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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한국도 스위스같은 농어촌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한국도 스위스같은 농어촌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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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신안군 증도)에 들어가려면 출입료를 내야 한다. 가져온 자동차는 지자체가 지정한곳에 주차해야 한다. 섬 안에서 이동할 때는 자전거를 타든지 걷든지 해야 한다. 도시여행자들 입장에선 매우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일년에 관광객 몇 백만명이 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면 뭐하나"고 되물으며 "관광객 많이 찾는 섬이 아닌 규제가 심한 섬, 한국에서 가장 불편한 섬으로 만들겠다"고 의지를 불사른다.

박 군수는 또 "신안군은 비금, 도초, 흑산, 증도 등 네 개 섬이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되었다"며 "환경과 생태를 보전하는 것이 지금 당장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길게 보면 엄청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지방행정 최고의 가치를 환경과 생태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신안 천일염산업이 "신안의 미래를 이끄는 성장 동력산업"이라고 강조하며 "프랑스 게랑드, 이탈리아 코마치오와 더불어 신안천일염이 세계3대 명품 천일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관료 출신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박 군수는 "정당에 휘둘리지 않고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신안군이야말로 진정한 대한민국 정치 일번지"라며 "앞으로도 정당에 기대서 선거 치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군수는 "저의 민선 2기 군정 목표는 5만 신안군민이 환경운동가의 마인드를 갖는 것이고 환경운동가가 되는 것"이라며 "환경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행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신안군은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매주 월요일 영상회의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신안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섬에서 섬으로, 군과 읍, 면으로 분산된 행정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영상회의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영상회의 시스템의 효율성을 볼라벤, 덴빈, 산바 등 3차례의 태풍이 발생했을 때 확인할 수 있었죠. 긴급 상황을 전파하고 정보공유를 신속하게 해서 태풍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또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다보니 출장비용도 절감되고, 실, 과, 소 단위로 읍면 업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신속 정확한 논의와 대처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증도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했던 친환경세제 사용을 다른 섬으로 확대할 생각인가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지정 및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증도면 전 가구에 2009년부터 친환경세제를 사용하여 왔습니다. 해보니 수질환경이 매우 좋은 등급(Ia)으로 변화했고, 오염도와 투명도가 개선되어 악취가 나지 않아 주부습진, 아토피 증상이 개선된다는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 호응도 좋아서 우선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섬부터 친환경세제 사용 실시 정책을 확대해 갈 계획입니다. 2012년엔 도초면, 2013년엔 흑산면으로까지 확대해갈 생각입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5만 군민이 환경운동가의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2기 군정 목표"라고 말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5만 군민이 환경운동가의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2기 군정 목표"라고 말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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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군은 천일염 특구로 지정되었습니다.
"우리 신안군은 게르마늄이 풍부하고 리아스식 해안의 구조상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강한 태양과 깨끗한 바람이 있어 세계 최고의 소금을 만들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신안천일염은 우리 인체를 구성하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일반 소금에 비해 3배 이상 많고 나트륨이 10% 이상 적어 각종 성인병과 비만이 예방됩니다.

우리 군의 천일염 산업은 신안의 미래를 이끄는 성장 동력산업입니다. 소금이 광물에서 식품으로 바뀐 지 올해로 4년째입니다. 소금산업 전반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소금산업진흥법이 올해 11월 23일 전면 시행됩니다. 식품으로서의 웰빙 천일염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프랑스 게랑드, 이탈리아 코마치오와 더불어 신안천일염이 세계3대 명품 천일염으로 자리매김시킬 계획입니다."

