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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정청래의 눈물 "더컸! 불쌍한 사람들의 유세단이 온다"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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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경선에서 패한 김광진, 이동학, 김빈, 남영희, 장하나, 정청래 후보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컸유세단' 출정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이들은 "잘리고 배제되고 탈락한 저희들이 전국의 소외된 분들을 찾아가 그분들로부터 위로 받고 그분들을 위로할 것이다"며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의 진정한 주인인 세상, 경제민주화 포용적 성장과 더 많은 민주주의 성취를 위해 총선 승리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고 말했다.
▲ 더컸유세단 "더민주 총선 승리 위해 다시 마이크 잡았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경선에서 패한 김광진, 이동학, 김빈, 남영희, 장하나, 정청래 후보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컸유세단' 출정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이들은 "잘리고 배제되고 탈락한 저희들이 전국의 소외된 분들을 찾아가 그분들로부터 위로 받고 그분들을 위로할 것이다"며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의 진정한 주인인 세상, 경제민주화 포용적 성장과 더 많은 민주주의 성취를 위해 총선 승리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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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컷오프 동지회가 떴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참방광인'에서 더불어민주당 컷오프 유세단 단장이 되신 정청래 의원을 모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원님, 어서 오세요. 뉴스를 쭉 봤어요. 지난 토요일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 잘 봤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시대의 참 제물인, 참 희생양 정청래입니다.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는) 3분의 1도 안 나왔어요."

-나머지 3분의 2를 여기서 얘기해야겠네요.
"늘 했던 얘기에요. 기사라는 게 언론사의 편집 방향에 맞춰서 있다 보니까. (한겨레에서는) 조중동 이야기를 많은 비중으로 다뤘는데, 제 얘기에서는 그 내용이 비중이 큰 건 아니었어요."

-나머지 3분의 2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지금부터 40초간 압축적으로 얘기해주세요.
"시대마다 시대정신이 있고, 2016년의 시대정신은 'SNS에 있다'. 김대중 대통령 때는 TV 토론으로, 노무현 대통령 때는 인터넷 혁명으로 대통령이 됐다면 우리가 SNS를 버리고 집권할 수는 없다. SNS를 모르는 무능한 지도부가 돼서는 안 된다. 거기에 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정청래의 컷오프였다. 총선은 디테일에 강해야 하고, 지역구별 사정에 밝아야 한다. 정청래 하나 자르면 보수표가 오겠다는 허무맹랑한 선거 전략은 대단히 잘못된 거다.

그렇다면, 왜 마포을은 지난번 총선 때 제가 1만8천5백 표 차이로 이겼습니다.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도 2만1282표로 (마포을 지역에서만) 이겼습니다. 마포을에서 정청래에 관한 보수층의 거부라기보다는 오히려 보수적인 단체에서 정청래를 지지하는 것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몰랐거나 애써 외면했거나... 결국, 정청래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는 종편의 총선 전략이었는데, 적진에서 아군 명장의 목을 치라고 요구하는 걸 들어주는 아군 팀장이 어디 있냐는 거였죠."

-말씀하신 대로 '종편의 총선 전략이었다'는 평가는 정치권 안에서도, 언론계 안에서도 이미 다 나온 얘기라서 더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한겨레 인터뷰에서 묘한 여운을 남기셨던데요. '(정청래 의원에게) 컷오프를 내린 결정에는 배후에 누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밝히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누구예요?
"그거는 총선이 한창 진행 중이라 그런 말 하는 게 적절하지 않고, 김종인 대표에게도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은 그것을 따질 때가 아니고, 어떻게 해서든지 한 석이라도 더 얻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서 선거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는 잠시 묶어 뒀다가 4.13 총선이 끝나면...
"총선이 끝나고 당 내외에서 평가 작업을 할 겁니다. 그때는 제가 아는 걸 명확히 밝히고, 다시는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데 나름대로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컷오프되던 날, 아침 7시에 저와 통화를 하셨죠. '컷오프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여쭸을 때 '받아들여야지. 뭐'라고 생각을 말해 주셨거든요. 그다음 나온 얘기는 '(정청래 의원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나왔어요. 마음이 왔다 갔다 하고 여러 생각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제일 크게 작용한 건 무엇이었을까요?
"처음에는 컷오프 소식을 듣고... 그것도 저는 제가 자고 있을 때 발표했답니다. 늦잠 자고 있을 때... 단 한 번도 탈당, 무소속 생각은 한 적이 없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정치를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닌가?' 였죠. 그런데, 제가 상상 범위 밖에서의 컷오프에 관한 저항, 지지자와 국민의 눈물을 보면서 (컷오프 때문에) 충격받았던 것이 이상하게 치유가 되더라고요. 그런 눈물을 보면서 힐링이 됐고, 그러면서 제가 착한 마음을 먹었죠. 정치를 그만두는 것보다는 이분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을 해야겠다. 그건 무소속 출마나 탈당이 아니다. 대체로 반응은 90% 이상이 '무소속 탈당하라', '해외에서 성금 보내겠다', '자원봉사하겠다'가 많았거든요. '무소속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도 크다'가 대체적인 외부 분석이었거든요. '내가 당의 주인인데 집주인이 어떻게 집을 떠나냐', '내가 절이다. 어떻게 절이 떠나냐. 중이 떠나야지'. 7일 동안 입을 닫았었는데 3~4일 지나니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제 입으로 기존에 많은 정치인이 했던 '선당후사', '백의종군'이란 단어를 절대 쓰고 싶지 않더라고요. 제가 발표한 발표문에 보면 그런 단어가 하나도 없습니다. '정청래, 백의종군 선언' 그건 오보입니다. 저는 백의종군이란 말을 쓰지 않았어요. '당 지도부는 나를 버렸지만, 나는 당을 지키겠다', '당을 살리겠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 '혹시 쓰러져 있는 나라도 필요하다면 총선 지원 유세를 하겠다', '개인 김종인에게는 서운하더라도 당 대표 김종인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달라. 지금은 총선 전쟁 중이다. 미우나 고우나 대표로 모셔온 책임이 있고. 잘났든 못났든 현재는 우리의 당 대표다. 당 대표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 단결하면 승리할 것이고, 분열하면 패배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죠."

