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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직접 만들어서 찐 송편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우리가 만든 송편 어때요? 참석자들이 직접 만들어서 찐 송편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구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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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개최된 외국인들을 위한 추석잔치가 올해로 벌써 5회를 맞이하였다. 학생들에게 추석에 대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먼저 준비된 비빔밥 재료를 각자 넣어서 맛있게 비빔밥을 먹은 후 '추석' 에 대한 파워포인트와 인쇄물로 추석이 무엇이며 추석에는 어떤 것을 먹고 어떤 일들을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에는 추석 잔치의 하일라이트인 송편 만들기를 하였는데 미리 준비된 반죽으로 반달 모양의 예쁜 송편을 빚으려 노력하였다. 참석자 중 옷감을 직물하는 일본 사람 한미경씨의 송편 빚는 솜씨는 모인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왜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기도 하였다.

참석자들이 송편을 예쁘게 빚고 있다.
▲ 송편 빚기 참석자들이 송편을 예쁘게 빚고 있다.
ⓒ 구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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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구입한 한복을 입고 와서 추석 분위기를 내준 혼혈인 미나 씨 모자는 비녀와 복건까지 갖춘 모습으로 한복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하였고 외할머니만 한국사람인 아들 카이는 엄마가 말하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알아듣는 모습을 보여 참석한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였다.

만들어진 송편을 찌는 동안 한복을 입어 보고 절하는 법을 배우기도 하였는데 큰절을 할 때는 혼자 일어나지 못 하여 엉덩방아를 찧는 등 우스운 모습을 연출해 내기도 했다.  그동안 여러 사람들이 기부해준 한복 덕분에 외국 학생들이 한복을 입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정말 기뻤다.

서보미 씨와 박수명 씨가 송편을 빚고 있다.
▲ 12월에 입양할 소진이를 위하여 한국어를 배우는 서보미 박수명 씨 서보미 씨와 박수명 씨가 송편을 빚고 있다.
ⓒ 구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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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이번 학기에 부인은 팔로알토 분교에서 그리고 남편은 밀피타스 분교에서 기초1반 수업을 들은 미국인 부부 서보미 씨 박수명 씨는 12월에 한국에서 입양할 딸을 데려오기 전에 미리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게 된 사람들이다. 서보미 씨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을 강의하는 교수이고 박수명 씨는 컴퓨터 엔지니어인데 특히 서보미 씨는 매일 입양할 딸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데 점점 한국어 단어가 늘어났고 학기 말에는 쉬운 문장이지만 한국어로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들 부부는 다음 주에 한국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을 하고 한국어로 명함을 제작하는 등 흥분된 기색을 감추지 못 했다.

매년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행사에 참석해서 추석을 통해서 한국문화를 배우는 학생들을 보면 이 행사를 그만둘 수가 없다는 말을 하면서 한국에서도 겪지 않은 명절 증후군을 매년 겪는다는 행복한 푸념을 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 어드로이트 칼리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태그:#어드로이트, #한국어, #추석, #송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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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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