전과 다름 없는 결정 내려졌는데 그것이 통합을 위한 길인가?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에 그런 얘기를 해서 금요일 이후부터 3일간 연휴를 반납하고 많은 분들 의견 수렴했는데, 이 노래는 찬반이 있기에 현재 어느 한 쪽으로 결정하면 논란이 된다. 또 하나는 이 노래는 오늘도 보시지만 우리 보훈단체들이 강력 반대한다. 보훈단체들은 오늘날 한국을 지킨 국가유공자단체다. 국가보훈처는 보훈단체 분들의 명예를 유지하고 예우하기 위해 업무하는 부서다. 그런데 그분들이 반대하고, 행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 있는 노래를 국가보훈처 주관 행사에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 유족회나 유족대표는 행사 불참도 결정하고 반대하는데 그 의견은?
"물론 당사자들 의견도 중요하나 이 기념식은 정부 기념식이다. 당사자분들 기념식이 아니다. 정부 기념식이고 정부 대표하는 총리가 참여하기 때문에 국민 의사가 중요하다."

- 야당에서 해임 촉구 결의안 낸다는데.
"그건 국회에서 논의할 문제고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 아니다."

- 대통령하고 소통했나?
(대답 안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