-말씀하신 내용이 개인적으로는 쓰라린 통보를 받으신 거잖아요.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고, 무관심이라 그러잖아요. 저한테 아픔을 준 분들에게는 그대로 아픔으로 돌려 드리는 게 아니라 저는 그걸 더 크게 승화시켜서 그분들마저 감싸 안고, 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것이 제가 승자가 되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참 종교인이 돼서 돌아온 것 같네요. (웃음) 제가 그동안 (정청래 의원을) 만났을 때는 유쾌, 통쾌, 상쾌하게 국민을 웃겨주고, 함께 이야기하면 즐거움이 커지고 그랬는데 오늘 대화의 줄기는 뭐라 할까. 사람이 한 단계 달라졌다고 해야 하나요? 성숙해졌다고 해야 하나요?
"요 며칠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컷오프를 당하지 않고, 마포에 공천받았으면 목표가 서울 지역 (최다 득표) 1등이거든요. 지난번에 1만8천5백 표 차로 이겼는데, 박영선 의원이 2만1천 표 차이로 이겼어요. 아깝게 1등 놓치고 2등 했는데 이번에는 1등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2만5천 표 차로 이겨봐야겠다는 게 목표였거든요. 어떤 생각이 드냐면, 완벽하게 총선을 준비한 상태에서 컷오프 당한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길 둥, 말 둥 한 상황에서 컷오프된 것보다도 의정활동도 최상위고 지역구 경쟁률도 서울 지역에서 최상위권이었고. 마포을은 심지어 보수 단체마저 정청래를 지지하는 이 마당에 너무 극명하게 보여 주는 거잖아요. 가장 경쟁력 있는 사람을 이유를 대지 않고 컷오프 시킨 그것에 관해 내가 오히려 감싸고, 포용하는 것. 솔로몬 재판에서 진짜 엄마의 심정이라는 걸 많은 대중이 알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스님하고 얘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작년 11월에 법륜스님이 하는 정토회, 깨달음의 장에 4박 5일간 다녀 왔습니다. 최고위원회도 빠졌어요. 행선지를 알리지 않고 4박 5일 동안 시계 없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수행하다 왔습니다. 그때 많은 생각을 했었죠. 우주 만물의 이치에 모든 책임은 본인으로부터 시작된다. 나의 존재가 있어서 이런 컷오프 상황도 벌어지는 거잖아요. 굳이 얘기하자면, 나의 존재가 첫 번째 문제였던 거죠. 화를 내는 것도 나로부터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김종인 대표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저는 저에 관해서 오히려 화를 내야 하고. 그 화를 다스리는 것도 또한 나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컷오프 사태는 충격적이었지만, 그것을 되돌릴 수 없잖아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저는 지금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 마포을 후보 손잡고 다니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출근 인사 끝내고 오시느라 (방송에) 늦었다고 얘기하시던데...
"마포구청역 6번 출구, 앞에서 1시간 꼬박 서서 폴더인사하다 왔는데요. 오늘도 보자마자 우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제 얼굴이 눈물의 결정체인지 부산 해운대 반여시장에 갔는데 저를 보자마자 60살 정도 된 아주머니께서 얼음 덩어리처럼 멈춰 서더니 아무 표정 없이 두 눈에서 두 줄기의 눈물이 죽 흐르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의원님, 저는 새누리도 아니고, 더불어도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라고 사투리를 써가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정청래 컷오프 사태가 가장 상식을 벗어난, 새누리당 지지자들 상대로도 데일리안인가 어디서 여론조사를 했었어요. 새누리당 지지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은 '정청래 컷오프는 잘못된 일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희가 컷오프 전에 (오마이TV)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에 모셨는데 여러 후보를 만나지만, 그렇게 동네 사정에 관해서 속속히 알고 있는... 그 집 애가 어떻게 됐고, 왜 쌍꺼풀 수술을 하게 됐는지를 다 아는 정치인은 많지 않거든요. 저도 사실 (정청래 의원 컷오프가) 충격적이었어요. '도대체 당이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나' 싶었는데 사람들은 다 아는 거에요. 부산에 있든, 전주에 있든, 서울 마포에 있든 사람들이 '아, 저것은 제대로 된 결정이 아니구나'라는 걸 다 공감하는 거에요.
"동네 한 바퀴 돌 때 뚱이할매라는 생선가게 있었잖아요. 키 작으시고 뚱뚱하신 80세가 넘으신 할머니. 그분이 제가 컷오프되고 나서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전략 공천받고, 예비 후보 자격도 아닐 때 손잡고 (망원시장을) 걸어가 봤어요. 뚱이할매 반응이 가장 상징적이고, 가슴에 남습니다. 뭐라고 하셨냐면 아무 말씀 안 하시고 눈물 글썽글썽하시면서 '어찌할 거냐', '어찌할 거냐' 그러고 한마디만 하셔요. '똑똑혀서 그려'. 그 얘기는 제가 머리가 좋다는 뜻이 아니고 '할 말 하고, 당에서 이렇게 하니까 정청래를 제거했다' 이렇게 할머니는 받아들이고 계시더라고요."

