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자란 배트맨이 외계 생명체로부터 가족을 지키더니 이번에는 우주인들이 지구를 지킨다.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연출 : 제임스 건)는 우주인들과 지구인들이 공존하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생명체를 만들어냈다.

마블 영화의 특성은 '평화'를 지키기위해 '전쟁'을 불사한다는 것이다. 영웅들은 무고한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온몸을 던져 악당들을 무찌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그 공식을 충실히 따르지만, 다른 영웅물에 비해 너무나 허술한 캐릭터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너구리 영웅부터 나무 영웅까지...뭉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 보여줘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가디언즈.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가디언즈. ⓒ 소니픽쳐스월트디즈니스튜디오코리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등장한다. 너구리 전략가 '로켓'부터 나무 화초 '그루트' 까지. 그리고 지구인과 닮은 듯한 우주인들도 파란색, 노란색, 초록색까지 다양한 피부색과 특성을 갖추고 있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직면하는 '백인 우월주의' 논란과는 거리가 멀다.

가디언즈 군단은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분), 가모라(조 샐다나 분),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분), 로켓(브래들리 쿠퍼 분), 그루트(빈 디젤 분)다. 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졌고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초록색 피부의 가모라는 애써 차가워보이려 하지만 자신의 여성성을 숨기지 못한다. 또 너구리 로켓은 똑똑한 척은 혼자 다하지만 결국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산다. 이들은 우주를 지켰지만 영웅이라고 칭하기에는 하나같이 정말 귀엽다.

가장 주목할 점은 이들이 '가디언즈'라는 점이다. 너무 허술해 혼자라면 영웅이 될 수 없었겠지만, 뭉쳤기 때문에 '영웅들'이 될 수 있었다. 영화는 이들이 함께가 되는 과정을 통해 우정, 사랑,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들을 보여준다. 이들은 성격, 피부색, 인종이 각기 달랐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정말 영웅다웠다.

전형적인 영웅물의 변화...재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 소니픽쳐스월트스튜디오스코리아


이 영화는 전형적인 영웅물에 지친 관객이라면 조금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구 평화를 지키자'는 영웅물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긴 했지만, 인물들도 정말 다양했고 유머도 적절했다. 재미와 교훈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들이 진짜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고한 사람들을 몰살해 평화를 깨려는 테러리스트 로난(리 페이스 분)을 제지하려는 것은 알겠지만, 이들이 싸움을 하는 궁극의 목표는 알기 힘들었다.

또 주인공 스타로드의 정체성이 불분명했다. 처음에는 돈을 위해 남의 것을 훔치는 좀도둑이더니 한순간 누구보다 정의로운 영웅이 됐다. 그는 지구인도 아니고 우주인도 아니다. 이번 시즌에도 어린 스타로드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는 슬픈 사연이 드러났지만, 그의 성장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

이렇듯 주인공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그를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었다. 정의롭기도 하면서 허술하고 애매모호한 구석이 많은 캐릭터였다. 마블은 말미에 퀼에 대한 힌트를 넌지시 던져줬고, 그는 우주선을 타고 떠났다. 퀼의 존재를 비밀스럽게 남겨 다음 시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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