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청춘FC가 9월 16일 성남FC와 친선경기를 펼쳤다.

▲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청춘FC가 9월 16일 성남FC와 친선경기를 펼쳤다. ⓒ 권영헌


청춘FC, 그들은 이미 더 이상 미생(未生)이 아니었다.

지난 16일, KBS 2TV에서 방송하고 있는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팀이 K리그 클래식의 성남FC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이 프로그램은 젊은 나이에 부상과 가정사 등을 이유로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선수들의 도전과정을 담았다. 2002년 월드컵 스타 안정환과 이을용의 지도로,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구단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성남FC와, 청춘FC가 만들어가고 있는 도전정신이 잘 맞는다는 판단이 서 청춘FC의 도전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김학범 성남FC 감독은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 친선전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렇지만 청춘FC의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하고, 우리 선수들도 이번 경기를 통해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성남FC와 청춘FC와의 경기에는 1만여명의 관중이 탄천종합운동장을 가득메웠다.

▲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성남FC와 청춘FC와의 경기에는 1만여명의 관중이 탄천종합운동장을 가득메웠다. ⓒ 권영헌


경기가 열리는 탄천종합운동장에는 프로그램의 인기를 반영하듯 입장시간인 4시가 되기도 전부터 마치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장처럼 청소년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있었다. 성남FC의 K리그 경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최근 K리그 챌린지의 서울 이랜드와 경기를 가진 청춘FC는, 본래 갖고 있던 재능에 간절함까지 더해져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덕분에 청춘FC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진 상태였다.

약 1만여 명 가량의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성남FC와 청춘FC의 경기가 시작됐다.

만만치 않은 청춘FC, 경기 결과는 방송에서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양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다.

▲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양 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다. ⓒ 권영헌


청춘FC 선수들이 공을 터치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성남FC의 모든 경기를 직관(직접 관전)해온 본 기자의 입장에서는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나오는 분위기라고는 믿겨지지 않았다.

축구라는 경기는 공 하나를 두고 양 팀의 선수들의 아무런 도구 없이 몸과 몸이 부딪히는 정정당당한 스포츠다. 이번 경기의 주심은 성남FC 선수들이 파울을 할 때 마다 구두경고를 주는가 하면 친선경기임에도 일반적인 파울에 옐로우 카드를 두 번이나 꺼내며 성남FC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본 기자 뿐은 아닐 것이다. 물론 주심이 고의로 그렇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응원에 주심의 압박도 이어졌다. 파울 선언에 옐로우 카드까지 나왔다. 특히나 이번 경기에 나선 성남FC 선수들은 곽해성이나 이종원 정도를 제외하면, 이번 시즌 리그경기에 거의 출전한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다. 성남FC에서는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미생(未生)'인 셈이었다.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성남FC 한창현 선수가 다리에 경련이 오자 도움을 주고 잇는 청춘FC 염호덕 선수

▲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성남FC 한창현 선수가 다리에 경련이 오자 도움을 주고 잇는 청춘FC 염호덕 선수 ⓒ 권영헌


이런 분위기에서 성남FC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꽤 어려워 보였다. 경기 막판이 되자 성남FC 선수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패스미스까지 범하며 서포터스에게 "정신차려"라는 따끔한 지적도 들었다.

경기가 끝나고도 경기장 주변에서는 청춘FC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거나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많은 관중들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쓸쓸히 축구장을 떠났던 이전의 '미생'이 아니라 이미 스타가 된 듯 보였다.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축구를 알리겠다는 의미에서 시작한 이벤트이다. 이겨도 아름답게 이겨야 하고, 져도 프로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져야하는 성남FC로서는 걱정이 많이 남는 이벤트였다.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 전 청춘FC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청춘FC, 더 이상 '축구미생(未生)'이 아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경기 전 청춘FC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 권영헌


김학범 감독과 함께 경기를 관전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춘FC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프로무대에서 통할 만 한 선수가 있는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청춘FC 선수들에게 많은 프로구단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는 끝났다. 결과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야겠지만, 단 한 경기만으로 성남FC나 청춘FC 선수들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리그는 한 번의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43경기라는 대장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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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9월 16일, KBS 2TV에서 방송하고 있는 <헝그리 일레븐> 청춘FC가 K리그 클래식의 성남FC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청춘FC 성남FC 성남시 이재명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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