-제가 지금 의원님의 정치 이력을 쭉 생각해봤어요. 17대 국회 때 사실 조중동 보수 언론에 맞서서 적극적으로 싸우셨고요. 미디어법 때도 '종편 안 된다', '신문과 방송 겸용은 금지해야 한다'고 하셨죠. 그때 많은 사람이 그런 우려는 했지만, 끌려가서 (야당이 종편 법안 통과를) 해버린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거대 언론, 보수 언론과 싸우는 정치인 많지 않거든요. 대부분 타협하거나 보수 언론과 협력하거나 이런 분도 야권 정치인 중에 많습니다. 이번에도 보면 종편에는 절대 출연 안 하지만, 팟짱에는 가장 열심히 출연한 국회의원이시잖아요. 
"한 가지 웃기는 게 제가 불출마 선언하고 나서 종편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요. 저는 그걸 보면서 참 쓸쓸한 영혼들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공천 때는 그렇게 '정청래 공천해 주지 마라'면서 거품을 물고, 조중동에서 사설까지 쓰지 않았습니까? 그래놓고 지금은 본인의 광고료 수입을 위해서 정청래를 소재로 방송하는 걸 보면서 참 양심도 없고, 한마디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안 된 사람들이다', '쓸쓸한 영혼들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말과 관련해서도 당시 두 가지 장면이 있었잖아요. 공갈 발언과 함께 연분홍 치마 사건이 있었는데... (웃음)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 그런 얘기도 많았어요. (정청래 의원이) 노래한 게 더 문제 아니야?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그게 그렇게 큰 문제였는가' 그런 문제 제기도 있거든요.
"조중동 수구 언론은 논외로 하고, 그 당시 한겨레와 경향에서도 (공갈 발언에 관해서)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본인들의 눈을 스스로 찌르는 일이라는 걸 본인도 몰랐던 거죠. 파워블로거 파리이장이란 분이 있어요. 파리에 사시는 분 같은데 한겨레, 경향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하셨죠. '왜 조중동 프레임을 공격하고, 비판해야지 거기에 딸려 가냐. 당신들이 진보 매체 자격이 있느냐'라고 조목조목 비판을 하신 적이 있거든요. 결국은 조중동이란 거대 언론에 진보 매체들도 휘둘리는 것이 참 마음 아프더라고요."

-새로운 포인트 같아요. '조중동의 프레임에 진보 언론도 휘둘리고 있다' 그게 당시 공갈 발언 사건 때문에...
"jtbc 손석희 앵커도 특집으로 해서 저를 공격하신 적이 있어요. 저는 누구도 정청래를 위해 울어주는 매체가 당시에는 없었죠. 조중동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진보 매체가) 어떻게 그렇게 맥을 못 짚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조중동에서 왜 저렇게 하는 것인가. 총선을 겨냥해서, 정청래 마케팅을 통해서, 정청래를 계속 공격하면서 총선에서 우위에 서려는 장기적 전략이었는데 그걸 간파하지 못하는 것. 진보 매체에서 (종편을) 같이 치고 나가야 하는데 같이 따라갔거든요."

-'보수 언론의 프레임에 말렸다'는 것 말고 (진보 매체가 그렇게 하는데) 또 어떤 이유가 있다고 보세요?
"용기의 부족이죠. 정청래를 감싸고, 옹호하는 것(을 못하는 그) 자체가 용기의 부족이죠."

-정청래와 함께 한 덩어리가 돼서 싸우면 왜 안 된다고 봤을까요?
"그것까지는 모르겠어요. 편집회의에 들어간 적이 없으니까."