- 신안군은 5대 갯벌 지역 중 한 곳입니다. 갯벌정책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한 마디로 '갯벌보전'입니다. 갯벌은 있는 것 자체만으로 경제적인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돈이 되는 자원입니다. 주민 소득에 크게 도움이 되는 신안군 갯벌은 378㎢으로 우리나라 전체 갯벌면적의 약 15%에 해당합니다. 이 갯벌에서 생산되는 낙지, 김, 감태 등의 해산물은 연간 5만여 톤으로, 500억 원 이상 생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갯벌과 연안의 모래톱은 병어, 숭어 등 수많은 어류들의 산란장이자 서식처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안 천일염은 이러한 청정 갯벌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갯벌 1㏊당 약 5500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신안 갯벌은 따라서 약 2조원의 가치에 해당합니다.

그동안 갯벌의 가치는 너무 저평가되어 농경지를 만들거나,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매립되었습니다. 증도의 경우를 들어보겠습니다. 증도는 주민 2000여명이 사는 작은 섬입니다. 하지만 30㎢의 갯벌을 도립공원, 람사르 습지, 습지보전지역 등으로 보전하고 숙박시설 등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였더니 현재 관광객이 연간 60여만 명이 찾고 있습니다. 즉 갯벌을 보전했더니 갯벌이 돈이 된 것이죠."

- 낙후도서는 개발해야 한다는 이전 단체장들과는 정반대 입장입니다.
"지방행정 최고의 가치는 환경과 생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길게 보면 엄청난 자산이에요. 전 부서에 환경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행정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환경은 분배적 정의에 기초합니다. 소득 낮은 사람, 가난한 사람은 외국 좋은 곳으로 여행 가기가 쉽지 않아요. 마음 같아서야 여행 경비라도 드리고 싶지만 그럴 순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행정은 그 분이 사는 곳을 여행가고 싶어 하는 곳의 환경처럼 가꾸면 됩니다. 스위스 농촌을 그림 같다고 부러워합니다. 4대강 사업하듯 정부가 투자하면 아니 4대강사업의 1/100도 안 되는 관심과 노력을 들이면 우리 농어촌도 스위스 농촌마을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도시만 아름다운 공원 조성하고 조경정책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농어촌을 난개발 하면 잠깐은 편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 다시 사람이 찾는 곳은 되지 못합니다. 농어촌에 섬에 보존을 전제로 한 환경생태 정책이 실현되면 지금은 당장 불편해도 나중엔 돈이 됩니다. 도시인들이 어디 가서 쉬겠습니까. 쉴 만한 곳, 그런 풍경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공사 하나 하는 것보다 보존 잘 하는 것이 돈이 된다는 것입니다." 

- 군수께서 군정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 신안군의 경우 섬의 숲을 찾아내 가꿨습니다. 생명의 숲, 아름다운 숲 상을 네 번 모두 수상했어요. 섬에 있는 보잘 것 없는 숲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숲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들도 숲의 필요성을 느껴야 해요. 신안군은 비금, 도초, 흑산, 증도 등 네 개 섬이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환경이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냐고 묻지만 소비자들이 일반 농어촌 농수산물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자란 농수산물 중 어느 것을 택할까요?

그래서 저의 민선 2기 군정 목표는 5만 신안군민이 환경운동가의 마인드를 갖는 것이고 환경운동가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섬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것 원치 않습니다. 일년에 관광객 몇 백만명이 와서 쓰레기만 버리고 가면 뭐합니까. 관광객들이 와서 자연경관 훼손하고 생태환경가치를 흔적도 없이 파괴해 버리는 섬이 아닌 규제가 심한 섬, 가장 불편한 섬, 그래서 편한 쉼이 있는 섬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삼선 도전도 무소속으로 할 것인가요?
"한 번을 해도 군수고, 두 번을 해도 군수입니다. 중요한 것은 군수로 있으면서 어떤 일을 했냐는 것이죠.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이자 민주당 성지인 신안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두 번이나 당선됐습니다. 새누리당 성지인 경북 구미에서 무소속 당선된 적 있나요? 정당에 휘둘리지 않고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신안군이야말로 진정한 대한민국 정치 일번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정당에 기대서 선거 치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태그:#박우량, #신안군, #4대강, #유네스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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