-이번 컷오프 사태 때는 진보 언론 보도에 관해 어떻게 보세요?
"솔직히 저는 비중 있게 안 봤어요."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 생각하세요?
"이번에도 진보 매체에서 날카로운 날을 세우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진보 매체에도 제가 부담스러운 존재에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2004년도 신문법 만들 때, 신문법 말고도 피해구제법도 핸들링했거든요. 미국은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보는 것, 환경, 먹거리, 국가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는 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거든요. 언론에 관한 피해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고 있습니다. 심하면 신문사를 문 닫을 정도로 손해배상을 많이 매기거든요. 그걸 하려고 했어요. 우리나라에도 적용하려 했거든요. 언론에 의한 피해는 씻을 수 없는 큰 피해를 줘서 언론 오보로 손해를 입었을 때 징벌적 손해배상을 한다. 그걸 진보 매체에서 다 반대했어요. 이유는 있었죠. 조중동처럼 거대 자본은 몇십억 물어 줘도 끄떡없지만, 자본력이 약한 진보 매체는 몇십억 물어 주면 신문사 문 닫아야 하니까... 방송 시사 프로, 진보적인 PD들도 반대했었죠. 진보 매체들도 제가 부담스러웠죠."

-문 닫아야 하는 극단적 상황에 놓일 것이 두려웠던 진보 매체나 프로그램에서 반발이 강해서 이 내용을 포기했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런 얘기는 그동안 잘 안 하셨는데 이번에는 터놓고 얘기하십니다. 오보에 관한 대응은 필요한 것 같아요. 언론 보도 피해는 끝까지 가지 않습니까?
"2005년도인가, 2006년도에 기억하실 거에요. 30대 젊은 만두 업체 사장이 자살했습니다. 두어 달 동안 모든 매체, 진보 매체까지 포함해서 '만두 속이 문제가 있다'고 융단폭격을 했습니다. 그래서 한강에 투신자살했거든요. 투신자살 이후에 만두에 문제가 없다는 게 밝혀졌어요. 그런데, 단 한 군데의 언론사도 우리가 보도를 잘못해서 젊은 사장을 죽음으로 내몬 것을 사죄한다는 곳이 없었어요. 혹자는 국회의원이 말만 하고, 책임을 안 져서 가장 좋은 직업이라 하는데 저는 언론인이 가장 좋은 직업 아닌가. 마음대로 펜대를 휘두르고, 문제가 생겨도 나 몰라하고. 이런 것은 상업적 논리나 이념 논리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언론사가 생각해 볼 일 같습니다."

-진보, 보수 이런 이념적인 프레임을 떠나서 언론윤리, 보도할 때 어느 정도 책임질 수 있는지 확실한 팩트체킹을 통해서 사실 그 자체로만 다뤄야 한다. 안 그러면 피해가 나는데 이것에 관해 무책임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그동안을 보면 진보나 보수나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나꼼수 때 팟캐스트가 크게 뜨긴 했습니다만 가라앉다가 최근에 주목받는 매체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그런 말씀도 들었어요. (팟캐스트) '나는 정청래다'를 선거 끝나고 할 거란 말씀을 하셨는데...
"재개할 생각이에요. 내일 첫 녹음 합니다. 매주 한 편씩."

-주로 어떤 내용을 하나요?
"시사에 관한 걸 다룰 예정이고. 더컸 동지들과 첫 방송을 시작합니다."

-오늘 사실상 (나는 정청래다) 첫 홍보를 하시는 거네요? 지금 팟캐스트가 주목받는 매체가 됐다고 저는 생각해요. '(팟캐스트가) 진영화 됐다'는 문제 제기나 비판이 있지만, 팟캐스트 인지도도 높아지고, SNS 통한 생방송으로 중요한 매체로 취급받는 것 같은데요. 이번 선거에서 팟캐스트의 역할, 어떻게 보세요?
"이번 선거는 '팟캐스트, SNS의 선거'죠. 특히, 대선이 아니라 (총선은) 지역구별로 분산돼 있지 않습니까? 이번은 '카톡 선거'입니다. 카톡을 통해서 (후보들이 유권자와) 일대일 친구 관계를 만드느냐, 일대일 친구들이 지역구를 다니면서 홍보 활동을 해주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고요. 이것을 잘하는 것이 은수미 의원입니다. 7천 명 정도 일대일 카톡 관계를 맺은 거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그걸 준비하고 있었고. 이번에 김광진 의원이 (공천에서) 떨어졌잖아요. 이유가 있어요. 김광진 의원한테 이야기를 안 했는데... 안심번호로 여론조사 하지 않았습니까? 대부분 현역은 안심번호로 (공천해서) 안심하고 있었어요. 이건 안심할 일이 아니었죠. 선거는 과학입니다. 그리고, 선거는 데이터의 예술이거든요.

자, 5만 명을 무작위로 추출해서 안심번호로 여론조사가 갑니다. 통계의 미학인데요. (안심번호에서 선정한 번호의) 20,30%가 그 지역구가 아닙니다. (다른 지역구로) 옮겨간 거에요. 그게 정리가 안 된 겁니다. 그래서 30% 정도는 버려야 합니다. 그러면 5만 개 (안심번호) 중에서 3만5천 개에 유효한 전화가 가는 거거든요. 3만5천 명 중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무당층을 갈라내면 (3만5천 명 중) 절반밖에 안 됩니다. 그러면, 1만7천 명이 대상이 됩니다. 많은 사람은 5만 명에게 다 (여론조사를) 돌린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1만7천 명을 대상으로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하는 겁니다. 1만7천 명이 다 대답하느냐. 거기에 응답률은 평균 2.8%입니다. 그러면, 1만7천 명의 3%를 치면 몇 명이나 됩니까? 1천 명도 안 돼요. 우리 당, 경선 규칙을 보면 3백 명 이상이 응답했을 때만 (조사 결과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게 돼 있어요. 이런 것이 숨겨진 규칙이거든요.

1천 명 안팎이 (안심번호 여론조사에) 대답을 합니다. 저는 6천 명의 휴대전화 대기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5만 명에게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하잖아요. '무조건 (전화 오면) 받아라'할 때 나를 위해 찍어줄 준비가 돼 있는 사람 6천 명을 대기하려고 했거든요. 대기라기보다는 나를 위해 찍어줄 준비를 하는 사람. 20만 명 중에서 4분의 1이 5만 명이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6천 명 중에서 1천2백 명이 안심번호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거잖아요. 6천 명 중에서 4분의 1은 1천2백 명이 걸려요. 안심번호 5만 명 중에 25%를 추출하는 거니까. 1천2백 명이 안심번호에 답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런 걸 안 하면 1천 명 정도가 응답하는 건데..."

-김광진 의원은 안심번호 대기를 하지 않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안심번호 홍보를) 한 겁니까?
"아마 (김광진 의원은 준비를) 못했을 겁니다. 지금 승리한 (순천 지역) 노관규 후보는 제가 알기로는 5천 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순천에 권리당원이 유독 많습니다. 전당대회 때 세 개의 그룹이 있어요. 노관규 그룹, 김광진 그룹, 서갑원 그룹. 가장 강고한 조직이 있었던 것이 노관규 그룹. 거기는 서울에서도 청년 당원 2백 명 모으기 어렵거든요. 거기는 호루라기 불면 2백 명이 모입니다. (순천 지역이 정치적으로) 조직이 잘 돼 있고. 아무래도 가서 활동한 기간이나 노관규 후보는 재선 시장 출신이잖아요. 김광진 의원이 중앙 언론에서 공중전에는 강할 수 있으나 그것이 공중에서 내린 비가 순천 전 지역을 촉촉하게 적시기까지는 시간이 부족했던 거죠.

그래도 성적이 좋은 거였어요. 큰 표차로 진 건 아니잖아요. 저는 김광진 의원이 이번에 경선에서 지긴 했지만, 진 것이 아니거든요. 김광진 의원이 사실상 이긴 겁니다. 왜냐하면, 김광진 의원이 (순천에 있었던) 기간이 얼마 안 되잖아요. 그걸 재선 시장을 상대로, 강고한 조직을 가진 사람을 상대로 간발의 차이로 졌다는 것은 그만큼 김광진 의원이 의정활동을 잘했고,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불러일으켜서 그 정도 게임이 된 거지. 김광진이 아니었으면 아마 1대9로 졌을 거에요."

-어제 보니까 김광진 의원이 노관규 후보 선대 위원장 맡았더라고요.
"그것도 나름대로 제가 역할을 했죠. 김광진 의원한테 얘기했어요. '어차피 경선에서 졌고, 후보는 (노관규 후보가) 됐는데 정청래가 손혜원을 돕는 것처럼 노관규를 전적으로 돕는 것이 김광진이 승리하는 길이다'라고 했죠. 노관규 후보에게도 전화했어요. '김광진 손 붙잡고 다녀라. 그래야 이긴다'. 노회찬 의원이 그런 얘기 했잖아요. '한국과 일본이 사이가 안 좋은데 외계인 쳐들어오면 손잡고 싸워야 한다' 그런 것처럼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이겨야 하지 않냐. 그러면 노관규 후보 당신은 김광진 의원 손 붙잡고 뛰는 수밖에 없고, 김광진이 도와줘야 한다. 김광진 의원에게 삼고초려, 읍소를 해라'. 아마 둘이서 손잡고 잘 뛰게 될 것 같습니다."

-(정청래 의원이) 전략가로 곳곳을 누비고 계시네요. 모든 선거에 개입하면서...
"총선 앞두고 (저한테) 선거 컨설팅을 받은 분이 한 30분 됩니다. 근데, 그걸 지도한 선생은 떨어졌어. (웃음) 제가 그분들한테 '이번 선거는 카톡 선거다'. 이 얘기 들은 분들은 카톡, 열심히 준비하고 계실 겁니다."

-앞서 이번 선거는 '카톡 선거'고, 'SNS 선거'고, '팟캐스트 선거'라 하셨어요. 팟캐스트 듣는 분들이 놀라운 숫자거든요. 저도 팟짱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을까 했는데 지난주 조회 수가 1억이 넘었거든요. 저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그렇게 많은 분이 사랑해주실 줄 몰랐어요.
"팟캐스트, SNS 위력이 증명된 것이 정청래 현상입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제가 파파이스 5년간 개근 출석했었잖아요. 제가 여러 팟캐스트를 다니지 않았습니까? 팟캐스트를 듣는 계층이 4백만 정도 됩니다. 그러면, 대한민국이 5천만이잖아요. 유권자로 치면 10%가 넘습니다. 이 10%는 중도의 10%와는 다릅니다. 활동력이 왕성하고, 전파력이 뛰어난, 응집력이 강한 10%라서 실제로 중도층의 30%와 맞먹는다고 보거든요. 제가 컷오프되고 나서 팟캐스트 1위부터 10위까지 다 제 얘기를 주제로 다뤘습니다.

그리고, SNS는 온통 정청래였고 심지어 네이버에 걸리는 제 기사의 댓글이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거든요. 이번에는 거의 다 '정청래를 이렇게 하는 것은 몰상식이다'라 해서 당 지도부를 비판했어요. 인터넷과 SNS, 팟캐스트를 1주일 동안 정청래가 다 뒤엎은 거에요. 4백만 핵심 지층이 분노한 겁니다. 중앙당은 며칠간 업무가 마비됐고, 비대위원에게는 하루 5백 건 정도의 문자 폭탄이 갔고... 각 시·도당 사무실도 항의전화 폭주로 업무가 마비됐습니다. 각 후보 지역 캠프 사무실에도 엄청난 항의 전화가 간 거죠. 4백만 명이 움직인 거에요."

-저희가 분석해봤으니 시민 필리버스터 하신 분들이 팟짱 애청자, 팟캐스트 유저 분들이셨어요.
"제가 칩거하는 동안 40명 정도 국회의원분들이 전국적으로 골고루 연락이 왔어요. 밖에 나가면 몇 번 누구라고 인사하잖아요. 대뜸 '정청래를 왜 잘랐어요?', '정청래 어쩔 건데요', '정청래 잘라 놓고 무슨 낯으로 선거 운동해요?' 이렇게 항의를 너무 받는다는 거예요. 그 40명이 다 저한테 전화했는데 마지막 말은 차마 못 하고 끊더라고요. '제발 탈당하지 마시고, 무소속 하지 마세요'. 그러면 다 죽는 거거든요. 그럼 지지자들이 돌아오지 않는 거거든요. 그 얘기는 못 하고 '어렵습니다'하고 끊어요. 용기를 낸 후보가 있어요. (웃음) 도종환 의원. 워낙 친하니까 저한테 약간 실례를 무릅쓰고 도종환 의원이 말씀하시더라고요. '(무소속 탈당 같은 거) 하지 말고, 정청래 의원이 (다른 선거를) 도우면 더 크게 보일 거다. 대인의 풍모다'.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한 상태에서 도종환 의원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랬잖아요. '당의 주인은 당원인데, 왜 집주인들이 집을 떠나냐. 속히 귀가 조처해라'. 정말 우리 국민이 고마운 게 '정청래 무소속 탈당하라'고 해놓고 제가 '돌아오라'고 했더니 '의원님을 따르겠습니다', '의원님 말이 맞아요' 그러면서 '무소속 나가라'는 말이 쏙 들어가고, '탈당한 거 복당합니다' 했는데 컴플레인이 또 들어 왔어요. '복당하려는데 안 시켜준대요'. 왜냐하면, 탈당하면 1년 지나야 복당 되거든요. 출마자와 당원을 구분해야겠어요. 출마자가 무소속 나갔을 때는 1년 후에 복당하는 거거든요. 그전에는 복당 못 해요. 근데, 출마자가 아닌 일반당원은 즉시 복당을 허용하는 거로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제 문제로 탈당한 분들이 복당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에요."

-다른 거 다 떠나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관한 문제 제기가 많습니다. '도대체 이래서 선거운동,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보면 '이 당을 찍어 주기가 곤란하다'는 분도 많아요. 이 얘기는 중앙위에서도 나온 얘기거든요.
"머릿속에 있는 생각으로 말하는 건 실효성이 없잖아요. 근데, 제가 실제로 '당에 남겠다', '당을 지키겠다'하고 20명 정도 전화가 왔어요. '개소식 축사해달라' 그래서 제가 전국을 다니고 있어요. 전남 영광을 갔었습니다. 6층인가에서 개소식을 하고, 1층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있는데 이분들이 얘기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아세요? 제가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 우리의 총선 단결을 위해서 '비례대표에 대한 불만'을 가장 많이 얘기했고요. 두 번째는 저니까. '어떻게 정청래 의원을 컷오프하고 총선을 치르려 했냐. 진짜 말도 안 된다' 그 두 가지를 얘기하시더라고요. 비례대표 문제가 다시 불거진 거에요. 한번 수습하려다 다시 망한 꼴이 돼버렸어요. 오늘 한겨레신문 보니까 광주 지역 8개 지역구 중에서 이용섭 후보조차 박빙 우세로 돌아섰더라고요. 비례대표 충격파가 컸던 거고. 그전까지는 저희 (이용섭 후보)가 (광주에서) 10% 앞섰는데 오히려 뒤지는 거로..."

-다른 거 다 떠나서 박경미 교수는 제자 논문 표절 관련해서 학계에서도 '이것은 학문적 범죄행위'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스스로 그만둬야 한다'는 학자들의 지적이 있어요. 어떻게 보세요? 정치인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해요?
"그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성북구을 기동민 후보를 시작해서 (부산 사하구을) 오창석, (부산 해운대구을) 윤준호 후보까지 20곳 정도 다닌 것 같아요. 전국을 다녔죠. 지금 4천 km 정도 지원 유세, 개소식 장소 등을 뛰었어요. (그 거리를) 5만 원짜리 지폐로 연결해보면 1조3천억이 나오더라고요. 총선 내내 매출액 목표가 10조 원입니다. 그만큼 많이 다니겠다는 건데 다니면서 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지나간 것을 후회하면 어쩌겠습니까. 하지만, 정말 아쉬운 거에요. 제가 어떻게 생각했느냐면요. (총선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마포에서 뛰고, 주말에는 전국 지원 유세를 다닐 생각이었어요. 멤버는 정청래, 표창원, 손혜원 이 세 명이 다니면 가장 대중적 소구력이 있거든요. 가면 사람들이 모여요. 사람들에 관한 소구력이 있다는 건 사람이 모인다는 뜻이잖아요.

정말 신나는 선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제 오창석 후보한테도 가고, 윤준호 후보한테도 가고, (부산 해운대갑) 유영민 후보한테도 갔는데. 유영민 후보 캠프에 가보니 실무자들이 그래요. 제가 좀 늦었어요. 한 시간 반을 늦었어요. 왜냐하면, 비행기가 하나 없어지고, 뒷 비행기를 타는 바람에... 늦었는데 다 저를 기다린 거에요. 뛰어가서 앉지 못하고 마이크를 잡았거든요. 숨을 헐떡거리면서 쭉 얘기했는데... '더컸 유세단', '당에서 억울하게 컷오프된 사람들의 눈물을 모아서 총선 승리의 마중물로 만들겠다. 다른 당은 낙천하면 다 무소속 출마하고, 탈당하는데 우리는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드는 첫 정치 실험에 나섰다. 컷오프된 사람들이 유세단을 만들어서 전국을 돌 거다' 그 얘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다 울어요. 울고 그러는데 다 끝나고 이제 캠프 실무자들이 그러는 거예요. '정 의원님 오신다고 홍보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거에요'. 내가 컷오프되지 않았으면 기쁨과 유쾌, 통쾌, 상쾌, 생기발랄의 분위기로 갔을 텐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정청래는 눈물과 슬픔의 아이콘이 돼 있더라고..."

-'정말 신나는 선거를 만들고 싶었어요'가 많은 유권자의 마음이에요. 2012년 총·대선 패배한 이후에 야권 지지자들은 2016년 총선을 기다렸던 거거든요. 이번 선거에서 어떻게든 심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은 눈물로... 한숨을 지으면서 찍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의 선거를 하게 된 거에요.
"평소에는 지방 공연이나 다니면 사람들이 (저를 보고) 재밌어하고 웃었어요. 근데, 지금은 사람들이 웃지를 않아요. (저를) 보면 울어요. 사람들이 웃어 줬으면 나도 웃을 수 있겠는데 나를 보면 울어요. 나 하나 (공천에서) 잘린 거는 그럴 수 있다고 쳐요.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 거에요. 왜 수많은 사람이 그렇게 막 분노하고, 저항한 거냐면 이런 거였더라고요. 제가 참 부족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심리적 동일체로 생각했더라고. 그런 얘기를 많이 들어요. 나한테 와서 손 붙잡고 부둥켜안고 우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의원님, 진짜 열 받아요'. 자기가 잘렸다는 거예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지지자를 잘랐다는 거예요. 저하고 심리적 동일체. 그러면서 저는 솔직히 제 입으로 그런 말 하고 싶지 않지만, 그분들이 하는 말씀을 옮기면 '저희가 누구를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요. 우리 생각을 누가 대변해줬는데요. 우리가 할 얘기 누가 해줬는데요. 어려운 현장에 누가 갔는데요. 의원님이 다 갔잖아요. 우리는 의원님을 믿고 지금까지 따라왔는데 의원님을 잘라 버리면 우리에게 너희 필요 없다는 얘기 아니냐'. 다 이런 얘기에요. 그분들이 우리 당을 떠받드는 지지층, 핵심 뼈대인데... 그분들의 허리를 꺾어 놓은 거에요."

-제가 보기에는 총선 이후에 정 의원님 역할이 더 커지는 거 아닙니까? 어쨌든 전당대회도 있고, '당을 제대로 세워야겠다. 말도 안 되는 컷오프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당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게 있는 건 사실인데 어제도 어떤 기자가 전화가 왔어요. 저는 이런 게 싫어요. 언론사 기자들이 너무 비인간적이란 생각이 드는데 솔직히 나는 이 아픔을 추스르기도 힘들고, 이것도 팔자고 운명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태에서 전국 유세를 다니는 내 속은 얼마나 아프겠어요. 그러나, 그 아픔을 딛고 (유세 지원을) 다니는 거거든요. 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 후보자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다니는 거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 지금 저만 오라고 해요. 부천의 김상희 의원도 전화가 와서 '정 의원, 우리 개소식에 좀 와줘야겠어. 정 의원 없으면 안 돼' 이러면 '제가 좀 바쁜데요' 하면 '정 의원 시간에 맞춰서 할게' 이러고 있거든요. 그런데, 기자분이 전화가 와서 '정 의원님 지금 전국 다니고 이러는 게 다음 전당대회 때문 아니냐?' 그래서 '대답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어느 회사 기자예요?
"진보 매체입니다. 저는 매사에 삐뚤어진, 비판적 시각으로... 아무리 기자지만, '정 의원님, 마음 추스르기도 어려울 텐데... 전국 다니느라 얼마나 힘들어요.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어요'. 기자도 인간이잖아요. 그런 위로 한마디 할 줄 모르나? 지금 다니는 거 전부 전당대회 때 표 얻으려 다닌다는 게 막말 아닙니까?"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왜 그랬을까... 여하튼 당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지적과 비판이 많이 있고요. 무엇보다 이번 컷오프. 특히, 비례대표 공천은 재심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국회의원이 된다고 해서 문제가 된 분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겠냐는 걱정도 있습니다. 시간이 많아서 이 얘기는 꼭 해야 할 것 같아요. 장하나, 김빈, 이동학 주로 젊은 분들이죠. 버스 타고 다닌다고 들었어요. 아시죠? 원조 버스 어딘지... 2012년 총선 버스라 해서 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도 받았어요.
"더컸 유세단이 우연한 기회에 착상된 거에요. 제가 이제 불출마 선언하면서 '총선 현장에서 뵙겠다', '지원 유세하겠다'고 했어요. 많은 분이 '당 지도부와 다니지 말고 혼자 다녀라', '그게 더 소구력있다'. 개인보다는 조직 집단이 훨씬 낫잖아요. 그래서 재밌는 말이 생각났어요. 더민주 컷오프 동지회, 더컷동 회장 해야겠다. 제일 불쌍하게 컷오프된 게 김빈이야. 김빈은 며칠 같이 다녔거든요. 골방에만 있으면 안 좋잖아요. 같이 다녀야지. 근데, 혼자 어떻게 같이 다니겠어. 제가 손 붙잡고 데리고 다닌 거에요. 그러다 보니 김빈을 보면 생각나는 거에요. '더민주 컷오프 동지회네. 내가 회장하고, 김빈이 총무해' 이렇게 된 거에요. '우리 인재영입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하다가 김광진, 장하나까지 나간 거에요. 김홍걸 위원장은 셀프 컷오프. 총선 나가라고 하는데 스스로 안 나갔잖아요. 그렇게 하고 남영희라고 비례대표 35번인가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사실상 컷오프지. 이런 그룹을 모아서 자격 조건이 있어요. 억울하게 컷오프돼야 해. 정당하게 컷오프되는 건 해당 사항이 없어. 억울하게 컷오프 당했지만, 당에 불만을 제기하면 안 돼. 그리고, 당에 관해 사랑이 남아 있어야 해. 이런 분들이 컷오프 동지회 회원 자격이 있는 거고요. 그렇지 않아도 할 수 있어요. '나도 정무적 판단 하겠다' 이거야. (웃음)"

-제가 보기에는 이번 선거에 '더컸 유세단'이 제일 큰 힘을 발휘할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그 어떤 선거 현장보다 가장 뜨거운 환호, 환영을 받으실 것 같고요.
"우리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난리가 났어요. 본인이 이름까지 지어 주셨으면서... 원래는 더컷이라고 시옷 하나였는데 손혜원이 시옷을 더 붙여야 한다. 더 컸으면 좋겠는 사람들, 더 크길 바란다는 뜻에서... 참, 이름 잘 짓죠. 본인이 '더컸 유세단' 만드는 데 도움 줬으면서 '정 의원, 어디 가면 안 돼. 마포에만 있어야 해' 본인은 걱정이야."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으신 얘기는요?
"국회 정론관에 가서 '더컸 유세단' 발족 선언문을 읽어야 하는데 팟짱에서 미리 핵심을 말씀 드리고 가겠습니다. 저희 더컸 유세단은 억울하게 컷오프되거나 공천 탈락해서 눈물을 흘리는 불쌍한 사람들의 유세단입니다. 이번 총선 준비를 하다가 억울하게 컷오프돼서 눈물을 흘리는 우리보다 더 많은 고통과 눈물을 흘리는, 차별과 불공정의 피해자들, 그리고 이름도, 빛도 없이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사람의 눈물을 닦는 눈물로 우리의 눈물을 바치려 합니다.

이것이 한국 정치사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금배지를 쫓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가는 이런 정치 관행에 제도를 거는 첫 번째 정치 실험을 더컸 유세단을 통해 하려고 합니다. 이런 정치 실험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정치 문화 정착에 나름대로 밑거름이 되리라 믿고. 저희 아픈 사람들, 정청래, 김빈, 김광진, 장하나, 김홍걸 등의 눈물을 모아서 그 눈물로 총선 승리의 마중물이 되기를 원합니다."

<끝>



태그:#정청래, #장윤선,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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